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시즌2 뭐가 다를까?…성공 위해선 '정주여건 개선'이 해답

[이슈점검 ‘행정수도&균형발전’]지역경제 이끌 ‘가족 보금자리’ 마련돼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9.02 09:24
▲충북 진천 혁신도시/사진=더리더
◇혁신도시 시즌1. 노무현의 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은 지역주의 극복과 국가균형발전이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그의 유산이다.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지방의 거점 도시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다. 공공기관과 지역의 대학•연구소•산업체•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지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취지다. 참여정부는 ‘혁신도시 개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2007년 제정했다. 수도권 소재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10개 광역시•도에 혁신도시를 건설했다. 혁신도시발전추진단이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152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이 중 ‘혁신도시’로 내려간 공공기관은 총 112개다. 이전한 기관의 임직원 수는 4만4198명에 달한다.

혁신도시 개발 유형은 △산•학•연•관 연계를 통한 혁신을 창출하는 혁신거점도시 △지역테마를 가진 개성 있는 특성화 도시 △누구나 살고 싶은 친환경 녹색도시 △학습과 창의적 교류가 가능한 교육•문화도시 등이다. 혁신도시는 자연경관을 보전하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이루고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해 250~350인/ha 수준의 중•저밀로 개발된다. 혁신도시 전체 개발규모는 계획인구 수용을 위한 △도시규모 △이전기관 소요면적 △산•학•연 클러스터 형성을 위한 면적 △유보지 등으로 구성된다. 국내 신도시 수준인 1인당 부지면적 25~50평을 적용할 경우 인구 2만 수용을 위한 면적은 약 50~100만 평 규모다. 인구 5만 수용을 위한 면적은 약 150~250만 평 규모다. 

전국의 혁신도시는 총 10곳이다. 시도별로 △부산 △대구 △전북 전주 △전남 나주 △울산 △강원 원주 △충북 진천 △경북 김천 △경남 진주 △제주 서귀포 등이다. 부산의 혁신도시는 △동삼지구(해양수산 클러스터) △문현지구(금융•기타 클러스터) △센텀지구(영화•영상 클러스터) △대연지구(공동주거지)로 나뉜다. 해양수산, 금융산업, 영화진흥 등 관련 기관 13개 기관이 이전했다. 대구의 혁신도시는 대구시 동구 신서동 일원에 위치했다. 산업진흥, 교육•학술진흥, 가스산업 관련기관 11개가 이전했다. 광주광역시에는 전력산업기관 4개가 옮겼다. 전주시 혁신동에 위치한 전북 혁신도시에는 농업생명 관련기관 6개, 지식서비스 관련기관 4개, 기타 기관 2개가 갔다.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는 전력산업, 정보통신, 농업기반, 기타 관련기관 등 16개 기관이 이전했다. 울산시 중구 우정동 일원에 위치한 혁신도시는 에너지산업, 근로복지, 산업안전 관련기관 9개 기관이 이전했다. 강원도 원주시 반곡동 일원의 혁신도시에는 관광, 생명건강, 자원개발 관련 13개 기관이 옮겼다. 충북 진천군 덕산면•음성군 맹동면 일원에 위치한 충북 혁신도시에는 정보통신, 인력개발, 과학기술 관련 11개 기관이 이전했다. 경북 김천시 율곡동에 있는 경북 혁신도시 도로교통 관련기관 3개, 농업지원 관련기관 3개 등 12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일원에 위치한 진주 혁신도시에는 주택건설 관련기관 3개, 산업지원 관련기관 3개, 기타 기관 5개가 이전했다. 서귀포시 서호동 일원에 있는 제주 혁신도시는 국제교류, 교육연수 등 9개 기관이 이전했다.
▲전라남도 광주/사진=머니투데이 DB




◇“오길 잘했다” vs. “이전 싫다”



충북 진천 혁신도시로 이전된 공공기관에 다니는 A씨는 지난달 <더리더>와의 통화에서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도로도 넓고 서울과는 집값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오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오고 나니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삶의 질이 나아졌다”고 했다. 그는 “서울에서는 차도 못 끌고 다닐뿐더러 집 살 엄두도 안 났는데 이곳은 직장 다니면서 적당히 모으면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 직원 중 지방 이전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공공기관에 다니는 B씨는 “홍보부서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근무한다”며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으로 내려간 직원들 중에는 서울에 살면서 출퇴근하는 경우도 많고, 주말에만 서울에 올라오는 경우도 많다”며 “결혼한 경우에는 상대 배우자는 서울에 있어 보통 주말부부가 된다”고 했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지방에 가길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보육•여가 시설 등 정주 여건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송석준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혁신도시별 정주여건 만족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혁신도시 평균 만족도는 52.4점이었다.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곳은 부산혁신도시(61.6점)였고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곳은 충북혁신도시(40.9점)였다. 이어 경북(56.8점), 강원(54.4점), 전북(54점), 경남(53.9점), 울산(52.6점) 순이었다.

혁신도시의 정주 여건 만족도에선 ‘교통’(44.5점)이 분야별 항목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 ‘여가활동’(45.2점), ‘편의•의료서비스’(49.9점), ‘교육’(50.9점), ‘주거’(58.9점) 등 전반적으로 환경적인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차근차근 오르는 가족동반 이주율, ‘정주여건’개선이 관건



올해 상반기 기준 혁신도시 가족동반 이주율(미혼•독신 포함)은 65.3%로, 지난 2017년 말 58.1%에 비해 3년 만에 7.2%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동반 이주율이 높은 지역은 제주(81.5%), 부산(77.5%), 전북(73.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과 가까운 충북 46.9%과 경북 54.6%, 강원(60.5%)의 이주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부는 공동주택 공급, 어린이집 개설 등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6월 말 기준 10곳의 혁신도시 내 주민등록인구는 21만381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3만 9540명 증가했다. 국토부는 혁신도시에 전체 계획 대비 87.6%의 물량인 공동주택 7만7937호가 차질 없이 공급되면서 정주환경이 개선된 게 크다고 본다. 또 신도시의 9세 이하의 인구 비중이 17.2%로 전국 평균(7.9%)을 2배 이상 웃도는 상황에서 어린이집 268개소를 공급한 것도 정주 여건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또 국토부는 또 최근 3년(2018~2020)간 교원 및 공무원 이전교류 신청을 통해 교원 76명, 공무원 40명 등 116명을 이전할 수 있게 한 것도 가족동반 이주율 제고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울산 혁신도시/사진=머니투데이 DB




◇국회•청와대 이전까지 내건 민주당…시즌2는 Bottom up(지방정부) 방식



176석을 보유한 집권 여당은 청와대, 국회의 세종시 이전으로 행정수도 이전을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7월 20일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이전 화두를 던졌다. 올해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여당이 국회와 청와대를 세종시로 이전한다고 밝히면서 혁신도시 시즌2가 더욱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혁신도시 시즌1의 목표가 공공기관 이전이었다면 시즌2는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 경제발전까지 견인하는 것이다. 시즌2는 이전기관의 지역발전 선도, 스마트 혁신도시 조성, 산업 클리스터 활성화, 주변지역과의 상생발전, 추진체계 재정비가 추진목표다. 추진 주체가 중앙정부(Top Down) 방식에서 지방정부(Botton Up) 방식으로 바뀐다. 가족동반 이주율을 제고하고 삶의 질 만족도를 올리고 지역인재 채용 확대 등의 목표를 세웠다.

추가이전 검토 대상인 공공기관은 210개다. 이전 기준은 공공기관과 공직 유관단체 대상 법령에 의한 잔류결정•잔류예정 기관은 제외한다. 또 수도권 이외 지역 공공기관과 기지방이전 기관은 제외한다. 

김사열 균발위원장은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2차 혁신도시에 대해 “혁신도시 조성과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지역 인구와 지방세수가 증가하는 가시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정주여건, 주변지역과 상생 측면에서 다소 본래의 계획과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도시 시즌2는 신 지역성장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취지고 기업유치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입주기업 지원 확대, 지역기업 우대, 맞춤형 특구지정산•학•연 클러스터 육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의 민간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등 기업 입주 유도책을 강구하고, 정주여건 개선, 지역 상생발전 등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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