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각축장, ‘만리재’서 여의도 갈까

[22대 총선 여기서 갈린다 ③ 서울 마포갑]역사 신설, 교육여건 개선 관심사…여야 현역 ‘교통정리’ 주목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3.10.04 10:33
편집자주2024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7개월 앞두고 진행되는 총선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의석수 절반 이상이 있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253석 중 여당과 야당이 공을 들이는 ‘최대 격전지’가 있다. 정치 1번지부터 리턴매치가 진행되는 지역구, ‘보수 혹은 진보 정당 텃밭’이었지만 변화가 감지되는 지역구 등이다. 이곳에서 부는 바람이 전국으로 퍼지기도 한다. ‘최대 격전지’의 승패는 총선의 명운을 가른다. 최근 선거인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지역의 결과를 분석하고 최대 격전지의 표심이 어디로 기울지 예측해본다.
▲만리재옛길 삼거리, 주민들은 이곳에 만리재역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머니투데이 더리더
서울 마포구 지역구에서 ‘배지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역 의원만 5명이 후보로 거론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이곳의 승부가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승재(비례)·이용호(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국민의힘 의원이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민 이곳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출신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까지 가세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과 동행을 선언하면서,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다음 총선에서 고향인 충남 홍성·예산과 마포갑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수석은 18대 마포갑 국회의원을 지낸 이후 20,21대 총선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역구 현역 의원인 노웅래 의원과 비례대표 신현영 민주당 의원이 후보자로 거론된다.

마포갑 지역구는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현역 의원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부친 (故)노승환 전 의원은 이 지역구에서 5선을 기록하고, 민선 1,2기 마포구청장을 두 차례 역임한 인사다. 노 의원은 17대, 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현재 노 의원이 6000만원대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총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

서울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만큼 전문가는 마포갑 선거가 전체 총선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신율 정치평론가는 “총선을 앞두고 마포갑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여론이 어느 정당으로 기우냐에 따라 서울 판세, 전체 총선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강세 지역’ 무색하게…국힘, ‘과반 이상’ 득표한 구역도


최근 3년 선거 결과를 분석하면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3년 동안 진행된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마포갑 지역구의 표심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울었다.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는 거소선상투표, 관외사전투표가 마포구 갑 지역구만 따로 집계되지 않아 제외했다.

마포갑 지역구는 공덕동, 아현동, 도화동, 용강동, 대흥동, 염리동, 신수동이 해당된다. 이 지역구에서 윤 대통령은 54.23%(4만9749표)를 기록했다. 반면 이 대표는 41.95%로, 12.28%p 차이를 보였다. 서울 전체에서 윤 대통령이 50.56%, 이 대표가 45.73%를 각각 기록, 4.83%p 차이를 보인 것에 비해 미포갑 지역구에서 격차는 더 크게 났다.

마포갑에서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동은 공덕동(2만5890명)과 아현동(1만9432명), 도화동(1만7835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 세 지역구에서 모두 과반 이상을 득표하며 이 대표를 상대로 승기를 잡았다.

지난해 6월 1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이 큰 차이로 이겼다. 특히 서울시 전체에서는 오 시장이 59.05%(260만8277표)를 기록, 송 전 대표(39.23%·173만3183표)와 19.82%p 차이를 기록했는데, 마포갑의 경우 오 시장이 61.42%를 득표해 송 전 대표(36.66%)와 24.76%p 차이 났다. 선거인수가 많은 공덕동, 아현동, 도화동에서도 오 시장이 승기를 잡았다. 특히 아현동과 도화동에서는 표 차이가 20%p 이상 벌어졌다.

마포구청장 선거에서도 마포갑의 경우 국민의힘으로 기울었다. 마포구 전체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박강수 구청장이 48.73%를, 유동균 민주당 후보가 46.77%를 기록하며 1.96%p 차이를 보였지만, 마포갑의 경우 박 구청장이 53.77%를, 유동균 후보의 경우 42.97%를 기록해 10.5%p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의회 의원을 뽑는 선거에서는 마포구 지역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2석씩 가져갔다. 특히 공덕동, 아현동, 도화동이 포함된 마포구 제1선거구에서는 이민석 국민의힘 시의원이 58.26%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용강동, 대흥동, 염리동, 신수동이 포함된 제2선거구에서는 소영철 의원이 51.12%로 당선됐다. ‘정당’만 투표하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마포구 전체에서 국민의힘이 50.94%(8만8515표)를, 민주당은 41.60%(7만2249표)를 기록했다.


“재개발되면서 주민 바뀌어…교육·주거수준 높아져”


마포갑 일대는 2003년 아현뉴타운이 지정되면서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아현뉴타운은 아현동·염리동·대흥동·공덕동 일대 총면적 108만8000㎡, 약 1만8500가구를 짓는 초대형 재개발 사업이다.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주민 한모씨(56세)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이곳은 천지개벽한 수준”이라며 “새 아파트촌이 들어서면서 주민도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아현1구역도 개발사업이 본격화된다. 아현동 699 일대는 최고 29층, 3115가구로 탈바꿈된다. 이곳은 영화 <기생충> 촬영지로 유명하다. 배우 박서준이 최우식에게 과외를 제안한 곳이다. 아현동 주택가에서 만난 주민의 표심은 엇갈리고 있었다. 거주하는 주민 한모씨(68세)는 “여기 사람들은 원래 노웅래였다”며 “아버지 때부터 했으니까 선거 때는 늘 그렇게 찍었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한 주민은 “한번 바꿀 때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현동에 위치한 돼지슈퍼/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만리재역 신설’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후보들의 단골 공약이다. 만리재역 신설이 요구되는 곳은 만리재옛길 삼거리다. 이곳은 마포구와 중구, 용산구가 맞닿아 있다. 여의도- 공덕-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신안산선에 만리재역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미 2011년 만리재역 반경 1km 이내에 서울역, 숙대입구역, 공덕역, 애오개역이 있어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주민과 후보자들은 지역 숙원사업으로 삼고 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현동이 언덕이 많은 만큼 지하철이 마련되면 주민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주민 A씨는 “같은 마포라고 해도 개발이 된 동네는 많이 개발됐지만 이쪽은 아직도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며 “지하철이 들어오면 인구도 늘 것이고 개발될 발판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덕역에서 대흥역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에는 학원이 들어섰다. 강남 대치동 일대에서 유명한 학원들의 분점도 눈에 띈다. 통째로 학원인 건물도 있다. 이곳에서 공인중개업에 종사하는 한 주민은 “재개발이 되면서 마포 집값이 많이 올라 사는 사람 수준도 올라갔다”며 “제2의 대치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교육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원이 들어서면서 공실도 없어지고 임대료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덕역 인근에서 만난 주민 한모씨(44세)는 “학원이 많이 들어섰지만, 아직 교육 수준이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더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이사 가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교육 여건을 개선하거나 주민 삶의 질을 올리는 공약을 많이 내세우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사진=뉴시스



與 ‘공천’으로 내홍 깊어질 수도…野 “검찰수사는 정치탄압”


조정훈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마포갑에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의힘의 상황은 복잡해졌다. 현재 국민의힘은 마포갑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다. 앞서 이용호·최승재 의원이 마포갑 당협위원장직에 도전했으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결정을 보류한 바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8월 2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조 의원 영입과 관련해 “다양하고 많은 분들을 영입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지만 ‘1호 영입’이라며 막 내세우는 것은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마포갑은 지역구 의원이 재판을 받고 있어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이 자신 있어 하는 지역”이라면서 “이런 지역에 인재 영입 인사라고 해서 특수성을 배려하면 당내 갈등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경우 노웅래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재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사를 받고 있는 노 의원은 ‘야당탄합, 편파수사’라고 규정했다. 노 의원은 지난 6월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뒤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정치 검찰의 편파수사, 야당 탄압에 의한 짜 맞추기 수사가 낱낱이 드러날 것”이라며 “돈을 준 사람은 없는데 받은 사람만 있는 엉터리 수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초선 비례대표 신현영 의원이 마포구 염리동에 살고 있어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지역 활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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