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무기 무인화 어디까지 왔나

[서동욱의 더(the) 밀리터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0.07.25 07:31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가 지난 6월 경남 사천시 모 부대에서 출격 대기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뉴시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쟁 수행개념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무기체계 분야에 접목되면서 미래 전장은 거대자본과 첨단과학기술이 주도할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변화의 양상은 무인 무기체계가 이끌고 있다. 대규모 인명 살상을 각오해야 하는 강대국 사이의 정규전보다 해역과 공중에서의 우발적 충돌, 테러와 사이버전 등 비규정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무인화된 무기체계의 활용은 더 커져가고 있다. 

올해 초 미국이 이란 군부의 실세이자 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를 드론 공습으로 제거하자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무인기인 드론이 적 지휘부를 노린 ‘참수작전’을 맡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솔레이마니는 미군의 드론 MQ-9 리퍼가 발사한 미사일에 타고 있던 차량이 명중돼 숨졌다. MQ-9 리퍼’는 위성으로 원격 조종하는 무인 정찰 공격기다. 미사일 여러 발로 무장하고 중고도에서 장시간 날아가 움직이는 목표물을 끝까지 추적·공격한다.

무인 무기는 지상·해상·공중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소형드론·정찰기 등 무인기와 수색정찰로봇, 구난로봇, 수상정, 잠수정 등이 운용 또는 개발되고 있다. 군사 강국들은 기존 유인무기에 무인무기를 접목한 유·무인 복합체계를 지상 및 항공분야에서 선보이고 있다. 지뢰제거용 무인차량과 전차가 돌격작전을 수행하고, 공격헬기와 무인기가 공동으로 타격작전을 하는 등 유인무기와 무인무기가 협업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자율기능을 갖춘 무인무기는 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하며 사람의 간섭이나 감독 없이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


군집 무인수상정 형상도 / 이미지 제공 = 한화시스템

◇한국군 보유 무인무기 어떤 게 있나 = 우리 군 무인기 전력은 미국의 고고도 무인 정찰기 '글로벌호크'를 도입하면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글로벌호크는 지난해 12월 1호기에 이어, 올해 4월 초에 2, 3호기가 한국에 도착했다. 마지막 4호기도 올 하반기 중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지상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무인 정찰기로 한번 뜨면 38∼42시간 비행을 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3천㎞에 달해 한반도 밖까지 감시할 수 있다.

군은 글로벌호크 외에 전방 정찰용인 군단급 국산 무인 정찰기 '송골매와 서북도서 정찰용인 이스라엘제 '헤론'을 운용하고 있다. 송골매는 2000년에 개발을 마치고 군에 배치됐다. 길이 4.8m, 날개폭 6.5m, 최대 시속 170㎞, 체공시간은 4시간으로 작전 반경은 100㎞가량이다. 헤론은 길이 8.5m, 폭 16.6m, 최대 시속 207㎞로 각종 정찰 장비 250㎏을 싣고 최대 52시간 동안 체공할 수 있다. 여기에 사단급 무인정찰기인 KUS-9의 전력화가 내년까지 진행되고, 미국의 '리퍼'와 성능이 유사한 중고도 무인정찰기도 내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역에서는 '바다의 드론'으로 불리는 무인수상정이 전력화를 앞두고 있다. 무인 수상정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해역을 감시할 수 있는 첨단 무기다. 유사시에는 기관총을 쏘는 등 전투용으로도 활용된다. 우리 군 당국은 2017년 첫 무인수상정 해검(LIG넥스원)을 공개한 바 있다. 길이 8m, 무게 3t에 최대 속력은 30노트(시속 54㎞)의 해검은 자율 운항 제어와 전자, 정보기술(IT)이 적용됐다. 해검은 시범 사업으로 추진돼 현재 전력화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인데 해군은 가까운 미래에 무인 수상정을 운용할 방침이다.

AI를 탑재해 인간과 대등한 수준의 교전임무 수행이 가능한 '군집 무인수상정' 개발도 착수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6월 국방과학연구소 국방첨단기술연구원 주관으로 KAIST,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동국대 등과 함께 2024년까지 '군집 무인 수상정 운용기술'을 개발하는 190억원 규모의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군집 무인수상정은 미래 해상전을 주도할 비대칭 전력으로 꼽힌다. 실시간 상황 인지를 할수 있고 인간 지능과 유사한 교전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접적해역에서 24시간 감시정찰을 통해 신속한 탐색과 대응을 할 수 있다. 

무인 수상정 해검 / 사진제공 = LIG넥스원

◇무인무기, 이미 '게임체인저'로 진화 = 소형 드론은 지상 전투체계의 주요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군사용 소형 드론은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데 정찰·공격유도 기능에서 직접 미사일 타격이 가능한 드론까지 등장했다.
우리 육군은 2018년 드론봇 전투단이 예하로 편성된 지상정보단을 창설했다. 지상정보단은 드론봇 전투단, 운영분석대대, 대정보대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드론봇은 드론(drone)과 로봇(robot)의 합성이다. 육군은 드론봇 전투단이 적 지도부, 핵과 미사일 등 적의 핵심 표적을 감시하고 필요시 적을 타격함으로써 작전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사용 드론이 갖는 효용성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상륙작전이다. 이 때문에 상륙작전이 주 임무인 해병대가 드론봇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전술교리를 연구하고 있는데 드론과 로봇이 병사 대신 상륙작전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된다. 드론봇 전투체계가 돌격부대의 접근로를 정찰·감시해 지뢰 등 장애물을 제거하고 적 포병을 비롯한 표적지를 파악, 아군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드론은 포병의 정밀타격이 제한된 지역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수송용 드론은 전투물자와 탄약을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다. 최소 희생으로 최대 효과를 추구하는 미래 전장의 가장 핵심적인 무기가 드론인 것이다.

항공분야의 궁극적인 무인 무기체계는 무인 전투기다. 군사 강국들은 스텔스 기능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5세대 전투기에 이어 인공지능, 레이저 무기를 탑재한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국·러시아·유럽·중국·일본 등이 개발에 착수한 6세대 전투기는 유인기와 무인기로 구성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1대의 유인기가 수십대의 무인기와 함께 작전을 펼칠 수 있다. 무인기에게 공격할 표적과 방법만 알려주면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서 공격임무를 수행하고 기지로 귀환하도록 개발한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신기술을 활용한 무인 무기체계는 전투와 전장에서 적에 대한 우위를 확보할 뿐 아니라 벙력운용·군수·훈련 등의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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