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찍고 청와대 갈까"…'종로', '잠룡' 출사표 주목

[22대 총선 여기서 갈린다 ①서울 종로구]여야 각축 ‘서북권’, 지하철 신설에 촉각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3.09.11 10:00
편집자주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8개월 앞두고 진행되는 총선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의석수 절반 이상이 있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253석 중 여당과 야당이 공을 들이는 ‘최대 격전지’가 있다. 정치 1번지부터 리턴매치가 진행되는 지역구, ‘보수 혹은 진보 정당 텃밭’이었지만 변화가 감지되는 지역구 등이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이 전국으로 퍼지기도 한다. ‘최대 격전지’의 승패는 총선의 명운을 가른다. 최근 선거인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지역 결과를 분석하고 최대 격전지의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예측해본다.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총면적 23.91㎢, 인구 약 14만 명의 종로구는 총선 때마다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다. 지난 21대 총선 기준 가장 넓은 지역구인 강원도 홍천·횡성·영월·평창(5409㎢) 지역구와 비교하면 면적 전체는 2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이 있어서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한 종로구는 과거부터 정치·행정의 중심이었고, 권력의 중심이었던 청와대를 끼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을 세 명이나 배출한 지역구라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은 돋보인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3·4·5대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15대 종로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그러다 보니 선거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권주자’가 출마하는 무대가 되기도 한다. 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각각 19·20대와 21대 종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상대 후보는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였다.

2021년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뒤 2022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선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고,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52.0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1번지 종로의 승패 여부가 총선 판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종로 결과가 내년 총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이 지역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 국민의힘 약진…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은 ‘박빙’


최근 3년 동안 진행된 선거에서는 종로 지역구에서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았다. 종로의 서·북쪽에 위치한 평창동·삼청동·사직동 등은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동·남쪽에 위치한 혜화동·창신동·숭인동 등은 진보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돼왔다. 최근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평창동에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시장 선거를 제외한 선거에서 혜화동과 청운효자동은 접전을 펼치는 ‘박빙 지역구’로 나타났다.

지난 대통령 선거 전국 득표율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48.56%를, 이 대표가 47.83%를 기록해 1.03%p 차이를 기록한 반면 종로 지역구에서는 윤 대통령이 49.49%를 기록, 이 대표(46.42%)와 3.07%p 차이를 보였다.

종로에서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동은 평창동(1만3796명)과 혜화동(1만2828명), 청운효자동(8706명)이다. 이 세 동이 차지하는 선거인 수 비율은 35.10%(3만5330표)다. 윤 대통령은 평창동과 혜화동에서 각각 59.31%(6248표), 48.77%(4752표)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반면 이 대표는 청운효자동에서 47.43%(3150표)를 기록, 윤 대통령(47.24%·3137표)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해 진행된 민선 8기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았다.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 시장의 종로 득표율은 57.33%(4만145표)로, 40.45%(2만8327표)를 기록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와 16.88%p 차이를 보였다. 서울 전체에서는 오 시장이 59.05%(260만8277표)를 기록, 송 전 대표(39.23%·173만3183표)와 19.82%p 차이를 보인 것에 비하면 종로에서 격차는 덜 났다. 평창동, 혜화동, 청운효자동에서도 오 시장이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모두 앞섰다. 특히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인 곳은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평창동이었다.

구청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정문헌 구청장(51.49%)이 민주당 소속 유찬종 전 후보(47.09%)를 4.4%p차이로 이겼다. 정 구청장은 평창동에서 64.84%(5143표) 득표, 32.70%(2594표)를 기록한 유 전 후보와 ‘더블스코어’ 차이로 이겼다. 반면 혜화동과 청운효자동에서는 유 전 후보가 정 구청장을 상대로 약간 앞섰다.

‘풀뿌리 민심’을 알 수 있는 시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1석씩 가져갔다. 평창동과 청운효자동 등이 속한 종로구 제1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윤종복 의원이, 혜화동과 창신동이 속한 종로구 제2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소속 임종국 의원이 당선됐다. ‘정당’만 투표하는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52%(3만6605표)를, 민주당이 41%(2만8921표)를 얻었다.



◇숙원사업 ‘지하철’, “강북횡단선 예타 중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돌고 있을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21일 종로구 주민에게 직접 듣기 위해 청운효자동을 찾았다. 평일 낮 도로변 공사와 인테리어 공사로 동네는 분주했다. 청운효자동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3세)는 “대통령 집무실이 떠난 뒤에도 손님은 비슷하게 찾는다”며 “관광객이 많아져 주말 같은 경우에는 더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이 떠난 건 동네 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이 동네는 경복궁을 중심으로 관광객이 많았고, 또 서촌 일대 맛집이 많아 사람들이 모이던 지역”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 인근 삼청동·청운동·평창동·효자동 등의 개발 제한이 일부 풀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효자동에 있는 주민 이모씨(52세)는 “경복궁이 있는 한 개발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우는데 믿지 않는다”며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출마하지 않고 대통령을 생각하는 후보들이 나서는 것도 달갑지 않다”고 밝혔다.

종로 서북권에는 지하철이 없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만큼 차량 정체가 매우 심하다. 역대 선거에서 지하철 신설이 ‘단골 공약’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23일 상명대입구와 평창동을 지나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전 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평창동 주민 한모씨(55세)는 “역대 선거에서 지하철 공약을 내세우지 않은 후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까지 지하철이 예타 통과도 되지 않은 건 그들이 모두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내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정모씨(75세)는 “지하철은 꼭 설치돼야 한다”라며 “이전에는 차를 타고 다녔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운전면허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이 만들어지면 사람이 모일 거고, 이곳에 기업도 들어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동네도 개발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주민센터 앞에서 만난 주민 A씨는 “평창동 주민은 대부분 차를 타고 다닌다”라며 “지하철이 생기면 사람이 많아져 시끄러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동 사는 이유는 서울 중심에 위치하면서도 조용해서다”라며 “지하철이 생겨 사람이 많아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젊음의 거리 혜화동은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청년 1인가구가 많이 밀집됐다. 혜화동 4번출구 앞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씨(21세)는 1인가구 안전 공약을 꼽았다. 그는 “최근 묻지 마 범죄가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며 “1인가구가 사는 주택이 좀 더 안전망을 갖추는 공약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왼쪽)곽상언 민주당 종로지역위원장,(오른쪽)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시스



◇與 ‘최재형’ vs 野 ‘이광재·임종석·김부겸·이재명’ 거론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지키기’에, 민주당은 ‘탈환’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최재형 의원이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 의원은 197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1981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임용되며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 2월부터 사법연수원장으로 근무하던 중 감사원장으로 지명돼 2018년 1월 취임했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감사를 맡으며 민주당과 대립했고 2021년 6월 28일 감사원장에서 사퇴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에 출마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2차 컷오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22년 3월 대선과 같이 열린 재보궐선거에 전략공천됐고, 52.09%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민주당의 종로지역위원장은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회 사무총장을 지내고 있는 이광재 사무총장을 비롯,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부겸 전 총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종로 지역구로 출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를 향해 “내년 총선에서 인천 계양이 아닌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 모습 보여달라”고 말했다.

신율 정치평론가는 “종로 선거에 나간다고, 혹은 이긴다고 무조건 대권주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개인의 역량에 따라 대권주자로 도약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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