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로 본 민선8기 지방의회 조례안 …'안전·고령화·1인가구

[조례안으로 본 민선 8기 지방의회 ③]풀민지DB, 광역의회 17곳 조례안 전수분석

머니투데이 더리더 이하정 홍세미 신재은 기자 입력 : 2023.05.02 09:07
편집자주국가의 주요 정책은 국회 입법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지방 행정에서 조례안도 마찬가지다.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상당수 생활 정책들이 조례안 형태로 만들어져 시행된다. 지방 자치의 근간을 이루는 지방의회의 핵심 기능이기도 하다. 입법국정전문지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국내 첫 지방의회 종합 정보사이트 ‘풀민지DB’ 오픈을 기념해 출범 10개월을 맞은 민선 8기 지방의회의 조례안 처리 실적과 의미, 개선점 등을 모색한다.
▲키워드로 본 민선 8기 조례안 트렌드

국회의 법안처럼 지방의회의 조례안도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 우리 사회와 실생활에 필요한 정책들이 조례안의 형태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고,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민선 8기 광역의회에선 안전 관련 조례안들과 출산 장려, 노인 복지 강화를 목적으로 한 조례안들이 다수 발의됐다.

머니투데이 '더리더'가 국내 첫 지방의회 종합 정보사이트인 풀뿌리민주주의 지방의회 데이터베이스(풀민지DB)와 각 지방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작년 7월 1일부터 올해 4월 17일까지 발의된 조례안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참사 이후 ‘주최자 없는 행사’의 경우 지자체가 안전관리를 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가 대거 발의됐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주최·주관이 있는 옥외행사에 대한 안전관리계획 수립의 제도적 근거는 마련돼 있었지만, 주최·주관이 불명확하거나 도민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행사의 경우 지자체의 안전관리계획 수립 등의 의무가 없었다.

서울시의회·경기도의회·인천시의회·충북도의회·충남도의회·대전시의회·광주광역시의회·전북도의회·전남도의회·부산시의회·울산시의회·경남도의회·경북도의회·대구시의회 등 14개 광역 시·도 의회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례안을 지난해 말 발의했다.

각 의회는 이태원 참사와 같이 법적 사각지대인 주최나, 주관자가 없는 다중운집 옥외행사를 진행할 때 지자체장이 안전관리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는 내용을 조례에 담았다. 적용범위는 500명 이상 1000명 미만의 관람이 예상되는 공연장 외의 장소에서 행해지는 공연, 순간 최대 관람객이 500명 이상 1000명 미만으로 예상되는 행사, 500명 이상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다.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반영하는 조례안도 눈에 띈다. 우선 인구감소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지방의회는 인구 유치를 위한 조례, 다둥이 가족 지원 조례 등을 발의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기준 인구소멸 위험 지역은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113개에 이른다.

▲서울시에서는 두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공영주차장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조레안을 발의했다. /사진=뉴시스
충북도는 임산부를 국가유공자에 준해 예우하는 내용이 담긴 ‘임산부 예우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다고 밝혔다. 이 조례안에는 임산부에 대한 교통편의 제공, 문화관광시설 입장료 감면, 금융기관 전용 창구 운영 등의 규정이 담겼다. 이를 위해 도는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과 4월 중 임산부 전용 창구 개설과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또 10월 10일 임산부의 날 행사를 확대해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를 높이고 오는 7월에는 태교 지원을 위한 페스티벌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인천시의회는 ‘저출산 대책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발의, 내년부터 임산부에게 50만원 이내로 교통비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일부개정조례’를 발의, 임산부 1인당 7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한 상태다.

’다둥이’ 가구를 위한 조례안도 있다. 서울시의회는 두 자녀 이상 가구에 대해 공영주차장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서울특별시 다자녀 가족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가정의 양육 부담을 완화하고 저출산 문제 해소를 추진하기 위해 발의됐다. 조례안에는 △가족자연체험시설(8개소) 사용료 30% 감면 △서울상상나라 입장료(4000원) 무료 △제대혈 공급비용 면제 △공영주차장 50% 할인 △하수도 사용료 20% 감면 등 내용을 담았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조례안도 눈길을 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해 9월 ‘외국인 유학생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도지사가 외국인 유학생과 어학연수생 유치를 확대하고, 유학생의 적응과 활동 참여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ㆍ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의회와 경북도의회에선 노인들이 운전면허를 자진반납하면 지원금을 지급하는 고령화 현상을 반영한 조례안도 발의됐다. 2017~2021년까지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6% 줄었지만, 고령 운전자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운전자의 사고는 20% 가까이 늘어났다. 정부는 교통비 등을 지원하며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촉구하고 있지만, 반납률은 2%에 그친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서울특별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발의, 만 70세 이상의 고령 운전자가 스스로 운전면허를 반납할 경우 30만원 이내의 ‘서울사랑상품권’ 또는 교통카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경북도의회는 ‘경상북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사업 △ 고령운전자 실태조사 △ 운전면허 자진반납 시 재정지원에 관한 사항 규정 등의 내용을 담았다.

늘어나는 1인가구 추세에 맞춘 조례안도 발의되고 있다. 지자체장이 1인가구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원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근거를 담은 것이다. 경북도의회는 지난해 12월 ‘경상북도 1인가구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에는 경상북도 1인가구 지원을 도지사의 책무로 규정했다. 전북도의회에서도 ‘1인가구 지원 조례안’을 발의해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1인가구의 고독사 방지를 위한 조례안도 발의됐다. 전남도의회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방문·전화·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안부 확인, 주민모임 등을 통한 사회적 관계 형성 지원, 고독사 위험자를 위한 주거·일자리 제공 등 고독사 예방을 위한 맞춤형 지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인천시의회에서도 ‘인천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시가 고독사 위험자를 조기 발견하기 위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독사 위험자에 대해서는 안부 확인 및 긴급의료 지원을 하도록 규정했다. 이 밖에 방문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 서비스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았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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