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탄소강국 수도로…" 송하진 전북지사의 밑그림

[열린 정책 소통합시다!]도로·신항만·철도 이어 국제공항까지 새만금 30년 숙원 푼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홍세미 송민수 기자 입력 : 2021.06.01 09:34

1990년대 초반 전라북도 인구는 200만 명을 웃돌았다.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12월 기준 180만4104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감소가 국가 차원의 문제이지만 일제강점기 때보다 인구가 줄어든 곳은 전북이 유일하다. 전북은 또 해방 이후 강원도, 충청북도,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광역시를 배출하지 못한 도(道) 중 한 곳이다. 전북의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은 2019년 기준 2874만원으로 전국 평균 3721만원보다 853만원 적다. 지역 내 총생산은 전국의 2.7%를 차지한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이런 전북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가 가장 오랫동안 몸담은 직장이 바로 전북도청이다. 1952년 전북 김제군 백산면에서 태어난 송 지사는 전북에서 고등학교까지 보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면서 서울 생활을 하다, 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까지 졸업하고 1981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 당시 내무부에서 근무하며 다시 전북으로 돌아왔다.

송 지사가 진로를 내무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정한 것도 고향 전북에 돌아와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북에 대한 애착은 컸다. 전북도청에서 일하면서 행정적으로 힘든 상황을 알게 됐다. 전북의 발전을 견인하고 싶었다. 도지사와 시장의 꿈을 가진 것도 이 때문이다.

20년 넘게 공직사회에 몸담은 송 지사가 정치의 길을 택한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전주시장 출마를 망설이던 2006년, 공직생활이 7년 남아 있었다. 송 지사는 “정치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지역의 답답한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며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지역의 총체적인 문제를 파악했는데, 이대로 마치면 전북을 바꿀 수 없었다”고 했다. 송 지사는 ‘정치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자신은 없었다. 그러나 ‘전북이 달라졌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전주시장에 출마했다.

전주시장 재선을 마치고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전북지사로 출마한 송 지사는 69.23%의 득표율로 당선, 자신이 가장 오랫동안 몸담은 전북도청의 수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제7회 지방선거에서 70.57%로 당선돼 재선을 이어가고 있다. 송 지사는 “도지사와 시장직은 선출직이라는 차이만 있을 뿐 현장 행정이 중요한 점은 공무원 시절과 변함이 없다”며 “다만 지자체를 이끌어갈 적격자라고 성원해주신 주민 여러분의 소중한 선택으로 부여받은 직책이기에 막중한 소명의식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귀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전북의 미래 먹거리로 '탄소산업'을 꼽았다. /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전북의 미래 먹거리, ‘탄소산업·새만금 사업’

전북은 신소재 산업을 개발해 지역 경제 발전의 모멘텀으로 삼고 있다. 송 지사가 구상하는 전북의 미래 먹거리 아이템은 ‘탄소산업’이다. 송 지사가 처음 탄소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송 지사는 “처음에 탄소산업이라는 말도 없었다. 내가 이 명칭을 붙일 정도로 생소한 분야였다”고 설명했다.

탄소 소재는 원유, 철강 부산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탄소는 초경량·고강도·고전도성 등 우수한 물성을 보유, 수소차·항공·이차전지 등에서 쓰이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나갈 핵심 소재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고, 탄소 소재도 미래 핵심 소재로 주목받았다. 전북은 탄소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효성그룹은 2013년 탄소섬유 생산 공장을 전주에 세웠다. 정부는 지난 2월 전북 전주 탄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로 공식 지정했다. 또 전북에 탄소산업진흥원이 발족돼 생산공장이 만들어진다. 송 지사는 “현재 우리나라 탄소섬유 생산량이 4000톤가량인데, 2만4000톤까지 생산하면 세계 3대 탄소소재 강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 지사는 “그렇게 되면 명실공히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수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군산GM이 떠난 자리, ‘자동차 대체품’으로 메운다

송 지사는 전북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의 세일즈에 직접 나섰다. 인터뷰가 있던 지난달 17일, 송 지사는 전북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만났다. 자동차 대체인증 협약식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국내 판매되는 자동차 부품은 정품 혹은 순정부품으로 불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상품’과 ‘대체부품’이 있다. 정품은 자동차 제작사의 주문으로 생산한 부품이다. 대체부품은 완성차에 장착된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이다. 송 지사는 국내 판매되는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이 가격도 저렴한 데다가 성능도 정품 못지않다고 했다.

송 지사는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은 현대나 쌍용 등 큰 기업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이 회사들이 만드는 제품을 순수 정품, 순정품만 잘 팔린다”고 했다. 송 지사는 “중소기업이 만드는 대체부품이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더 좋은 게 많다”고 설명했다. 송 지사는 “경기도에 자동차 생산 회사가 많아 부품 수요가 많다”며 “우리 지역에서 만든 대체 용품을 경기도에서 홍보하고 판매하는 내용이 담긴 MOU를 이 지사와 체결한 것”이라고 했다.

5·18민주화운동 41주기 전날이었던 17일에는 호남 민심잡기에 나선 여야 대권주자들의 호남 방문이 잇따랐다. 송 지사는 이런 MOU 내용보다 대선주자인 이 지사가 호남에 방문한 게 부각된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송 지사는 “경기도와 MOU에 대해 이야기가 나온 것은 작년부터인데 코로나19 때문에 행사가 늦어졌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그 부분(대선주자 호남방문)만 부각됐다”고 했다.

▲송 지사는 올해 도 국가예산을 역대 최고액인 8조2675억원 확보했다고 밝혔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내년 대선, 호남 민심은…

호남은 민주당 텃밭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은 모두 호남의 선택을 받았다. 송 지사는 전북도민들의 민심을 잘 알고 있을까. 송 지사는 내년 대선에 대해 “코로나19로 국민 모두가 시름하고 있다”며 “내년에 있을 대권주자 특히, 호남 출신의 두 분(이낙연·정세균)의 도내 민심이 어떤지 지금 평가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누구라도 대선주자로 선정돼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며 “모두 국민의 신임을 오랫동안 받고 정치를 해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민심을 얻는 방법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 예산 8조원 시대 개막…‘전북형 뉴딜사업’에 주력

전라북도는 올해 국가예산을 역대 최고액인 8조2675억원 확보했다.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최근 10년 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예산을 토대로 전북형 뉴딜사업과 전북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미래산업 생태계 육성, 농생명산업을 육성하고 기반을 강화해 농어업의 미래 경쟁력을 제고할 예정이다. 송 지사는 “미래 먹거리 준비와 현안 해결을 위한 단초 마련을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 예산은 늘었지만 자치 단체가 재정 활동에 필요한 재정 수입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능력을 나타내는 세입 분석 지표인 재정자립도는 21.28%로 지난해(25.08%)보다 3.8%p 감소했다. 전북의 농촌 지역은 더욱 열악한 수준이다. 송 지사는 재정자립도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지방소비세가 252억원 감소했고 자체 세입이 줄어든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재정자립도와 자주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유치를 통한 세수기반 확보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2조원대 SK컨소시엄과 GS글로벌 투자확정에 이어 올해에는 쿠팡 물류센터, 일진하이솔루스까지 대기업의 투자유치가 계속되고 있다. 송 지사는 “지속적으로 좋은 기업을 유치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수 기반을 확충해 도의 재정자립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6월부터 모든 도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

전북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경제를 고려해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네 차례 지급했다. 송 지사는 “전국 최초로 선별적 재난지원금을 지난 3월 전북도에서 가장 먼저 지급했다”며 “그 뒤에 무려 네 번 더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선별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오는 6월 말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은 전북도민 180만 명 모두 1인당 10만원씩 받는다. 송 지사는 “한 번쯤은 보편적으로 지원해서 소비를 진작시키는 측면이 있어야 한다”며 “선별적으로 지원하다 보니 받는 사람만 계속 받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 지사는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원하면 지역경제에 큰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정부에서 지원한 4인 가족 기준 100만원 지원 시 도내 카드매출액이 전월 대비 18%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송 지사는 “이번 보편지원으로 1825억원 들어가는 것으로 계산되는데, 생산유발효과는 지원액의 약 1.8배인 3263억원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송 지사는 지난 4월 6일 전주시보건소에 가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신뢰도 제고를 위해 지역 재난안전대책본부장 자격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전북은 도민 180만 명 가운데 18세 미만과 임산부를 제외한 154만 명을 접종 목표로 지난 2월 26일부터 65세 이상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현재는 돌봄종사자와 75세 어르신 등에 대한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5월 14일 0시 기준 접종대상자 30만1327명 중 18만7255명이 접종하여 접종률은 62.14%를 기록한다. 전국 평균 접종률 58.4%를 상회하고 있다. 11월 말까지 도민 70%이상 접종 실시로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지원하고 있다. 송 지사는 “정부의 방역 대응을 믿고,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서 개인별로 정해진 순서가 되면 반드시 백신접종에 참여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새만금 국제공항을 조기 개항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동학농민운동 정신, ‘헌법’ 전문 반영 추진

송 지사에게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을 헌법에 명시하는 것이다. 올해로 동학농민혁명이 127주년을 맞은 동학농민운동은 2004년 특별법 제정으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운영과 학술사업, 기념관 건립, 유적지 발굴 등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송 지사는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 지사는 “3.1운동, 4.19혁명, 6.10민주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우리나라 역사의 민주화 운동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라며 “동학농민혁명은 근대적 의미의 국민국가 혁명 운동으로 우리 민주주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학농민운동의 진원지는 전라북도 정읍이다. 송 지사는 “동학농민혁명이 아니고 동학‘국민’혁명으로 이름 바꾸고 싶다”며 “앞으로도 헌법 전문 반영 추진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이 국민에게 제대로 기억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30년 호남의 숙원사업 ‘새만금 개발’ 한걸음

30년 호남의 숙원사업이었던 새만금 개발이 이번 정부가 들어선 후 동력을 얻고 있다. 2018년 9월 새만금 개발공사가 설립됐고 지난해 12월 스마트 수변도시가 착공되면서 새만금 개발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서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새만금 남북도로를, 2025년까지 신항만을, 2027년까지 새만금항 인입철도를, 2028년까지 국제공항을 완공할 계획이다.

특히 새만금 일대는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실현할 스마트 그린산단과 그린수소 클러스터와 아시아 최대 데이터센터 조성 등으로 새만금은 4차 산업을 선도할 ’그린뉴딜과 신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전북은 새만금 국제공항을 조기 개항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라북도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의 새만금 매립 부지 내에 신설 예정인 새만금 공항은 2016년에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돼 2019년 8월에 사전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2019년 11월에는 기재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와 재정사업 평가 원안 의결로 안정적으로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 2024년 착공해 2028년 개항을 앞두고 있다. 송 지사는 “2020년 6월부터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수립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고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 지사는 “하루라도 개항을 앞당기기 위해 기본계획 등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완료하고 설계와 시공을 병행 추진하는 턴키 방식 도입 등 준공 시기를 앞당기도록 도내 정치권과 함께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지사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전국 17개 광역지방단체장들이 모인 협의체다. 주요 목적은 지역사회의 균형발전과 지방자치를 육성하고 시·도 상호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또 협의회는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게 중앙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시·도의 자율적인 권한을 보장받고 중앙과 지방, 시·도 간 재정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자치·분권·균형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 마련 등 시·도가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하진 전북도지사

1952년 4월 29일, 전라북도 김제 출생
고려대학교 법학과 학사 출생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고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전라북도 기획관리실 실장
제14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민선 4,5기 전주시장
민선 6,7기 전북지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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