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 ‘게임만 하던 놈’, 정치와 한판 붙다

[일류가 사는 법]“유튜브 악플은 나의 힘… 정치 대중화하는 청년의 가교 역할이 꿈”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2.03 13:20
편집자주힘들 때 우는 자는 삼류, 참는 자는 이류, 웃는 자가 일류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이 시대의 진정한 일류라는 의미다. 평범한 인생을 거부하고 다양하게 도전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이 ‘안 된다’고 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사진=머니투데이
프로게이머와 유튜버, 그리고 정치인. 29세의 젊은 나이에 세 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있다.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이다. 18세에 MBC게임 HERO 입단했다. 경쟁해야 하는 분위기는 그를 압박했다. 자신감이 없어진 탓에 1년 만에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2018년 1월부터 유튜버 ‘알리미 황희두’를 시작했다. 어느덧 구독자 18만 명을 보유한 유명 인사다. 지난해 11월에는 민주당 총선기획단에, 지난 1월에는 공천관리위원회에 합류해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
 
‘민주당 인재에 페이커 추천’, ‘내 역할은 욕받이’. 20대답게 그가 보는 시선은 참신하다. 간단하면서도 쉬운 용어를 사용한다. 소위 ‘헤드라인 뽑기 좋게’ 말한다. ‘위원’이라는 호칭도 어색한 그는 “헤드라인으로 뽑힌 기사를 보면 ‘이게 왜?’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아직은 어리둥절해한다.

언뜻 생각하면 그가 가진 직업들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보이지만 황 위원은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그는 “프로게이머와 정치는 전략을 짠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말했다. 프로게이머 시절 늘 게임 전략에 대해 생각했다.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하고 미래를 봐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그는 요즘 길을 걸으면서도, 밥을 먹을 때도 늘 ‘전략’에 대해 생각한다.

프로게이머의 정치권 깜짝 등장에 ‘악플’은 덤이다. 그는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악플은 단련됐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악플이라도 다 읽어본다. 비난이 아니라 비판은 받아들여야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직접 경험한 정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난달 17일 황 위원과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직접 정치를 해보니까 어떤가
▶밖에서 봤을 때랑 다른 게 많다. 직접 회의에 참석하면서 느낀 것은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가 거론된다는 것이다. 과정은 알려지지 않고 결과만 드러난다. 취지가 왜곡되거나 오해를 사기 쉽다. 생각보다 정치인들이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하거나 왜곡된 주제는 무엇인가
▶여성과 청년 문제다. 민주당 회의에 참석하면서 느낀 것은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여성과 청년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민주당에 들어왔을 때도 ‘얼굴마담’이라느니, ‘보여주기 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했다. 총선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략지역에 여성 우선 공천을 고려한다든지, ‘20대 무상경선’, ‘30대 반값경선’ 등을 만든 것을 보면 의지가 뚜렷하다.

-인재영입에 대해 평가하자면
▶메시지가 명확했다. 단순히 한 사람을 영입하기보다 21대 국회에서 당을 어떤 당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을 직접 보니까 어땠나? 한 줄 평을 하자면
윤호중 사무총장은 정리를 잘한다.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합의안을 잘 찾는다.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위트도 있다. 정청래 전 의원은 사람과 소통을 잘한다.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할까, 거짓 없이 느껴진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과묵한데 날카롭다. 전략적인 사고를 많이 한다. 강훈식 대변인은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한 분이다. 국회의원이라고 하면 권위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그걸 깨줬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내공이 있다. 다양한 단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상황에 적절한 말을 한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굉장히 겸손하다.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고 느꼈다.

이해찬 대표는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귀엽다. 실제로 손주들과도 소통을 많이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무섭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대화를 해보니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은 ‘강골’인데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밖에 뵙지 못했다. 짧게 봤지만 느껴지는 것은 ‘신중함’이었다. 바둑을 잘 둔다고 한다. 마치 바둑을 두는 것처럼 신중하게 필요한 말만 한다. 개인적으로 나와는 정반대라는 느낌이 들었다. 저런 신중함을 배우고 싶다고 느꼈다.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사진=머니투데이
프로게이머에서 유튜버로…“우리나라는 이스포츠 종주국”


-요즘 바쁘겠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친구들을 못 만나고 있다. 친구들은 영상만 보고 ‘영상 한 개 올리는데 뭐가 바쁘냐. 바쁜 척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일을 만들어서 하는 스타일이라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주변에 이야기하고 다녔는데 민주당에 합류하면서 일복이 제대로 터졌다. 이 자리를 빌려 이야기하고 싶다. ‘친구들아, 나 진짜 바빠.’

-유튜브 조회수가 어느 정도일지는 예상할 수 있나
▶괜찮겠다 싶은 게 저조하고, 높지 않을 것 같은 게 터지기도 한다. 하루에 하나는 최소한 올리자고 생각했는데 이슈 터질 때는 세 개까지 올린다. 너무 어려운 내용이 많으니까 핵심만 요약해서 알리고 있다.

-영상 편집은 어떻게 하나
▶혼자 한다. 유튜브 시작 전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를 두 달 정도 학원 다니면서 배웠다. 또 동영상 메인 섬네일은 포토샵으로 작업한다.

-주 시청 연령층은 어떻게 되나
처음에는 10대부터 30대까지였는데 시사 이야기가 많다 보니 40대에서 70대 구독자도 늘었다. 연령대가 다양해져서 재밌다.

-우리나라에서 e-스포츠 산업은 어떤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은 이스포츠 종주국이다. 이스포츠 산업이 굉장히 크다.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이 큰 것에 비해 관심이 적다. 오히려 외국에서 투자가 더 많아 한국인 선수들이 미국팀이나 중국팀에 들어가기도 한다. 게임 결승에서 ‘한국인 대 한국인’이 붙기도 하는데, 뒤에 걸린 국기가 다르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참 아프다. 한국인의 우수함을 알릴 수 있는 계기인데 계속 묻히는 것 같다.

-프로게이머 수명은 어떻게 되나
20세 전후로 생각한다. 20세까지 뚜렷하게 경기에서 이긴 적이 없다거나 데뷔하지 못하면 불안해한다. 일반 친구들은 20세 전후로 대학을 간다. 프로게이머가 그때 대학을 가려면 중고등학교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 마땅히 할 게 없어서 은퇴하지 못하고 계속 게임을 하기도 하다.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은퇴 이후에도 다양한 직업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프로게이머는 모든 게임을 잘하나
나 같은 경우에는 스타크래프트 빼고 게임을 못한다. 나는 노력형이다. 머리가 좋다기보다 겨우겨우 노력해서 프로게이머가 된 경우다. 다른 게이머들은 게임을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잘할 수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프로게이머여서 친구들과 PC방에 갈 때 모두 나와 편을 먹고 싶어 하지만 막상 해보면 그렇게 잘하지 않아 괜히 편 먹었다고 한 소리 듣는다.(웃음)

-은퇴 전 임요한 선수한테 패해 ‘재물 태란’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마치 임요한 선수한테 져서 은퇴했다고 알려졌지만 오해다. 은퇴선언 후 패배한 것이다. 프로게이머 세계에 들어가자마자 환상이 깨졌다. 너무 경쟁이 심하고 친하게 지내는 동료를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힘들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생활하니까 스스로 위축됐다. 은퇴를 결심한 이후 임요한 선수와 경기가 있었다. 크게 지고 나서 ‘비운의 게이머’라는 말이 붙었다. 오히려 ‘황제’로 불리는 임요한 선수한테 패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인지도도 조금 올랐다.

-프로게이머와 정치인, 비슷한 점이 있다면
프로게이머는 24시간 전략을 생각한다. 밥을 먹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온통 게임 전략에 대해 생각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게 탑재됐다고 해야 하나. 이길 방법에 대해서 아주 많이 생각한다. 정치도 비슷하다. 정치도 전략이다. 어떻게 전략을 세우고 말해야 하는지 항상 생각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게 많다.
지난해 11월 영입됐을 때 ‘게임만 하던 놈’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좋지 않게 보는 사람도 많다. 문제아 취급을 받기도 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로게이머 중 머리가 좋은 사람이 굉장히 많다.

-롤모델이 있나
유튜브 채널 ‘새날’의 푸른나무PD라는 분이다. 이 동영상 채널은 정치와 청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나 유시민 이사장처럼 방송을 통해 정치를 대중화하고 싶다.

-프로게이머에서 유튜버, 정치인까지 도전하는 인생을 살았다. 도전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동력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처음에 프로게이머가 된다고 했을 때 선생님조차도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오기가 생겼다. 사람들이 모두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프로게이머가 됐다.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큰 경험을 했다. 유튜버도 마찬가지다. 한다고 했을 때는 ‘개나 소나 유튜버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그런 조롱을 받으면 더 열정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악플은 오히려 나의 힘이다. 프로게이머 때부터 악플을 받았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단련이 된 듯하다. 도전한다고 했을 때는 손가락질받을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이 나에게 동력이 된다. 앞으로 더 많이 실패하고 싶다. 실패를 많이 했다는 것은 어떤 도전이든 한다는 의미다.

-권력이란 무엇일까
▶고등학생 때 친구들한테 무시를 당했다. 게임만 해서 살도 많이 쪘다. 자신감이 없는, 소극적인 학생이었다. 다른 친구들이 나를 기피하는 게 느껴졌다. 그때 소위 ‘잘 놀던 친구’가 나를 편견 없이 대해줬다. 아직까지 친구로 지내고 있다. 며칠 전 ‘그때 너는 나를 왜 무시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친구끼리 그런 게 어딨냐’고 답하더라. 힘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무시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강자와 약자 구분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 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변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이 어울리는 사회를 꿈꾼다.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위원
1992년 1월 29일 서울시 출생
MBC게임 HERO
대한북레터협회 상임부회장
농산어촌홍보개발원 강남구 한류스타 홍보대사
청년문화포럼 회장
2017 한국 홍콩 청년 교류활동 문화사절단 단원
서울청년시민회의 청년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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