다크웹 음란물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다크웹'은 무엇?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07.06 17:21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를 운영한 손정우가 미국 송환이 불허된 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사진=뉴스1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W2V)' 운영한 손정우(24)씨에 대해 6일 법원이 미국 송환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손씨가 풀려나게 됐다. 그러나 손씨는 한국에서 추가 수사를 거쳐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는 이날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 관련 3차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손씨는 아동 성 착취물 배포 등 혐의로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 법정구속된 이후 1년2개월 만에 풀려나게 된다.

재판부는 손씨의 송환을 불허한 이유와 관련해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진 진술대로 수사와 재판 과정에 협조하고 (국내에서) 정당한 처벌을 받으라"고 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4월부터 손씨의 강제 송환을 요구해왔고, 법무부도 이를 검토해왔다. 미국 연방대배심은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손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출소한 손씨를 대상으로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씨의 아버지는 지난 5월 손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경제범죄전담부인 형사4부(부장검사 신형식)에 배당하고 법리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손씨는 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2015년 7월부터 2년8개월동안 아동 성착취물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이트의 회원 수는 무려 128만명에 달하며 압수된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음란물 용량은 총 8TB, 파일은 약 17만개에 이른다. 손씨는 비트코인을 통해 4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IP추적이 불가능하다는 다크웹은 대체 무엇이고, 사이버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웹의 영역/사진=The Dark Side of the Web, LEMMiNO 영상 갈무리
인터넷을 쓸 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접하는 웹은 서피스웹(Surface Web), 즉 표면웹이라고 한다.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과 같이 아이디나 패스워드가 없어도 검색엔진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사이트들을 말한다. 이런 표면웹들이 전체 인터넷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0%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가는 것이 딥웹(Deep Web)이다. 검색의 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개인전자메일, 회원제 카페, 회사 내부 전산망, 유료 콘텐츠 등이 모두 이에 포함된다. 아이디나 패스워드가 없으면 쓸 수 없는 그런 서비스들을 딥웹이라고 볼 수 있다. 메신저 서비스도 딥웹에 포함된다.

다크웹은 인터넷 영역에서 가장 아래 존재하는 공간이다. 다크웹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웹브라우저가 필요하다. 딥웹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한다면, 다크웹은 특수 경로를 이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즉, 접속 방법을 모르면 아예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다.

다크웹에는 어니언 라우팅(The Onion Routing)이라는 기술이 쓰인다. 이 기술은 1990년대 중반 미국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기술로, 통신 신호를 세계 여기저기로 보내 IP주소를 세탁하고, 통신 내용을 암호화해 전달하기 때문에 익명성을 보장해 준다. 즉, 다크웹은 전용 웹 브라우저를 써야만 접속할 수 있는 비밀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크웹이 세상에 알려진 시기는 약 7년 전이다. 미국 FBI는 2013년 온라인 마약거래 웹사이트인 '실크로드'를 적발해 폐쇄했다. 실크로드는 2011년 개설돼 2013년 서버가 폐쇄될때 까지 1500만건이 넘는 마약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거래액은 2억1400만달러(한화 약 2384억원)에 달했고, 마약 구매자 중 6명은 마약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크로드 개설자인 로스 울브리히트는 2015년 5월29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다크웹 이용자들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한다. 익명성이 중요한 다크웹 이용자들은 주로 비트코인을 이용해 거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다크웹에는 6만개가 넘는 사이트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종류도 다양하다. 위키리스크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부터, 암호 화폐 거래소, 해킹 기술 토론 커뮤니티 등이 있으며 합법과 불법 사이트가 혼재돼 있다.

다크웹은 국내에서도 문제가 되고있다. 2016년 송희경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다크웹 불법 사이트는 1547개에 이르며 그중 마약거래 사이트가 423개, 불법 금융 사이트가 327개, 불법 포르노 사이트 122개, 해킹 사이트는 96개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을 제작 및 유통한 경우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아동·청소년 음란물인 줄 알면서 소지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처벌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한해 아동 청소년 음란물 범죄로 입건된 599명 중 63%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그나마 기소된 100여명 중 절반도 약식기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N번방 사건부터 웰컴투비디오까지 연이은 아동 성 착취물 범죄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아동 성 착취물 범죄의 양형 기준 강화와 다크웹 범죄 수사방식의 변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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