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분석]윤석열, 어대윤을 위한 조건, ‘청·중’을 잡아라

정권교체 바람 속 신인 리스크…청년·중년층 마음 얻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1.12.02 10:42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3대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한 말이다. 이 발언은 현재까지 윤석열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구가 됐다.

국감장 작심발언으로 결국 그는 항명 논란 속에 징계를 받고 지방으로 좌천됐지만,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윤석열은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하면서 중앙으로 복귀했다.

살아 있는 권력과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윤석열의 ‘강골 검사’ 이미지는 그를 ‘검찰총장’의 자리까지 올라가게 했다. 그리고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6월 말 정계에 입문한 그는 4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선후보로 우뚝 서며 이제 정권교체의 선봉자가 됐다.



바이오그래피
강골 검사에서, 제1야당 대선후보로 변신


2019년 6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전 검찰총장은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지검장에서 바로 검찰총장에 지명된 첫 사례가 됐다.

윤 전 검찰총장의 발탁 배경에 대해 당시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시대적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전 검찰총장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정권과 마찰을 빚었다. 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조국 전 장관을 지명하자 조 후보자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동생 조권 씨 등 조국 일가의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과 자녀 입시비리 의혹, 웅동학원 채용비리 의혹 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검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문 대통령은 법무부장관 임명을 강행했고, 검찰은 장관 임명 16일 만에 법무부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결국 조 전 장관은 임명 3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며 윤 전 검찰총장과 정부와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추 전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감찰 고위 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 문제로 윤 전 검찰총장과 충돌했다.

추 전 장관은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측근 감싸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윤 전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갈등은 점점 더 깊어졌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 사태가 벌어졌고, 윤 전 검찰총장은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받기까지 이르렀다. 윤 전 검찰총장은 추 전 장관과의 갈등 속에서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초, 여권을 중심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위한 입법 강행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윤 전 검찰총장과 여권의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윤 전 검찰총장은 지난 3월 3일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중수청 설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그리고 다음 날 윤 전 검찰총장은 임명된 지 약 1년 8개월 만에 임기를 142일 남기고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은 석 달간의 잠행 끝에 지난 6월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국민들의 격려와 지지는)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해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정권을 교체하는 데 헌신하고 앞장서라는 뜻이었다”며 “저 윤석열,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은 경선 과정에서 고발사주 의혹, 전두환 미화 발언, 개사과 등의 악재가 있었음에도 전당대회에서 당원 모바일투표와 여론조사 합산결과 47.85%의 지지를 얻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전문가들은 “윤 후보가 보수진영을 넘어 청년층과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핵심 키워드 ‘공정과 상식’


윤 후보는 지난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선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윤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공정과 상식을 회복해 멈춰버린 대한민국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며 “기득권의 나라에서 기회의 나라로, 약탈의 대한민국에서 공정의 대한민국으로 바꾸겠다”며 정권교체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거듭 각오를 다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 후보는 지난달 24일 열린 ‘2021 중앙포럼’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개인의 자유를 증진하고 창의가 구현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경제가 추락하고 상식과 양심이 사라진 광야에는 국민을 현혹하는 포퓰리즘 독버섯만 곳곳에 피어나고 있다”며 여권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려는 국가의 노력 이상으로 한 사람의 국민도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국가의 더욱 큰 의무다. 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촘촘한 사회복지망을 깔고, 뒤처진 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를 많이 만들어서 단 한 명의 국민도 홀로 남겨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자리가 없을 때 생계를 보장함과 아울러 기술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빈곤에 빠지지 않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일자리 복지”라며 교육과 복지 모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는 정부 존재 이유의 시작이자 종착점”이라며 “일자리를 국정 운영의 중심에 놓고, 혁신이 투자 증가로 연결되고 투자 증가가 일자리로 연결돼 함께 돌아가는 바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약 점검 “정부의 정책실패, 정권교체로 바꿀 것”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월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 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대선 주자의 1호 공약은 후보의 가치와 철학이 반영돼 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성난 민심을 겨냥했다. 그의 1호 공약이자 부동산 정책 공약은 집값 안정이다.

윤 후보는 당 경선 과정에서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당선 시 5년 동안 전국 250만호, 수도권 130만호 이상의 신규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재건축과 재개발도 원활히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윤 후보는 무주택 청년 세대를 위해 ‘청년 원가주택’ 30만호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 가구가 85㎡ 이하 주택을 시세보다 낮은 원가로 분양받아 5년 이상 거주한 뒤 국가에 매각, 차익의 70%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념의 주택이다.

이외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개편,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 양도소득세 인하 등 세제 개편 계획도 밝혔다. 윤 후보의 정책은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서민과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실상 ‘비정상’으로 규정하며 ‘남북관계 정상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외신기자초청 간담회에서 윤 후보는 “남북한 관계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원칙 있는 자세로 일관성을 견지해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겠다”고 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9월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발표하며 윤 후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미 핵무기 투발 전략자산에 대한 전개 협의 절차를 마련하고 정례적인 핵무기 운용 연습을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한미 확장억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 전술핵 배치·핵공유 등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북한 지도부가 결단만 내리면 비핵화 진전에 따른 경제지원과 협력사업을 가동하고, 동시에 비핵화 이후를 대비한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의 교육정책 관련 공약 키워드 역시 ‘공정’이다. 윤 후보는 지난 10월 청년 정책 공약을 언급하면서 ‘정시 비율 확대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의 불공정 시비와 ‘조국 사태’의 원인이 된 특혜입학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입시 비리 신고센터인 일명 ‘암행어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입시 비리와 관련해 직권 조사를 강화하고, 입시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대국민 신뢰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통해 입시 비리가 확인되는 대학에는 대학 정원 축소와 관련자 파면 등 벌칙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윤 후보는 코로나19로 실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43조원 규모의 재정자금을 마련해 가계당 최대 5000만원까지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비례해 차등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재창업·재취업을 준비하는 소상공인에겐 1인당 월 100만원씩, 6개월 동안 총 600만원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생계비가 부족한 경우에는 총 6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고 했다.

여기에 영세 자영업자에 부가세 등 세금과 공공요금, 임대료 부담 완화 비용까지 하면 총 재원은 50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캠프는 재원 마련은 기존 예산 가운데 비효율적인 지출을 줄이고, 초과 세수를 활용한다는 방안이다.



윤석열의 사람들
친윤계·서초동 율사·외부 전문가 3개 축


‘0선’의 윤 후보가 정치에 입문하고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저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당내 친윤(親尹)계 의원들과 검사 시절 인연이 있었던 법조계 인맥, 그리고 외부 전문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내 친윤계는 윤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전 ‘입당 촉구 성명’을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국회부의장인 5선 정진석 의원을 비롯해, 권성동(4선), 윤한홍·이양수(재선), 유상범·윤주경·윤창현·지성호(초선) 의원 등 40명이 있다.

경선 캠프 내부에선 중진급인 주호영·박진·김태호·하태경 의원과 심재철 전 의원, 유정복 전 인천시장 등이 조력자로 있다. 특히 정진석(충청)·주호영(대구)·권성동(강원) 의원은 지역 정치에 잔뼈가 굵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기 전 윤석열 모습./사진=윤석열 후보 측 제공

윤 후보는 사법시험 9수(사법연수원 23기) 만에 합격하면서 검사로 출발해 검찰총장 자리까지 올라왔기에 율사 출신 인맥이 많이 포진해 있다. 현역 의원 중 권성동(사법연수원 17기)·정점식(사법연수원 20기)·유상범(사법연수원 21기) 의원이 검사 출신이고, 주호영(사법연수원 14기) 의원은 판사 출신이다. 김경진(사법연수원 21기)·주광덕(사법연수원 23기)·박민식(사법연수원 25기) 전 의원도 검사 출신으로 캠프에서 윤 후보를 도왔다.

윤 후보와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석동현 변호사와 검사 후배인 주진우 변호사 등도 윤 후보 측근으로 꼽힌다. 검찰 후배인 한동훈 검사장은 현직 공무원으로 캠프 활동을 하지 않지만,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경제·외교 안보·복지 전문가 그룹도 눈에 띈다. 정책팀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총괄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 신범철 전 국립외교원 교수,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이 몸담고 있다.



윤석열의 리스크
여의도 초짜, 신인 리스크 대비해야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입문한 이후 윤 후보는 발언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1일1실언’이라는 오명을 달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월 ‘전두환 발언’은 악영향이 컸다. 그는 해운대구갑 당원협의회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하면서 여야 모두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이에 여론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결국 공개 사과했지만, 자신의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냐는 비난 여론이 폭발했다.

이후 윤 후보는 토론회를 통해 “9년 동안 자식처럼 생각한 가족인 강아지를 동원해가며 국민을 우롱할 의도는 없었다”며 개사과 논란을 해명했고, 지난달 10일에는 광주를 찾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월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막혀 참배단까지 가지 못한 채 도중에 멈춰 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윤 후보의 전직 대통령들과의 관계 설정도 리스크다. 윤 후보는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자 특검 수사팀장으로 임명돼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했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45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

2017년에는 문재인 정부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다스(DAS) 의혹 수사를 벌여 이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다. 이런 전직 대통령들과의 악연은 전통적인 보수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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