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재추진 행정수도, 협의·합치의 정치 기대한다

[이슈점검 ‘행정수도&균형발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0.09.02 09:40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됐던 행정수도 이전 계획은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미완에 그쳤다. 16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 행정수도 이전 구상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청와대와 국회, 정부 부처 모두를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하자는 김 원내대표의 주장은 수도권 과밀 해소,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의 정당성을 갖는다. 헌재의 위헌 결정은 행정수도 이전 자체가 아닌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은 것으로 수도 이전 완성 이슈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 나아가 차기 대선 정국의 핵심 어젠다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사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낙연, 김부겸, 김두관 의원과 김경수 경남지사 등 대권 잠룡을 포함한 민주당 인사들도 김 원내대표 제안 직후 찬성 의지를 밝히며 힘을 싣고 있다.

청와대는 균형발전 카드를 빼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수도권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국가발전의 축을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한국판 뉴딜에 국가균형 전략을 접목시켰다. 청와대와 여당이 균형발전을 정권 후반기 역점 의제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 민주당은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수도 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개헌 사항"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의석 분포를 고려할 때 개헌은 현실성이 거의 없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 통합당이 개헌 저지선을 넘는 103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이전은 불가능에 가깝다.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도 제기되지만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행정수도 이전 국민투표가 무산되면 문 대통령은 레임덕(집권 후반기 국정 누수)에 빠질 수밖에 없다.

행정수도 이전 방안이 국가 균형발전에 미치는 기여도가 미미하다는 의견도 넘어야 할 과제다. 앞서 실행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수도기능 분산, 인구 분산이 별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종시 공무원들의 서울 출장이 일상이 되면서 수도권 확장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교육과 일자리가 핵심인데 기업과 교육기관의 지방 이전을 정부가 강제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통해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법안의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한다. 9월 정기국회에서 야당에 수도이전특위 구성을 본격적으로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의석으로는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특별법이 통과되면 다시 헌재의 결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행정수도 이전은 수십조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적 대사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행정수도 이전 구상이 균형발전의 마중물로 작동하려면 선거에서의 유불리만 따지는 소아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이 국가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접근할 때 불필요한 논란을 피할 수 있다. 합의와 협치의 정치,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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