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배수로 통과해 헤엄쳐 월북한 탈북민, 군 감시장비에 7번 포착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07.31 15:30
3년 전 페트병 부력을 이용해 한강을 건너왔던 탈북민 김모(24)씨는 북한으로 다시 넘어갈 때도 헤엄쳐서 갔다.

31일 합동참모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북민 김모(25)씨가 배수로를 통해 월북하는 장면이 감시장비에 포착됐으나 군 당국은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김씨가 지난 18일 오전 2시 18분께 택시를 타고 강화도 월미곳에 있는 정자인 연미정에서 내렸으며, 인근 배수로를 통해 한강에 입수해 북한까지 접안하는 동안 총 7회 감시장비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28일 김씨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에서 시민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배수로는 가로 1.84m, 세로 1.76m, 길이 5.5m에 10여개의 수직 형태 철근 장애물과 바퀴 형태의 윤형 철조망 등 장애물이 이중으로 설치돼 있다. 하지만 김씨가 163cm, 54kg 의 왜소한 체격이어서 탈출이 어렵지 않았다는 합참의 당초 설명과 다르게 배수로 철근 구조는 낡고 훼손돼 보통 사람도 통과가 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배수로에는 CCTV가 없었고 하루 두 번씩 점검해야 하는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배수로를 통과한 김씨가 한강에 입수한 시각은 오전 2시 46분이다.

합참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2시 46분부터 오전 4시경까지 조류를 이용해 북한으로 이동, 접안해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까지 김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감시카메라에 5회, 열상감시장비(TOD)에는 2회 포착됐으나 당시 감시병은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감시병은 인식하지 못했지만, 군 감시장비 전문가가 출발 지점과 시간을 특정해 조류와 예상 이동경로를 근거로 녹화 영상을 수차례 반복해 표적 영상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기 합참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북민 월북 사건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합참은 TOD장비에 포착된 장면은 김씨가 북한 지역에 접안해 물에서 나오는 장면과 개풍군 선전마을로 걸어가는 장면이라고 밝혔다. 모두 2초 정도 영상인데 마을에 걸어가는 모습의 경우 통상적인 인원으로 판단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번 경계실패 책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을 보직해임하고 지휘책임이 있는 해병대 사령관과 육군 수도군단장에게는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군은 앞으로 감시장비를 운용하는 병사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모든 철책선 인근의 수문과 배수로를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인이 철책 근처까지 접근이 가능한 지역의 경계태세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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