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떠나는 자와 남는자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4.02.01 09:12

4월에 있을 22대 총선에서 승부수로 띄울 여야의 '인재영입' 경쟁이 한창입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범죄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등 첫 인재영입 인사 5명을 공개한데 이어 최근 외교·안보와 언론계 인사 6명을 영입인재로 발표했습니다. 문화예술계와 행정 분야 인재를 발표하는 등 인재영입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해 12월 기후위기 활동가 박지혜 변호사를 1호 영입인재로 발표했습니다. 이후 보건의료, 안보, 우주과학, 기업인, 법조인 등을 속속 발표했으며 총선 전까지 영입 활동은 이어질 예정입니다.

거대 여야의 대항마를 표방하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제3지대' 신당들 역시 새 인물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신인의 발굴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대중의 정치불신, '팬텀'에 갇혀 정책대결이 무의미해져 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여야가 참신하고 능력 있는 신진세력을 영입해 국민 앞에 내세워야 할 것입니다.

인재영입은 시작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입한 인재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지 못할 때 개인적, 사회적 낭비일 수 있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공들여 영입했던 초선 의원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은 이러한 현실을 일깨워 줍니다.

이들은 편 가르기식 정치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해왔다는 평을 듣습니다. 현안을 두고 지도부에 합리적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불출마 변은 "당파성을 명분으로 증오를 생산하고 있다.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 후진정치에 한계를 느꼈다"는 등 제각각이었지만, 당리당략에 휘둘리는 정치현실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들이 경험한 실망스러운 정치판은 국민이 느끼는 정치불신 그대로였을 것입니다. 정치퇴행에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할 기성 정치세력을 뒤로한 채 떠나는 뒷모습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입니다.

유능한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는 정치 개혁 기회를 놓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자리보전에만 연연한 기성 의원들이 국회의 주축이 되면 정치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떠나는 자와 남는자의 손익은 결국 국민 몫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영입된 인재들은 4년 뒤 어떤 모습일까요. 정치권이 이번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변을 잘 새겨보길 바랍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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