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영발’ 좋은 곳 알려드립니다

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입력 : 2021.06.07 14:21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책 이름에 저자 이름이 포함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책 내용보다 저자 이름을 더 드러내 마케팅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출판사는 왜 ‘조용헌’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싶었을까?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정계, 재계 유력자들 사이에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이 센 ‘강호동양학자’로 그의 이름이 은밀히 유통되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보통사람들은 ‘점쟁이’를 비과학적이라고 불신하는데 유력자들은 신뢰하는 상황이 혼란스럽기는 하나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들이 ‘관상쟁이를 곁에 두었다, 어떤 점쟁이 말을 들었다’는 식의 사실(Fact) 앞에서 영험(靈驗)을 아예 무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젠가 계룡산에 어떤 사찰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이성계가 조선 건국의 야망을 품고 기도를 했던 곳’이라는 안내판이었다. 이곳 말고도 이성계가 기도를 했다는 사찰은 전국적인데 그것으로 ‘기도발’ 광고를 하는 것이다. 전국 대부분의 사찰은 의상대사 아니면 원효대사 둘 중 한 사람이 지팡이를 꽂았다는 것처럼. 다만, 먼저 밝힐 것은 이 책은 특정 종교와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다. ‘조 도인’께서 알려주는 ‘기운과 풍광, 인생 순례자를 달래주는 영지 23곳’은 대부분 사찰이 있는 곳인데 이는 사찰이 있어 영지가 된 것이 아니라 영지다 보니 사찰이 들어선 것뿐이므로.

조용헌이 말하는 영지란 속칭 명당(明堂)이다. 명당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뤄 특별한 에너지를 뿜는 곳이다. 그 에너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흔히 ‘기(氣)를 받는다’고 한다. 기를 받으면 몸이 상쾌해지고, 몸이 상쾌해지면 마음이 상쾌해진다. 마음이 상쾌한 사람은 하는 일도 잘된다.

특히 ‘계룡산 등운암’은 ‘도사들의 영발 충전소’다. 계룡산은 남쪽으로 바위 맥이 흘러왔고, 그 바위 맥의 정상에 연천봉이 있다. ‘하늘과 맞닿은’ 연천봉 바로 밑에 등운암이 있다. 등운암이 영험한 이유는 암자 밑바닥과 주변 봉우리가 온통 바위로 되어 있고, 앞산의 여러 봉우리가 등운암을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계룡산은 산 전체가 통바위 산이라 그 기운이 미국 애리조나에 세도나(Sedona)보다 세다. 에너지가 압력밥솥처럼 펄펄 끓는 곳, 수많은 무당과 조선시대 <정감록>을 신봉했던 도사들이 등운암 머리 위 연천봉을 우러렀던 이유다.

23개 영지는 ‘신령의 땅, 치유의 땅, 구원의 땅’으로 나뉘는데 수도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영지는 남양주 운길산에 있다. 이 산 안에 한강 두물머리(양수리)를 감상하는 최고 포인트가 있는데 자연방하(自然放下), 걱정거리 잊기가 제일 좋은 곳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차계(茶界)의 성지이기도 하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 다 있다.
▲<조용헌의 영지순례> / 조용헌 지음 / 불광 펴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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