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새해의 '초심'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3.01.02 09:56
2022년은 힘든 해였습니다. 참사와 화재 등 각종 재난으로 얼룩졌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 경제 위축은 수출과 물가, 금리인상 등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태원 참사로 안타깝게 희생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지 못했습니다.

대학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택했습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지도층 인사들의 정형화된 언행을 보여주는 것으로 당리당략에 빠져 정쟁을 일삼는 여야 정치권의 행태를 비판하는 뜻이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서 모두가 생존을 위한 치열한 하루하루를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경제가 침체의 경계선에 서 있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언급처럼 내년에도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남북관계와 국제 정세도 가시밭길입니다. 남북 및 북·미 간 냉각 상태가 지속되면서 한반도의 봄은 요원합니다.

그래도 저력은 있었고 희망도 쏘아올렸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혼신의 힘은 많은 국민들에게 위안을 줬습니다. 한국 축구가 12년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을 이뤘내면서 늦은 밤, 이른 새벽 경기를 보며 응원한 많은 국민은 월드컵 이야기로 들떴습니다.

우리 문화사업은 올해도 세계를 향하며 눈부신 성과를 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배우는 K-무비의 우수성을 또 한번 입증했고 드라마와 K-POP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무역 적자의 파고 속에서 상반기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약 6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새해는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차를 맞습니다. 정부는 △위기 △수출 △미래 △서민 △개혁을 새해의 5가지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2023년을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의 원년으로 명명하고 새 출발을 알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선 초심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지지세력은 '상식을 무기로 한 자유민주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공정과 정의와 함께 '강직'과 '진실' 등 기성 정치의 탈피와 변화를 기대했습니다. 윤 정부 2년 차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구체적인 로드맵과 결과물은 내놓아야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당파적 안위만을 생각하는 정치, 무능한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 주기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초심'을 잊을때 깨어있는 민심은 권력지형을 냉엄하게 재편합니다. 2023년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진다’는 확신을 줄 수있는 정치와 정책을 기대합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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