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회와 자치분권 공유…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의 혁신과 도전

[열린 정책 소통합시다!]"인재 영입 의회 전문성 강화…서울시와 ‘일상회복’ 노력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홍세미 송민수 기자 입력 : 2022.03.02 08:59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시행에 따라 의회 인사권이 집행부에서 의회로 넘어왔다고 밝혔다./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조금 균형을 맞춘 것뿐입니다. 변화에는 항상 반발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지방의회 권한 확대를 뼈대로 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1월 13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의회 직원을 채용하는 인사권이 집행부에서 의회로 넘어왔다. 의원 4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도 채용할 수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그러나 집행부와 의회의 균형추는 아직 미흡하다고 말한다. 그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조금 균형을 잡은 것일 뿐”이라며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권한이 의회로 넘어오면서 시의회는 적지 않은 내홍을 겪고 있다. 김 의장이 인적 쇄신을 이유로 수석전문위원 재공모를 추진하자 기존 직원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것을 바꾸려고 하니 반발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어느 시기에, 어떻게 할지라도 겪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을 겪고 나면 의회도 한층 발전해 있을 것”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편익은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2월 13일 인사위원회를 출범하고 독립적인 인사권 운영을 시작했다. 인사위원회는 자체적인 직원 임면·승진사항의 승인과 인사 관련 조례·규칙의 사전심의를 맡는다. 앞으로 시의회는 조직의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실시해 사무처 조직운영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김 의장은 “지방의회 ‘맏형’격인 우리 의회는 앞으로 인사권 관련 세부사안에 대해 전국 지방의회와 공유하며 앞으로도 자치분권 강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새 인재 뽑을 것”
무엇보다 인사권 독립 이후 올해 처음 정식으로 진행되는 채용이다. 절차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시작해야 한다. 김 의장은 “내부에서 충원되던 관례를 벗어나 인사권 독립과 개방형 임기제 공무원 공고의 취지에 맞게 외부의 우수한 인재가 많이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세웠다”고 전했다.

앞으로 의회의 새 인재는 ‘전문성’을 기준으로 뽑을 예정이다. 김 의장은 “지방의회가 시민의 기대에 맞게 역량을 강화해나가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수적으로 담보돼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고용형태로는 한계가 있었던 의회의 전문성을 대대적으로 보완하고, 올바른 정책방향과 전문지식을 통한 세심한 입법을 해나가기 위해 인재 채용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달라진 제도만큼 의회 의원들도 전문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체계적인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의회는 연구용역을 통해 다양한 의원교육 수요를 파악,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지역 맞춤형 정책을 발굴하는 특화교육과 의정실무분야 전문가 특강을 상시적으로 진행했다. 김 의장은 “시정질의와 행정사무감사, 조례입법 등 의정실무 주요과정을 지원하는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인문·철학·스피치 역량 강화 같은 다양한 소양교육 확대로 시의원 역량 강화를 대폭 지원해나갔다”고 언급했다.

지방의회 전부개정안으로 주민들이 직접 조례를 만들어 지방의회에 청구할 수 있는 ‘주민조례발안제’가 시행된다. 기존에는 자치단체장에게 조례안 제정을 청구했지만 이제는 지방의회에 청구할 수 있다. 시의회는 더 많은 주민을 참여시키기 위해 지난해 12월 연대서명자수를 낮췄다. 지난해 9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에서는 주민조례청구를 위한 연대서명자 수를 18세 이상 서울 시민의 0.5% 이내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했지만 시의회는 0.3% 수준인 2만5000명으로 하향조정, 문턱을 낮췄다. 김 의장은 “앞으로 SNS를 이용한 홍보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시민교육처럼 다각도의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왼)이 2월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민생지킴 종합대책 발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협치 실종’ 서울시 vs. 시의회…“정쟁 내려놓아야”
시의회 본연의 업무는 집행부인 서울시를 감시하고 견제하며 합리적인 시정을 이끄는 것이다. 시의회와 시의 갈등은 필연적 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 의장은 사안마다 갈등을 빚어 ‘협치’의 정신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오 시장이 교육경비보조금 조례를 개정한 시의회를 예산편성권 침해로 제소하면서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김 의장은 “코로나19 국면에서 고통받는 시민 앞에서 불필요한 정쟁이 길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합의가 끝난 올해 예산안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며 또 다른 갈등상황이 유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시와 시의회는 소음이 될 수 있는 정쟁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오 시장이 당선 직후 처음 시의회를 찾아 전했던 그 진정성, 그 마음을 잊지 않았다면 서울시민을 위한 협치와 소통의 문은 생각보다 쉽게 열릴 것”이라고 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아”…신문팔이 소년에서 시의회 의장으로

김 의장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전남 영암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홀로 서울로 올라온 그는 신문배달원을 지내며, 겨울에는 옥수수차와 보리차를 팔며 생계를 유지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유년시절 읽은 <백범일지>를 계기로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김 의장은 “김구 선생이 어린 시절 가난을 겪으면서도 수양에 힘을 쏟고, 결국 조국을 위해 인생도 몸도 바친 데 크게 감동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1987년 평화민주당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해 청년당원으로 활동한 그는 2004년 총선 때 민병두 전 의원의 지역구 사무장을 맡았다. 2006년 7대 서울시의원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2010년 8대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지방의회에 몸담았다. 민선 5기 땐 재정경제위원장을, 민선 6기 땐 최연소 부의장을, 현재 민선 7기에선 최연소 서울시의회 의장과 제17대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을 지내고 있다.

그는 ‘무상급식 조례안’을 가장 의미 있는 조례안으로 꼽았다. 이 조례안은 지난해 발표한 ‘서울시 조례 30선’에 들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 조례안이 보편적 복지 정책을 진행하는 계기가 됐다”며 “화제도 많이 됐고 시의회에서 보편적 복지를 한 단계 진행한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임기가 4개월 남았다. 그는 “마지막까지 이루고 싶은 것은 코로나19 생존지원금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꼼꼼히 살펴 서울시와 협의해 조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김인호 의장은 서울시와 협의해 코로나19 생존지원금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19 확산세에 경기가 어렵다. 올해 시정목표를 ‘민생경제 회복’으로 정했는데 시민을 위해 시와 어떤 지원 방안을 마련했나
▶지난 1월 오 시장과 함께 총 8500억원 수준의 민생회복 대책을 마련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비롯해 프리랜서, 특고, 위기업계에 대한 지원과 방역 인프라 확충의 내용이 담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이다. 총 예산은 6526억원이다. 서울의 소상공인·자영업자 50만 명에게 ‘임차 소상공인 지킴자금’ 명목으로 100만원씩 현금으로 지원한다. 이 밖에 4무 안심금융도 1조원 규모로 추가 편성해 최대 5만 명이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다. 관광업계 위기극복자금과 특고, 프리랜서 25만 명에게 긴급생계비가 지급될 예정이다.

-예산 편성하는 동안 서울시와 충돌했다. 오 시장과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고통받는 시민 앞에서 불필요한 정쟁이 길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합의가 끝난 올해 예산안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며 또 다른 갈등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정쟁을 내려놓겠다.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방역대응에 온힘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일상회복’이라는 대의를 바라보며 서울시와 시의회가 전력을 다해야 하는 시기다. 불필요한 반목과 갈등을 줄이고 존중과 소통을 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1월 13일부터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전면 시행됐다. 의회의 권한이 한층 강화됐는데

▶의회 직원 임명권을 지방의회 의장이 갖게 됐다. 집행부와는 독립적으로 의회 인적구성을 할 수 있다. 집행부에 대한 온전한 견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 올해부터 정책지원관은 의원 네 명당 한 명 채용할 수 있다. 2023년부터 의원 두 명당 한 명 채용할 수 있다. 정책지원관 도입으로 앞으로 양적, 질적으로 훌륭한 조례입법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어떤 절차에 따라 인사를 진행할 예정인지

▶지난달 13일 인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에서 직원의 승진과 인사관련 조례, 규칙을 사전심의한다. 또 시의회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 운영을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최근 수석전문위원 임기 쪼개기 논란 등이 있었지만 앞으로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실시해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겠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방의회 간 상호교류를 돕겠다고 말했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17대 후반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어떤 협의회인지
▶17개 대한민국 시·도의회의장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의회 운영에 대해 의회 간 상호교류가 이뤄지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 자치분권 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 활동으로 우리나라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 이후 지방행정과 지역발전에 주민의 뜻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와대, 중앙정부, 국회, 정당, 지방4대 협의체와 정책협의채널을 구축하고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을 맞아 ‘시민의 삶을 바꾼 서울시의회 조례 30선’을 선정했다. 어떤 조례안이 시민의 삶을 바꿨나
▶시민투표로 뽑힌 조례안 1위는 무상급식 정책이었던 ‘친환경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였다. 또 서울광장 사용 제도를 사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꾼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도입 근거가 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의 토대가 됐던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조례’ 등이 뽑혔다.

-2020년 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동안 의회를 이끈 소회는 어떻게 되나. 또 임기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지

▶코로나19 한가운데에서 의장으로 취임했다. 바로 직후 서울시장 궐위까지 있었던 터라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다. 서울의 공동책임자로서 무거운 결정을 내려야 했고 무엇보다 코로나19 대응 및 민생회복을 위해 여러 정책적 제안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추경 의결 및 재난관리기금 3000억 원 확보 등으로 고통받는 시민의 삶을 뒷받침하려 했고 결국 관철되지 않았지만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집행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앞으로 임기가 4개월 남았다. 마지막까지 의장의 자리에서 민생회복을 위해 역량을 보태고 자리를 마무리하고 싶다. 남은 상반기 코로나19 생존지원금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고, 서울시와 협의해 조속한 추경도 준비하겠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1967년 출생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 지방자치법학과
중국 상해대학교 법학원(법과대학) 객좌교수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제8,9,10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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