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 몰카 잡는 '여성보안관' 뜬다…8월부터 활동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이 시계 속에 숨겨진 몰래카메라를 살펴보고 있다.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담뱃갑과 안경, 넥타이 등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전파인증 없이 불법 유통시킨 쇼핑몰업체 대표 등 1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2015.9.9/뉴스1

서울시가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여성안심보안관'을 도입한다. 여성안심보안관 50명은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공공기관 및 민간 화장실과 공연장·화장실 등을 돌며 몰카가 설치됐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 같은 내용의 '여성안심보안관 운영계획'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지난 3월 서울시가 여성치안을 위한 '여성안심특별시'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내놓은 후속대책이다.

서울시 여성안심보안관은 최근 급증하는 몰카 범죄를 막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지난해 국내 한 워터파크에선 탈의실 몰카가 발견되면서 여성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서울시는 올해 여성안심보안관 50명을 뽑아 25개 자치구에 각각 2명씩 배치한다. 여성안심보안관들은 서울 전역의 공공청사와 산하기관 화장실, 개방형 민간건물 화장실, 시 산하 공연장, 수영장 탈의실 등을 매주 3회, 하루 6시간씩 정기점검한다. 전자기기를 탐지할 수 있는 장비를 여성안심보안관들에게 지급해 몰카를 적발토록 할 방침이다.

몰카 적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매달 교육도 받는다. 몰카의 종류와 주요 발견장소, 발견 시 대응방법, 범죄자 처벌규정 등을 알려주기 위한 외부 전문가를 초빙한다.

여성안심보안관은 서울시 '뉴딜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도 추진된다. 여성안심보안관의 시급은 6200원으로 식비·출장비·보험료 등을 포함해 월급 93만원이 지급된다.

몰카를 잡는 점검단이 생기는 것에 대해 서울시민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이지은씨(32)는 "안 그래도 여름철이 되면서 화장실 등을 이용할 때 몰카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서울시가 점검단을 만든다니 좋다"며 "앞으로 인력을 더 많이 늘려 제대로 몰카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오는 17일까지 시 홈페이지와 일자리플러스센터 등을 통해 여성안심보안관 지원자를 받는다. 만 18세 이상 여성 서울시민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이달까지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친 뒤 내달 7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여성안심보안관들은 교육을 받은 뒤 8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창현 서울시 여성정책기획팀장은 "서울시에서 해마다 몰카 범죄가 약 1000건씩 증가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며 "고정형·휴대용 몰카 범죄가 많은데 여성안심보안관이 사전에 계도해 공공기관부터 몰카를 제로화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