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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도가 민선 6기들어 의욕적으로 추진한 '100원 택시'인 곡성의 효도택시. 교통오지 마을 주민들에게는 병원을 가는 등 실생황에 큰 도움이 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남도 공식 블로그 제공) 2016.7.29© News1 |
전남 곡성군 오산면 탑동마을은 말 그대로 두메산골이다. 10가구 18명이 거주하는 이곳은 오산면소재지와는 5㎞정도 떨어져 있고 버스가 다니는 도로까지와의 거리는 1.4㎞다.
몸이 불편한 70~80대가 대부분인 주민들이 병원에 가거나 장을 보기 위해 옥과읍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면 1시간 이상 걸어 나와야 하는 곡성의 대표적인 교통오지이다.
이처럼 전남지역 행정리(里) 가운데 노선버스 등 대중교통이 운행되지 않는 교통오지 마을이 316곳이나 된다. 이곳 주민들은 2~3년전만 해도 몸이 아파 병원에 가기가 어려웠고 생필품을 사기 위해 장보러 가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단돈 1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택시가 있기 때문이다.
'100원 택시'는 버스가 닿지 않는 마을 주민들이 택시를 부르면,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 100원에 데려다 주고 나머지 요금차액은 시·군이나 전남도가 택시회사에 보전해 주는 시책이다. 산간벽지 농어촌 노인들에게 소위 '기사 딸린 자가용'인 셈이다.
농어촌과 섬 지역이 많은 전남은 행정기관이 보살펴 줘야 할 분야가 타 지역에 비해 많은 지역적 특수성을 갖고 있다. 더욱이 전남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지난 2012년 19.2%에서 2013년 19.6%에 이어 2014년 20.1%로 우리나라 초고령자 평균 비율 12.7%을 크게 상회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이러한 실정을 감안해 민선 6기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것이 '100원 택시' 도입이었다. 이 시책은 2014년 한국정당학회 매니페스토 정책평가단이 실시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의 공약평가에서 최고의 공약으로 선정됐다.
사실 '100원 택시'의 원조는 충남 서천군이다. 서천군은 2013년 6월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형 교통모델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됐으며 그 일환으로 전국 최초로 '희망택시'를 도입했다.
서천군의 희망택시는 농어촌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5개 읍·면 16개 마을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이용 요금은 5㎞ 거리인 면 소재지까지 4명 합쳐 단돈 100원, 11㎞ 거리인 군청 소재지까지는 버스 요금과 동일한 1인당 1100원이었다.
10개월간의 시범운영 결과, 교통 취약지역 주민들의 이동권을 크게 확대하고 농촌 주민들의 정주 생활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희망택시를 벤치마킹한 이낙연 전남도지사가 2014년 6·4지방선거 후보 시절 정식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된 뒤 적극 추진함으로써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100원 택시(전남), 행복 택시(경남 하동), 별고을택시(경북 성주), 섬김 택시(충남 예산), 따복택시(경기), 마실택시(울산) 등 지역마다 명칭과 운영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용료가 단돈 100원이라는 점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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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교통오지 마을 주민들은 전남도가 민선 6기 들어 도입한 '100원 택시'가 주민들간 정을 더욱 돈독하게 해주고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며 시책 확대를 바라고 있다.(전남도 제공) 2016.7.29© News1 |
전남도는 2014년 10월 처음 보성과 화순 등 2개 군 73개 마을에서 시범 운행한 이후 지난해 순천시 등 14개 시·군 362개 마을로 확대했다. 주민 반응이 좋아 올해는 19개 시·군 645개 마을에서 시행중이다.
'100원 택시' 이용권은 가구당 평균 월 4장씩 배부된다. 여럿이 100원 택시를 이용할 경우 누구든 1장만 내면 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이용횟수는 탄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운행구간은 원칙적으로 마을회관에서 읍·면·동 소재지까지이며 더 먼 곳까지 갈 경우 추가 요금은 이용자가 부담하면 된다.
도는 '100원 택시' 사업의 운영과 지원을 목적으로 '전남도 100원 택시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 각 시·군이 '100원 택시' 운영에 필요한 계획을 자체 수립해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지원과 이용대상자 범위 및 이용요금, 규정 위반 시 지원 취소조항도 조례에 포함돼 있다. 도는 조례를 통해 100원 택시 사업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시·군마다 실정에 맞게 사업 명칭과 요금 등을 자율적으로 정해 운영토록 했다.
이에 따라 순천은 마중택시, 곡성은 효도택시, 보성은 행복택시, 해남은 해남사랑택시, 완도는 희망택시, 신안은 드림택시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100원 택시' 이용자는 시·군이 발행한 100원 택시 이용권과 현금 100원을 마을운영위원회에서 선정한 택시운송사업자에게 지불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택시 이용권은 마을별 가구 수를 기준으로 매월 마을운영위원회에 배부되고, 이용객이 지불한 100원 외의 택시요금 차액은 시·군 등 지자체가 택시업체에 보전해준다.
전남에서 지난해 '100원 택시'를 이용한 주민들은 총 38만9963명이었다. 하루 평균 1068명이 이용한 셈이다. 이용목적은 병원 진료(37%), 시장(36%), 친인척 방문(4.3%), 기타(23.2%)순이었다.
'100원 택시'를 운영을 해보니 '저렴한 비용 때문에 필요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주로 병원을 가거나 읍내에 생필품을 구입하고 자녀와 손자들을 만나러 가는 등 꼭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보성군 득량면 예당6리 진천마을 이장 노영진씨(77)는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던 분들이 가장 좋아한다. 무릎이나 허리가 좋지 않은 분들이 버스를 타고 가려면 여러 차례 쉬었다 가야했었다"며 "비용도 적게 들고 시간도 절약하고 힘도 들지 않으니 '1석 3조'"라고 웃었다.
주민 강길엽씨(82·여)는 "전화를 하면 곧바로 택시가 마을 회관 앞까지 오니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다"면서 "맘 편하게 읍내로 나가서 병원 치료를 받고 볼 일도 편안하게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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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원 택시' 현장을 살피고 있는 이낙연 전남도지사. 전남도는 내년 2월부터 대학이나 연구원에 '100원 택시' 도입 효과 분석을 의뢰해 장점은 더욱 발전시켜나가고 단점은 보완해 교통오지마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방침이다.(전남도 제공) 2016.7.29) © News1 |
'100원 택시' 도입이후 농어촌 산간벽지 주민들의 삶도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가 지난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교통오지마을 주민들이 함께 100원 택시를 이용해 읍·면 소재지 문화행사에 참여하거나 마을 주민들끼리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등 산간 오지마을에 '즐거운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합승일정을 맞추거나 행선지를 의논하면서 서로 건강을 챙겨주고 음식을 나눠먹는 등 '돌봄과 나눔의 미덕'도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곡성군 오산면 탑동마을 이장 조규열씨(59)는 "노인들은 그동안 몸이 아파도 참을 수 밖에 없었고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때에는 어쩔 수 없이 119 구급차를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100원 택시'가 운행된 후에는 노인들이 함께 병원가는 날짜를 맞추고 같이 음식도 사먹다 보니 예전보다 이웃간 정이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지난해 6월 '100원 택시' 현장의견 수렴을 위해 곡성군 고달면 탑선마을과 목사동면 닭재마을을 찾았다. 직접 '100원 택시'에 탑승해 운용 실태를 점검하고 마을 주민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주민들은 "그동안 거동이 불편해 병원과 시장에 가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는데 '100원 택시'가 운행되면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됐다"며 이낙연 지사에게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응은 뜨겁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인한 운영 한계는 아쉬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100원 택시'는 올해 19개 시·군, 645개 마을 1만9891명을 대상으로 시행되면서 도비와 시·군비 등 예산 37억8000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19개 시·군 중 100원 택시를 이용하는 마을수와 이용객수 등에 따라 예산이 한정되다 보니 100원 택시 이용권 매수도 제한돼 주민 이용에 제약이 따르고 있다.
도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택시운수 종사자간 소통간담회를 갖고 '100원 택시' 건의사항를 청취한 데 이어 '100원 택시'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시·군 담당공무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주요 개선 내용으로 Δ부족한 교통오지마을 주민을 위한 '100원 택시' 운행 마을 및 이용권 매수 확대 Δ읍·면으로 제한된 택시 사업구역을 인근 생활권으로 점차 확대 Δ'100원 택시' 이용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택시 부제 일부 해제 검토 Δ모든 택시 사업자가 골고루 혜택을 받도록 '100원 택시' 순번제 운행 유도 등이다.
내년 2월부터 대학이나 연구원에 '100원 택시' 도입 효과 분석을 의뢰해 장점은 더욱 발전시켜나가고 단점은 보완해 교통오지마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방침이다.
남창규 도 도로교통과장은 "각 시·군별로 불합리한 점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100원 택시'를 통해 교통 오지주민들이 차별받지 않고 균등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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