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항공모함 보유국…해군전력 어떻게 달라지나

[서동욱의 더(the) 밀리터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0.10.03 08:46

독도함 전경 / 사진 = 뉴스1

한국형 경항공모함 건조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3만톤급 선체에 수직이착륙 전투기 등 2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 2033년 전력화한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지난 8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구상을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반도 인근해역과 원해 해상교통로를 보호하기 위해 경항공모함 사업을 본격화한다" 설명했다.

◇한국형 경항모, 성능은 어느 정도 = 항공모함은 9만톤급 이상을 ‘대형항모’, 4만~6만톤급을 ‘중형항모’, 그 아래를 ‘경항모’로 부른다. 운용 목적에 따라 상륙함이라고도 불리는데 3만톤급이면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독도함과 마라도함의 1.5배에 달한다.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를 최대 16대 탑재할 수 있고 해병대 병력 3000여명, 상륙 장갑차 20대를 실을 수 있다.

미국·일본·이탈리아 등이 운용하고 있거나 배치를 계획 중인 동급 함정을 참고하면 한국형 경항모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다. 배수량 2만5000~3만톤급인 미국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 이탈리아 신형 상륙함 '트리에스테', 일본 경항모 '이즈모 카가' 등이 그것이다.

뉴올리언스함은 길이 208m, 배수량 2만5000톤급인데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는 스텔스 설계로 건조된 함정이다. 수송헬기(CH-46)와 다목적 헬기인 오스프리(Osprey, MV-22) 등을 탑재하고 있다. 이탈리아 신형 다목적 강습함 '트리에스테'는 배수량 3만3000톤급으로 길이 245m, 폭 47m 규모다. 이즈모 카가는 헬기 탑재형 호위함인 ‘이즈모’(길이 248m·배수량 2만7000톤)급 이다.

우리 경항모에 탑재할 전투기는 현재로선 F-35B 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F-35A는 미 공군이, F-35B는 미 해병대가 ,F-35C는 미 해군이 운용하는 전투기다. F-35A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공군 전투기로 활주로를 달려 날아 오른다. F-35B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F-35C는 항공모함 강제착륙을 도와주는 장치 ‘어레스팅훅’을 달고 있어 좁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F-35B는 마라도함에 탑재하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군 당국은 2018년에 ‘LPH (대형 수송함) 미래항공기(F-35B) 탑재운용을 위한 개조·개장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입찰 공고를 냈는데 입찰에 나선 업체가 없어 무산됐다.

미국 항공모함 전단 / 사진 = 뉴스1

◇경항모 꼭 필요한가 찬반논란 = 경항모 보유에 대해 안보·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보유가 필요하다는 측은 '경항모의 전략적 효용성'에 주목한다. 독도와 이어도 같은 분쟁해역에서 경항모를 보유하면 우리의 전략적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군사적 관점뿐 아니라 해상교통로와 해양주권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이 바다를 통해 이동하는 만큼 원거리 해역에 군사력을 투사하기 위해 경항모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찬성론자 가운데는 경항모가 아닌 중형항모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한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당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주변국 전력을 감안하면 경항모가 아닌 중형항모급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경항모는 단거리 이륙 및 수직이착륙기 외에는 기동이 불가능해 다목적성 측면에서 전술적으로 제한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대 측 논리는 작전반경이 짧은 한반도 해역에서 경항공모함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공중급유기를 도입해 작전 반경이 넓어진 상황에서 함정에 전투기를 싣고 다니는 건 중복투자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 문제도 논란이다. 2018년 기준 해병대를 제외한 해군 인력은 4만1000명 남짓이다. 병역자원 감소, 복무기간 단축 등 가용 병력이 줄고 있는데 대규모 인력이 탑승해야 할 경항모 도입으로 오히려 전력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들은 경항모 대신 신형 구축함과 핵 잠수함 추가 건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해에서 훈련 중인 미 항공모함 / 사진 = 뉴스1

◇경항모 가세 한국해군, 어떻게 달라지나 = 우리 해군은 현재 동해 1함대, 평택 2함대, 목포 3함대가 각각 동서남해를 관할하는 구조다. 제주에는 이지스 구축함과 한국형 구척함으로 구성된 해군 최정예 전력 제7기동전단이 배치돼 있다. 해군은 한국형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KDDX 전력화에 맞춰 7 기동전단을 확대, 기동함대사령부를 창설할 계획이다.

기동함대사령부는 3개의 기동전단으로 구성되는데 2020년대 초반 추가 건조되는 이지스 구축함(7600톤급) 3척과 KDDX 6척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기동함대사령부가 창설되면 유사시 동·서·남해 3면을 각각 방어해야 하는 1·2·3 함대를 이동시키지 않고 기동함대사령부 소속 전단을 출격시킬 수 있다.

해군은 창설 100년이 되는 해의 청사진인 ‘해군비전 2045’ 에서 미래 해군력 규모를 3개 해역함대와 1개 기동함대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경항모 건조계획이 그 첫걸음이다. 기동함대가 해상교통로 보호와 해양주권과 관련한 임무를, 3개의 해역함대가 3면의 바다를 방어하는 개념이다. 1개 기동함대는 3~4개의 기동전단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경항모와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 등 최첨단 자산으로 형성된다.

경항모사업이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문가들은 경항모의 작전 운영개념이 새롭게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항모에 탑재될 항공기의 운용 및 정비 주체, 교육과 훈련, 군수지원 프로세스 등이 정립돼야 한다는 강조한다. 경항모 건조와 운용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공군과 육군력 저하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책 안보기관 관계자는 "미래 전장에 부합하는 성능의 경항모를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함정건조기술과는 차별화된 기술혁신이 필수적"이라며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철저한 계획 수립과 소요 예산 확보 등 일련의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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