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인권의 사각지대', 외부 감시 통해 차단해야

법의 사각지대, 그곳에서 희망을[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임윤희 기자입력 : 2016.10.10 15:16
편집자주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 그곳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을 알리고 더 나아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코너로 소외된 곳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법의 울타리를 함께 모색 해 나아가고자 한다. 아동 놀이터 문제를 시작으로 다문화, 군대 선진화법, 주거문제, 중소기업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 관련 법 제정까지 확장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10월호에는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만나 군사각지대를 파해 쳐 보고자 한다. /편집자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휴전국이다. 이런 현실 때문에 군인의 인권에 대한 문제는 늘 등한시 됐던것이 사실이다. 군 기강을 확립하여 전투력을 상승시키는 것은 군 간부의 능력이라 여겼었다.
2014년 윤 일병 사건은 군대 내 집단 구타 사망사건으로 군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 인해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법률 제13631호)이 사건 이후 2년 만인 2016년 6월 30일 자로 시행되고 있다.
헌법 37조 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군인복무규율은 군인의 권리를 법률이 아닌 규율로 정하고 있었다. 
분단국가라는 특수 사항 때문에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자유와 권리를 반납하고 2년간을 계급사회인 군대에서 적응해 나가야 했던 젊은 군인들의 모습에 군인의 지위 향상에 대한 법 시행은 변화를 이끌어 나아갈 기쁜 소식이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 내 단합이 잘되고 상사와 부하직원과의 관계가 좋은 조직이 효율도 높고 그 관계도 오래가는 법이다. 군대 또한 커다란 조직이다. 그것을 유지하는 근간은 분명 있어야 하지만 인격체로서 서로 존중하는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
사회 전체가 변하고 있다. 까라면 까라는 식의 구식문화는 개인의 사생활과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 경청하고 토론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 그간의 군 병영의 문화는 구식이었다.
이제 시작하는 이법을 필두로 많은 법과 제도들이 구식문화로 물들어 있는 군을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그 안에서 통제와 질서를 찾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강한 국방력과 단합된 군인의 힘이 생길 것이다. 
2009년부터 군 인권을 위해 노력한 작은 단체가 있다. 군대 가는 사람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전화 아미콜(army call)을 운영하고 있는 군인권센터다. 작지만 군을 감시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나가고 있는 센터는 임태훈 소장이 이끌고 있다. 군 인권을 위해 긴 시간 발로 뛰고 있는 임 소장을 만나 설립 계기와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묻고 그가 생각하는 군의 사각지대와 해결 방안에 대해 들었다.

-2009년 군인권센터를 설립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2005년에 군 인권실태조사(국가인권위연구용역)에 연구원 자격으로 참여해 육·해·공 실태 조사 할 기회가 있었다. 군에서 최초로 외부에 문을 개방했고 연구원들은 군에서 사전 준비를 할 수 없게 계획을 짜서 불시에 방문했었다.
조사하고 보고서를 쓰면서 군을 상시적으로 감시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준비해서 4년 만에 군인권센터를 조직했고 2009년 12월에 개소식을 했다.

-우리나라는 휴전국으로 민간인 신분의 인권과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정의 하나
▶군인권이라는 게 사실상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상 기본 법과 유엔이 정한 국제 인권에 부합해야 하는 것이 맞다.
법률로 군인의 인권에 대해 제한해야 하는데 법률이 아닌 규율로 제한했기 때문에 이것 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는 사항이다. 6월 30일부터 '군인복무규율' 대신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법률 제13631호)과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함께 시행되고 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은 2014년에 발족한 민·관·군 병영문화 혁신위원회의 권고와 지난 19대 국회에서 군인의 인권 및 복무와 관련된 입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정됐다.

-군 인권의 사각지대라면 어떤 것이 가장 심각하다고 보나
▶군대 내 인권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피해 양상이 아니라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병사 한 명 한 명을 존엄한 주최로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군에서는 자원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것도 잘못된 것이다. 군인이 낮은 월급에 과도한 업무량과 과도한 통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병사들을 농노 취급하고 인격체로 보지 않는 것이 군대 내 인권문제에 가장 핵심적인 기조다. 어디서 어떤 사고들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고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런 사각지대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양지로 끌어내는 것이 바로 외부 감시라고 본다. 인권이 향상된다고 군 안보가 무너진다는 발상은 착각이다. 군이 자정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모든 국민이 주지하는 사실이고, 그것을 의심하는 국민은 없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감시와 견제가 매우 필요하다. 
잘 생각해보면 군은 정부 부처 중에 예산을 45조나 쓰는 기관인데 타 기관 대비 감시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2014년 11월에 ‘군 인권 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특별위원회’(이하 ‘군인권 특위’라 함)를 설치해 약 9개월의 활동을 통해 군인권에 획을 그을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중 여야 합의로 결의안이 채택되었던 군 인권보호관제도(황영철의원 대표발의)는 차관급을 임명해서 40여 명의 직원을 두고 군을 계속 감시하는 제도로 군에 상시 방문권이 주어지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자료제출 요구권이 명시되어 기밀을 요하는 문서도 접근 가능하다. 국방부 입장에서는 성가신 시어머니가 생기는 것이다. 19대 때는 군과 청와대 반대로 무산되었지만 국민 앞에 약속한 만큼 올해 꼭 법안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센터는 후원금으로만 운영되나
▶100% 후원금으로만 운영된다. 정기적으로 회원 가입하신 분들이 5,000원부터 여러 형태로 본인의 경제 능력에 맞게 월 후원해주시고 있다.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으며, 프로젝트에 한에서만 받고 있다. 때문에 예산이 넉넉지 못해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예비입영자를 위한 인권학교’를 개최 했는데 반응은
▶예산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대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고자 한다.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은 이런 교육을 할 역량이 갖추어진 기관으로 군대에서 인권침해하지 않고, 또 당하지 않고 잘 다녀와서 복학하게 하는 교육의 필요성이 있는 기관이다. 군대 가기 전에 인문 교양 강좌를 1학점 짜리라도 개설해서 듣게 한다면 우리가 준비하고 홍보하고 모집해서 교육하는 과정보다 훨씬 더 합리적일 것이라고 보고 일부 대학과 MOU 체결을 통해 이런 문제를 풀어 보려고 한다. 
-아미콜은 어느 정도의 콜이 오고 있으며, 콜에 대한 대응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아미콜은 2014년 윤 일병 사건을 기점으로 연간 1300콜 이상 울리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38콜을 받았다. 콜에 대한 대응은 법률구제 요청을 한다던가 국가인원위원회 제삼자 진정을 통해 개입을 한다던가 자체적으로 부대 해결이 가능하다면 피해자 권리 구제가 될 수 있도록 직접 방문을 하기도 한다. 사안에 대한 중대성에 대해 부대 관계자에게 이야기하고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바람직한 군 인권의 미래상은
▶미래상이라고 하면 선진국 군대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징병제 내에서 군인의 권리 회복은 통제를 강화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병영문화라고 본다. 가두어 놓는 병영 문화에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기는 선택권이 없다. 폐쇄된 공간에서는 피해를 당하거나 도망치거나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대표군인제도를 도입했다. 불법적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법에 명시했다. 우리는 무엇이 불법인지 무엇이 합법인지 조차도 알지 못한다. 24시간 붙어 있기 때문에 공과 사의 구분 없이 상관이 사적인 지시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런 구분조차 할 수 없다.
또한 병사들의 외출 외박을 통제하는 것은 휴일에 터졌었던 6.25트라우마라고 본다. 병역의 15%만 외박을 보낼 수 있고 80% 이상은 잡아 두고 있다. 한국전쟁 때 병영 구조에 대한 부분을 아직 답습하는 것이 문제다. 
-마지막으로 입대를 앞둔 군장병들께 한마디 한다면
▶부모님들이 조금 자기 자식을 지키는 방법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우리 같은 단체에 회원가입해서 같이 감시하는 역할 해주셨으면 한다. 거대한 병영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그 군을 감시할 수 있는 군인권단체는 유일하게 하나고 회원이 겨우 500명 뿐이다. 육아도 공동체로 가고 있지 않나.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더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내 자식 문제라고 생각하고 후원자로 가입해 주시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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