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분석]이재명, 흙수저 대통령의 꿈, ‘기·부’로 잡는다

현정부 계승론 속 ‘논란’ 리스크…기본소득·부동산 공약 주목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1.12.02 10:42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10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

‘흙수저 비주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스스로를 규정하는 말이다. 인권변호사,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복지정책 등 그가 걸어온 삶의 여정과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성은 금수저 혹은 주류 정치인과는 거리가 있다. 가족사 논란 등은 가난한 어린시절부터 시작됐다. 누나 둘은 요절했고 여동생은 청소부 일을 하다 과로로 사망했다. 12살 때부터 공장생활을 시작한 이 후보는 글러브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왼쪽 팔이 끼어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병역이 면제된 이유다.

이처럼 이 후보의 유년시절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그는 이번 20대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위기를 이겨온 사람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기회는 누구나 활용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그의 인생은 늘 위기였고, 그걸 기회로 바꾸며 대선주자까지 올랐다.



바이오그래피
소년 노동자, 대통령 후보가 되기까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이 후보는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 성남으로 이사왔다.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 노동자가 됐다. 공장에서 일하면서 얻은 장애도 많다. 공장에서 일할 때 화학약품에 후각이 마비돼 냄새를 거의 맡지 못해 지금도 후각 기능 상당 부분을 상실했다. 공장 작업반장의 구타로 난청과 부분적 청각장애도 있다. 그는 사춘기 소년이었던 시절 극단적인 선택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등학교 학력을 얻기 위해 검정고시를 봤고 1982년 중앙대학교 법과대학에 입학했다. 법학과에 입학한 이 후보는 노동자 시절의 부당한 대우와 보상 없는 산재는 불법이라는 것을 알았고 기득권층에 의해 다수인 서민들이 희생당하는 구조라고 느껴 사법고시 합격 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성남시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후 경기도 이천시와 광주시에서 노동상담소장으로 활동하고, 시국사건·노동사건 변론 등을 맡았다. 이 후보는 시민사회에 몸담은 이후 2006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성남시장에 출마했지만 당선되지는 못했다. 18대 총선에서도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성남 분당갑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2년 뒤 5회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도전해 당선됐다. 민선 6기까지 재선을 한 이 후보는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 21.2%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 7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 56.4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에서 최종 득표율 50.29%(71만9905표)로 결선 투표 없는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0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기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핵심 키워드 ‘기본소득’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산·노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현금 소득인 ‘기본소득’ 정책이 그를 대선주자로 올려놨다. 2016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청년배당·무상 산후조리·무상 교복 지원 등 3대 무상복지 사업을 진행했다.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이 후보는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주택 등 기본소득 시리즈를 이어갔다. 또 2020년 4월 도민 1인당 10만원씩 1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2020년 9월에는 최대 5만원씩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2차 재난기본소득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정부의 88% 재난지원금과 다르게 경기도는 12%를 추가로 지급하면서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진행했다.

기본소득이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것처럼 이번 대선 공약에서도 기본소득은 빠지지 않는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22일 대선 출마 때 전국민 100만원·청년에게는 200만원의 기본소득을 공약했다. 또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해 기본소득을 점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에게 보편 기본소득으로 “연 100만원(4인 가구 400만원) 이상을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며 “임기 개시 이듬해인 2023년부터 25만원씩 1회로 시작, 임기 내에 최소 4회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19~29세까지의 청년 약 700만 명에게 보편 기본소득 외에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보편 기본소득과 청년 기본소득이 정착되면 청년들은 11년간 총 2200만원의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월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디지털 전환 성장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약 점검
부동산 투기 차단 위해 ‘국토보유세’ 부과


이 후보는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방안 중 하나로 ‘국토보유세’를 제시하고 있다. 국토보유세는 토지를 가진 사람이 토지 가격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부동산 투기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11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공통, 유일 자산인 토지가 특정 소수의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기본소득용 국토보유세’와 ‘장기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위한 공공택지의 분양수익 환수’라는 새로운 대안이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평생 살 수 있는 공공주택인 ‘기본주택’을 지난 8월 공약으로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임기 내에 기본주택을 100만호 이상 공급할 것”이라며 “역세권의 10억원 정도 하는 (30평대) 넓은 아파트를 월 60만원 정도에 원하는 동안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17일에는 여야 국회의원 전원에게 자신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기본주택’ 관련 4개 법안을 정기국회에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공약 키워드를 ‘공정 성장’으로 정했다. 공정 성장 공약의 첫 번째 공약으로 ‘디지털 대전환’을 발표했다. 김대중 정부의 ‘초고속 인터넷망', 노무현 정부의 '전자정부’, 문재인 정부의 '데이터 댐'에 이은 디지털 정책이다. 이 후보는 고구려 기병처럼 디지털 영토를 확장해 디지털 패권국가로 도약하고, 일자리 200만 개 이상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5년 동안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면서 85조원 투자할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물적·제도적·인적 인프라 투자에 국비 30조원 △전통산업의 디지털 전환, 신산업 영토 확장, 창업기업 성장지원 등에 국비 40조원 △디지털 주권 보장에 국비 15조원 등이다. 여기에 이 후보는 지방비 20조원과 민간투자 참여 30조원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대북관계에서 한국 정부의 주도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달 25일 외신기자 초청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 해법으로 ‘조건부 제재완화와 단계적 동시행동’을 제시했다. 또 이 후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한미동맹의 공고한 발전과 한중 전략적 협력 관계의 증진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근간임을 강조했다.

이외에 이 후보는 소형 공약인 ‘소확행 공약’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소확행 1호’ 공약은 가상자산 과세 연기다. 이 후보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조세의 기본은 신뢰”라며 “관련 법률안을 논의해서 제정안을 입법하는 것이 우선이다. 과세는 그때 해도 늦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 이륜차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 △최소한의 공공데이터 무료 제공 △공공부문 면접 수당 지급의무화 △e스포츠 지원 △모든 국공립병원 보훈대상자 위탁병원 지정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 △아동학대, 영아살해, 보통살해 유기죄와 동일 처벌 △개인과 기관, 외국인 사이 공매도 차입 기간 차별 금지 △ 초등학생 3시 동시 하교제 △산부인과 명칭, 여성건강의학과로 변경 △변형카메라 관리체계·불법촬영 단속 인프라 구축 △전기차 보조금 대폭 확대 등을 소확행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월 28일 광주 광산구 송정5일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의 사람들
與,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빠르게 재편


이 후보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한 이후 당과 선대위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당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에 김영진·강훈식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들은 각각 선대위 총무본부장과 전략본부장을 겸임하는 대표적인 이 후보 계파 인사들이다.

이 후보는 이낙연·정세균 전 예비후보의 인사도 대거 품었다. 이낙연 경선 캠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설훈 의원과 정세균 경선 캠프를 맡았던 김영주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배치했다.

당초 이 후보의 선대위를 구성했던 우원식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조정식 상임총괄선거대책본부장, 박홍근 후보 비서실장은 지난달 25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이낙연 전 대표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낸 오영훈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을 각각 비서실장과 정무실장으로 임명됐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부터 함께해온 핵심 4인방으로 분류되는 정진상 전 실장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경기도에서 첫 대변인을 지낸 김용 전 대변인과 김현지 전 비서실 비서관, 김남준 전 언론비서관은 추가 인선안에서 새로운 선대위 직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의 리스크
“李 둘러싼 각종 논란, 사과만으로는 힘들어”


이 지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그에게 리스크로 작용한다. 그를 둘러싼 논란은 △음주운전 이력 △형수 욕설 논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관련 변호사비 대납 의혹 △여배우 스캔들 논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조카 살인죄 변호 등이다. 최창렬 용인대학교 교수는 “대장동의 경우 유권자들은 사실상 이 후보가 연루됐을 것이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형수 욕설 등 예전부터 있었던 논란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사과를 자주 하면서 정면 돌파하지만 유권자들이 그걸 진정성 있게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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