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원 달하는 지방의회 심의·의결 예산…'업무지원시스템' 도입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3.06.19 16:03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지방의회 예·결산 분석시스템 도입방안 연구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지방의회의 예산과 정책, 분석업무 수행을 위해 ‘업무지원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방의회가 한 해 심의하고 의결하는 예산은 수십조원에 달하지만 전문적인 지원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와 같은 별도의 조직이나 인력이 없어 지방의회의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대한민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지방의회 예·결산 분석시스템 도입방안 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과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호경 충북도의회 운영위원장, 송활섭 대전시의회 운영위원장, 김정수 전라북도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환희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방재정 규모가 점차 늘어나면서 지방의회 의원의 예산과 결산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의회는 예결산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을 담당하는 조직이나 보좌인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AI, 빅데이터와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예결산 분석과 심의에 필요한 기능을 갖춘다면 의정활동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2022년 1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시행되면서 지방의회의 권한이 늘어 재정통제 기능이 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방재정관리시스템처럼 전국에서 통일적으로 활용 가능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기 의장은 “서울시의회 전체의원 112명이 한 해 심의, 의결하는 예산만 60조원이 넘는다”며 “예산 심의 때마다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사업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일이 살피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니 만큼 예산분석을 위한 업무지원시스템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지방재정에 대한 감독과 통제는 지방자치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자 지방의회의 핵심적인 기능”이라며 “그러나 의회에 국회예산정책처와 같은 별도의 조직이나 전문인력이 부족해 다소 열악한 상황”이라고 했다.
▲(왼쪽부터)박형수 서울연구원 원장, 금재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박선춘 CG INSIDE 대표,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임동완 단국대학교 교수, 김정수 전라북도의회 운영위원장, 정유훈 의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지방자치 도입된 지 30년 지났지만 시스템 부재…도입되면 역량 강화될 것"

발제를 맡은 임동완 단국대학교 교수는 "지방의회 의원은 예산에 대해 많이 분석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지방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잘 갖춰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결산·성과관리를 연계해 예산이 어떻게 짜여있고, 결산·성과관리가 어떻게 됐는지 보여주면 좋을 것"이라며 "서울시의회의 경우 비용추계시스템은 별도로 구성했는데, 이 시스템도 같이 통합해서 운영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환희 운영위원장을 좌장으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에 △박선춘 CG INSIDE 대표 △김정수 전라북도의회 운영위원장 △송활섭 대전시의회 운영위워장 △금재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박형수 서울연구원 원장 △정유훈 의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이 참여했다.

박선춘 대표는 "지방의회 내부 공유에 초점을 맞춘 예·결산시스템이 돼야 한다"며 "분석시스템의 가장 핵심은 데이터"라고 했다. 그는 "어떤 자료를 요구할건지, 어떻게 받을건지, 누가 제출할 것건지, 어떻게 저장할 것인지를 정해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운영위원장은 "집행부로부터 예산안을 받아 심사할 때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라며 "예산 자료도 수천페이지에 달해 심도있는 검토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예결산분석시스템이 도입되면 시간, 기능적인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내부 연계 데이터를 활용해 예산정책비교분석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방의원과 사무처 직원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학습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활섭 운영위원장은 "예·결산시스템을 만들 때 자료를 어떻게 DB화 할 것인지부터 개발해야 한다"며 "제대로된 DB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겠지만,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한두개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의회 의원과 사무처 직원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재덕 교수는 "시스템을 만들기 전 어떤 자료를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특히 전국의 17개 시도 지방의회가 각각 집행부에 요구하는 사안이 모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 교수는 "의회가 집행부와 교육청에 어떤 자료를 요구할건지 등을 충분히 논의한 이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형수 원장은 "행정부는 예산을 기획·집행·결산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정보가 쌓인다"며 "의회가 취득하는 정보든 행정부로부터 받은 일부 자료가 대부분인데,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의회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지방자치의 핵심 기능인 예·결산에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라며 "정보격차를 줄이는 차원에서라도 도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유훈 수석전문위원은 "효율적인 분석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운영기관이 돼야 한다"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도의회의 개별 자료를 분석해야 하는데, 앞으로 이 부분까지 포함해서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열린 세미나는 대한민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가 주최,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한국지방재정학회 한국정책개발학회가 주관,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의회 데이터베이스(풀민지DB)'가 후원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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