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전투기 시대, KF-X는 유효한가

[서동욱의 더(the) 밀리터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1.03.22 10:23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서 한국형전투기 KF-X 시제기 막바지 조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 사진 = 뉴스1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X(Korean Fighter eXperimental)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방위사업청과 카이(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4월 중 격납고 밖으로 나와 공개하는 '롤아웃' 행사를 통해 KF-X 시제 1호기를 대중에 공개한다. 

KF-X 사업은 8조8000억원이 투입된 단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 사업이다. 2026년까지 비행 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추는 체계 개발이 끝나면 이후 2년간 공대지 전투능력을 구비하는 추가 무장시험을 한다. 전투기 동체뿐 아니라 80여 개의 주요 부품도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다. 

공중전에서 적기를 먼저 식별하고 지상 타격 목표물을 찾아내는 ‘전투기의 눈’인 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 등은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했다. KF-X는 시제기 출고식 이후 1년여의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쯤 첫 비행을 할 예정이다. 2026년 6월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춘 KF-X ‘블록1’(BlockⅠ)의 체계개발이 종료된다.

◇4.5세대 최강 전투기
KF-X는 동체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 전투기 F-16보다는 조금 크고 F-18과 비슷하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다. 유럽제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독일 딜사의 공대공 미사일(AIM-2000)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현재 국내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도 장착할 수 있다. KFX는 당초 KF-16을 능가하는 4.5세대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시작했다. 전투기의 세대분류는 등장시기와 주요 탑재무장, 항공전자장비 특성 등으로 구분한다. 미국산 전투기로 한정하면 F-22, F-35 등 스텔스 성능을 지닌 전투기가 5세대로 분류된다. 

4세대급에선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가 최강으로 꼽힌다. F-15K를 '하이급' KF-16을 '미들급' 4세대 전투기로 부른다. KF-X는 F-16보다는 성능이 높고, F-15와는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스텔스 성능만 놓고 고면 KF-X는 4세대 전투기 가운데 최상위급이다. 

KFX에는 초기 단계의 스텔스 기능도 적용되는데 5세대급은 아니지만 적의 레이더에 실제보다 훨씬 작은 형상으로 잡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개된 KFX의 기체형상을 보면 적 레이더파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는 구조여서 스텔스 도료 등 관련 기술을 추가로 적용할 경우 5세대 이하 전투기 가운데 스텔스 성능이 가장 우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륙하고 있는 F-5K 전투기 / 사진 = 뉴스1

◇어디까지 진화하나
전투기를 포함한 주요 무기체계의 성능은 블록(Block) 개념으로 진화한다. KAI가 생산하는 고등훈련기 T-50 역시 레이더와 무장을 추가한 TA-50으로 업그레이드됐고 경공격기인 FA-50으로 발전했다. FA-50의 형상을 기반으로 제작된 TA-50은 정밀유도폭탄 운용능력과 야간 비행능력을 개선해 TA-50 블록2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KF-X는 2026년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춘 ‘블록1’의 체계 개발이 종료되며 이후 초도양산에 착수, 공군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공대지 전투능력을 구비하는 '블록2' 모델이 예정돼 있다. KF-X가 스텔스 능력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건 아니지만, 스텔스 형상으로 독자 플랫폼까지 확보하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파생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한다. 

전투기 진화의 필수 조건은 규모의 경제다. F-16과 F-15가 개발된지 30년 넘은 기체지만 여러 국가의 구매가 이어지며 베스트셀러 전투기로 자리매김했고 지속적인 생산을 통해 성능이 향상됐다. 결국 KF-X를 어느정도 수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항공기 수출은 2001년 인도네시아에 KT-1 훈련기를 수출한 것이 최초다. KT-1은 2007년과 2012년에 각각 터키와 페루에도 수출했다. T-50 계열 항공기는 2011년 인도네시아, 2013년 이라크에 수출했으며 2014년에는 필리핀에 FA-50 13대를 수출했다. 방사청과 카이는 내년에 시험비행을 거친 뒤 2026년까지 사업을 완료하고 공군에 KF-X 120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300~500대 가량 수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방사청은 향후 KF-X 개발이 완료되면 해외 에어쇼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륙하고 있는 KF-16 전투기 / 사진 = 뉴스1

◇6세대 전투기 시대, KF-X 유효한가
강대국의 세력 교차지역인 동북아시아 상공은 첨단 전투기들의 각축장이다. 무세운 기세로 군비확장을 하고 있는 중국과 전통의 강호 러시아, 공군력 세계 5~6위권인 일본이 전투기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4세대 이하 전투기를 4.5세급으로 개량하고 5세대 전투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F-35를 도입한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러일 모두 5세대 전투기를 실전배치한 상태다. 중국은 4세대 전투기인 J-10을 2008년부터 전력화했으며 4.5세대로 분류되는 J-16이 유사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다. 1990년대부터 스텔스 전투기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한 중국은 2010년 최초의 스텔스기인 J-20을 공개했고 2017년부터 전력화했다. 아울러 J-20보다 강력한 FC-31 스텔스 전투기를 2012년 첫 비행에 성공시키면서 5세대급 스텔스기 2개 기종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Mig 시리즈와 Su 시리즈 등을 개발한 전투기 강국이다. 러시아 공군은 4세대 전투기 개량형과 4.5세대 전투기를 주력기로 운용하고 있으며 2017년 5세대인 Su-57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F-15J와 F-16급 전투기로 개발한 F-2기를 주력 전투기로 운영하고 있다. F-35A 도입과 함께 F-2기를 대체할 F-3 전투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군사 강국들은 2030년대 이후를 대비해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대한 개념정립에 착수한 상태다. 6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과 연계된 정보융합, 유무인기 협업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일각에선 6세대 전투기시대 KF-X 도입에 대한 회의론이 있다. 

하지만 독자개발한 전투기를 보유할 경우 자체 정비능력을 확보하게 돼 운용 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공대공·공대지·공대함 미사일 등 국산 유도무기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KF-X 운용을 퉁해 축적된 기술을 6세대 전투기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FA-50 제작 모습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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