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그린피에 대한 불만.. "그 내면을 살펴봐야 한다”

서경대학교 경영문화대학원 김구선 교수 입력 : 2021.10.13 16:57
▲김구선 이학박사/MBA 서경대학교 경영문화대학원 교수, 한국골프학회부회장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2020년 18홀 기준 국내 골프장 수는 535개, 연간 내장객 수는 4,670만 명 정도이며, 2021년에는 5천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4,170만 명과 비교하면 19.9%, 비교적 예약이 잘되던 2018년 3,794만 명과 비교하면 무려 31.8%가 증가하였다. 물론 지역 간의 편차는 있지만 2018년에는 18홀 골프장에 평균 약 7.7만 명, 2019년에는 8.4만 명, 2021년에는 무려 10만 명 가까이 내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 그렇게 예약이 어렵고, 또 이용료가 급상승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골프인구 500만 명 시대에서 골퍼들의 그린피에 대한 불만은 상당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골프장 이용료의 급상승에 대한 많은 질의가 있었고, 정부 또한 해결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답변한 바 있으며, 실제로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 이용료에 대한 접근
현재의 골프장 이용료 급상승에 대한 골퍼들의 불만은 절대 금액 측면에서만 다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절대 금액뿐만 아니라 상대 금액 측면에서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다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싼 골프장이 절대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현재의 문제를 절대 금액 측면에서 보게 되면 이용료가 비싼 골프장은 절대 악이다. 하지만 다양한 계층의 골프장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용료가 비싼 골프장은 골프장 계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절대 악으로 볼 수 없게 된다.

결국 현재의 이용료에 대한 불만은 절대 금액에 대한 불만이라고 하기 보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금 더 저렴한 곳에서 골프를 치고 싶어도 비싼 곳에서 쳐야하고, 비싼 곳에서 쾌적하게 골프를 치고 싶어도 모든 골퍼가 다 모이니 쾌적한 환경은 찾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시설 수준 또는 선호도 등과 같은 특정 기준에 따라 이용료가 차등되어야 하는데, 공급이 절대 부족한 현실에서는 예약이 마감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대부분의 골프장은 만원이 되기 때문에 특정 기준과 관계없이 이용료는 높은 금액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골프장의 수요와 공급

골프장의 적정 연간 내장객 수를 정의하기는 무척 어렵고, 논란의 여지 또한 많다. 하지만 비교적 예약이 잘 되었던 2018년 7.7만명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에는 현재 약 650개의 골프장이 필요하며, 2020년 535개 보다는 115개 정도가 추가 확충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골프장 추가 확충 수는 연간 적정 내장객 산출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최근 실시한 필자의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골퍼의 약 30%가 저가형 골프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골프장 수요 650개 중 195개가 저가형 골프장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현재 국내 골프장의 주류를 이루는(해외 일반 골프장 대비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은) 형태는 더 이상 확충이 필요 없으며, 시설 수준이 낮거나, 18홀 규모가 아닌 6홀 또는 9홀 규모이더라도 이용료가 저렴한 골프장이 확충되어야 한다.

공공골프장
골프장 신설에는 항상 환경적인 문제가 우선된다. 환경과 관련해 골프장 신설은 분명 장•단점이 있다. 장점으로는 산림이 없는 지역에 골프장이 신설되면 녹지가 조성되어 생태계 복원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화로 오염되거나 탄광과 같이 더 이상 산업적 가치가 없어 버려진 땅에 골프장을 신설하게 되면 토지의 재활용 및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단점으로는 산림훼손, 과다한 물의 사용으로 수자원 고갈, 과다한 농약과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한 토지 훼손 등이 있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신규 골프장 조성은 버려진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40년간 각종 매립지에 최소 70개 이상의 골프장을 조성하였다. 예를 들면, 1997년 프레지던츠컵이 개최된 뉴저지의 리버티내셜널 골프장은 화학물질 침전물과 유독성 폐기물 매립지였으며, 애리조나의 TPC 스콧데일 스태디움코스는 불법 쓰레기 하치장 이었다. 또한 뉴저지의 이글릿지 골프장은 과거 자갈을 채굴하던 채석장이었다.

‘오염된 토지에 조성된 골프장을 과연 골퍼들이 선호할까?’라는 의구심은 기우에 불과하다. 인천의 쓰레기 매립장에 조성되어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림파크CC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예약 경쟁률을 보이는 골프장 중 하나이다.

따라서 버려진 땅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것은 환경과 이용료를 동시에 해결하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골프장 계층화
골프산업은 국내 스포츠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성향에 잘 부합하는 스포츠이다. 즉, 산업과 생활스포츠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골프는 한국의 경제와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골프장은 계층화가 잘 되어있지 않다. 특히 저가형 공공골프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에콜리안 등 극 소수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 골퍼의 30%는 저가형 골프장을 선호하고 있다. 실례로 고양시에 소재한 6홀 규모의 한 저가형 골프장은 당일 선착순 현장 예약만을 실시하고 있는데, 새벽 4시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2020년 기준 한국 골퍼의 인구통계학적 분포에서도 전체 골프인구 중 50대는 32.3%인 반면, 60대 이상은 16.0%로 50대의 절반에 불과하다(KB국민카드, 2021). 이는 대부분 연금으로 생활하는 60대가 되면 이용료가 비싼 골프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은 회원제와 대중제로 구분되어 있어 표면적으로는 계층화가 되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용료는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은 현실적으로 골프장 계층화가 되어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2020년 기준 전체 골프장 14,145개중 지자체가 보유한 공공골프장은 2,545개로 전체 골프장의 약 18%에 달한다. (미국골프재단, 2021).

국내 인구의 10% 이상이 골프를 즐기는 한국에서는 이제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적합한 골프장을 골라 갈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 사회 초년생이 저가형 공공골프장에서 골프를 시작하여 경제적 수준의 향상과 함께 골프장의 단계를 올려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골프의 참여인구를 늘려나가는 환경조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현재와 같은 비싼 골프장 이용료는 모든 골퍼가 같은 수준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야하는 획일적인 골프장 공급 구조에서 기인된다. 골프의 생활체육화를 위한 골프장의 공급 구조는 많은 국민이 골프를 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발상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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