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바뀐 정권, 안바뀌는 정치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2.05.02 13:09
다양한 평가가 있겠지만 한국 정치에서 민주화 이후 정권교체가 갖는 가장 큰 함의는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2년 대선을 통해 문민 대통령 시대를 연 뒤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진영을 넘나들며 정권교체를 선택했습니다.

1997년 출범한 김대중정부와 2003년 출범한 노무현정부는 2번의 진보정권을 유지했고 이명박·박근혜정부 역시 보수정권의 연임을 이뤄냈습니다. 5년 만에 진보에서 보수로의 세력 교체가 이뤄진 3·9대선은 집권세력의 정책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잣대가 더욱 엄격해진 탓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정치는 정권교체기를 겪으며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치발전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릴겠지만, 이 기간 의회와 사법부 권력이 강화되면서 삼권분립이 제대로 작동하게 됐고 공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숙의(熟議)의 민주화'는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정권교체를 통해 '정치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진영논리'로 대변되는 정치세력간 사생결단식 다툼은 정치발전의 희망을 어둡게 합니다. 5년으로 줄어든 교체 간격이 '진영정치'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옵니다. 이번 대선 이후 어이지고 있는 여야의 정쟁을 보면 '살아남기 위한 쟁투'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 완전 박탈) 법안'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밀어붙이기식 행보는 무엇을 위한 검찰개혁인가를 묻게 합니다. 검찰 편만 드는 국민의힘에게선 '검찰공화국을 불식시켜야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할 자세를 찾기 어렵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하는 대결적 인사방식도 검찰공화국에 대한 우려를 높입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내놓은 정책 메시지들 역시 부동산, 탈원전, 소득주도성장 등 '전임정부 정책의 뒤집기'만 보일뿐 국가발전의 장기적 비전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5월 10일 새 정부가 출범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국민은 앞으로 5년간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바뀐 정권에 대한 기대, 안바뀌는 정치에 대한 우려를 새정부가 새로운 정치와 성공한 정책으로 증명하길 기대합니다.
sdw70@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