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근형 시티넷 대표, “북한 도시 협력 이끌어 긴장완화 노력”

환경·교통·대기오염 등 도시 간 외교, 남북관계에 도움 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박영복 기자 입력 : 2020.12.23 10:34
편집자주국제기구 ‘시티넷’은 UNESCAP, UNDP, UN-HABITAT 세 기관의 합작 프로젝트로 설립됐다. 국경을 뛰어넘는 도시 간 협력을 통해 공통된 과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방자치 단체 및 기관, 비정부 기구, 기업 등이 모여 결성됐다. 31년 역사의 국제도시 협의체로 서울특별시가 의장을 맡고 있다. 2013년 서울로 사무국을 이전하면서, 서울시의 눈부신 성장 경험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도시들과 공유하는 선도적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시티넷의 대표직을 맡아 사무국을 이끌고 있는 임근형 대표를 만나봤다.
▲ 임근형 시티넷 대표
-취임 소감과 코로나 시대에 있어 시티넷의 중요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해 말까지 서울특별시 국제관계대사로 지냈다. 도시 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현재 시티넷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도시 외교의 일익을 담당하게 됐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국가 간, 도시 간 협력이 더욱 강조되어 시티넷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때에 취임하게 되어 더욱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진다.

코로나19 문제가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반면, 아-태 지역 내 컨트롤 타워는 부재함을 느꼈다. 그런데 K-방역이 각광받게 되면서, 코로나19 상황에 있어 서울시가 선재적 대응을 해나감에 따라 시티넷의 의장도시인 서울시와 함께 문제에 대응하게 된다면 지역 차원에서 도움이 되겠다 판단했다. 시티넷은 아-태 지역 내 도시 간 협력 기구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구조적으로 단단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지역 차원의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티넷 소개와 역할 및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시티넷은 기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도시 간의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1987년, 요코하마 선언(1982년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와 유엔해비타트가 주최한 제1회 아-태도시회의에서 인간주거환경 발전을 위한 지방정부와 NGO 간 협력 촉진 선언)을 기반으로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UNESCAP),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해비타트(UN-HABITAT) 세 기관의 합작 프로젝트로 시티넷이 설립됐다. 이러한 이유로 지역 내 도시 간 협력 외교에 있어 가장 권위 있고,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 지난해 11월 네팔 랄릿푸르에서 개최된 제38차 시티넷 집행위원회에서 치리바부 마하잔 랄릿푸르 시장과 임근형 서울시 국제관계대사(현 시티넷 사무국 대표)가 기념품을 교환하고 있다.
코로
나19와 같은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시티넷이 이러한 역사와 네트워크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응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생각한다. 시티넷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이행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SDGs는 인류의 보편적 문제와 지구 환경 문제, 경제 사회 문제를 2030년까지 17가지 주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해결하고자 이행하는 국제 사회의 최대 공동 목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역임할 당시 세워진 SDGs를 분야별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상황에 맞게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시티넷은 세계도시 정책공유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도시 차원에서 SDGs가 이행될 수 있게 선도해나가고 있다. 이 플랫폼은 2016년 시티넷, UNESCAP과 서울시와 공동으로 개설했는데, 온라인 플랫폼은 도시문제해결 정책공유와 소통의 장 역할을 하고, 도시 차원에서의 SDGs 이행 목표별로 구체적인 도시 정책을 소개하며, 예산, 인력, 이해관계자, 기간 등의 노하우를 담는다.

그리고 역량강화 연수와 기술 이전 이 두 가지 분야에서의 역할이다. 시티넷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각 지역의 도시에서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현지 연수 파트너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 첫 번째는 서울에 소재한 서울특별시 인재개발원으로, 주로 교통 및 스마트 시티 관련 역량강화 연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소재한 쿠알라룸푸르 지역 교육 센터와는 매년 1~2회 정도 인프라 및 저탄소 도시 개발을 주제로 한 연수사업을 진행한다.

세 번째로는 인도 델리에 위치한 인도주택도시개발공사에서는 중저소득층을 위한 어포더블 하우징 공급 등을 주제로 한 연수사업을 매년 진행하며, 마지막으로는 말레이시아 페낭에 위치한 싱크탱크로, 이곳에서는 도시 회복력에 대한 온라인 웨비나 시리즈 기획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및 시티넷 회원 기관이 다자협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파트너를 발굴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나아가 개인적 바람이라면, 사업성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 지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국내외 원조기관과 연계해 발전시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 2018년 4월 개최된 유럽연합 세계도시 프로젝트 최종회의에 한국 참가도시 4개와 유럽연합 파트너 도시 대표단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시티넷이 당면한 과제와 이에 대한 해법이 있다면
유엔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7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할 것임을 예측해왔다. 지난해 UN이 개최한 Asia-Pacific People's Forum on Sustainable Development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항목의 65% 이상이 도시에서 달성해야 하는 항목으로 지방정부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해인 2030년이 10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도시화 문제에 대응하고, 대응에 필요한 도시 및 기관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본다.

거시적으로 아-태 지역 내 도시들에 있어 도시 간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판단한다. 이러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 시티넷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미시적으로는 국내외적으로 대외적인 노출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시티넷 사무국은 2013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서울로 이전한 후 한국 내에서조차도 기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지자체가 많다. 이에 한국 내 외연 확장을 하는 것이 첫 번째 해결책이 되겠다. 두 번째 해결책은 국외 외연 확장이다.

▲ 서울시에 위치한 시티넷 사무국 직원들
현재 시티넷 회원은 약 170개이며, 그중 도시는 100개 정도이다. 아시아 지역 중 가장 큰 중국과, 태평양 지역에 포함된 오세아니아 국가의 도시들이 시티넷 회원으로 모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는 북한의 도시들이 시티넷과 같은 기능적인 기구를 통해 대외개방을 하고, 국제 교류에 참여한다면 역내 긴장 완화와 북한 주요 도시들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서울시가 회장도시인데 시장의 부재로 어려움이 없지 않은지
서울시장이 시티넷 의장이기 때문에 의장직의 일시적 유고로 인한 시티넷의 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시티넷 사무국은 서울시의 정치 일정을 회원들과 공유하고,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시장대행으로 “시티넷 의장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시티넷은 4년마다 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차기 총회는 내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새로 선출되는 시장께서 총회에 참석해 다른 회원 시장들과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 서울시-서울시 인재개발원-UNESCAP과 시티넷이 공동으로 주최한 ‘스마트 시티 역량강화 연수사업’에 시티넷 회원도시 공무원들이 참여해 서울의 교통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팬데믹으로 모든 행사가 언택트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힘든 부분이 있다면
시티넷은 네트워크를 하는 기관으로, 언택트로 네트워크가 이루어질 경우, 효율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온라인 강의와 출판 사업 등을 통한 홍보, 메일링 등을 통해 언택트로 인해 발생하는 결점을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사례로 사무국은 도시별 코로나 현황과 대응 방법을 시티넷 회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올해 4월 ‘Consultation Series on Rapid Responses on COVID-19’라는 주제로 웨비나 시리즈를 개최했다.

첫 번째 웨비나에서는 서울시와 타이베이, 요코하마의 사례를 다루고, 5월에는 서울시 조인동 기획조정실장, 나백주 시민건강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공유했다. 6월에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보건적인 방면으로 팬데믹 시대의 업무연속성계획의 영향에 대해 논하며 일본 도쿄, 필리핀 일로일로, 스리랑카 콜롬보의 사례를 공유한 바 있다. 네 번째는 인도의 비정부기관인 INHAF와 협력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정보 활용의 중요성을 다루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세 차례에 걸친 기후 변화 리더십 역량강화 연수 웨비나를 진행했다. 파트너 기관과 함께 5개 정도의 웨비나에 참여해 아-태 지역 코로나19의 현황을 공유했다. 그 외에 발간물 및 연구 사업으로 지난 7월 코로나19에 대한 현지 대응 및 대책 특별 간행물을 발간했다. 이 간행물은 서울시, 수원시,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등 10여 개의 도시 사례를 담고 있다. 나아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으로는 ‘코로나19의 영향 및 도시의 회복력 평가’를 주제로 한 시티넷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39차 시티넷 집행위원회에서 임근형 시티넷 사무국 대표가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바이든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국내외 자금 조달 기관의 지원은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바이든 시대는 더욱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SDGs의 이행을 선도하는 유럽연합이 세계적인 주체로서 유럽연합으로부터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유럽연합으로부터는 최근 두 차례의 사업을 지원받은 바 있다. 첫 번째는 2017~18년에 진행된 유럽연합 세계도시 프로젝트로, 유럽 도시 4곳과 한국 도시 4곳들 간의 장기적인 협력사업을 도출하기 위해 기획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상호 협력을 통해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 시티 도시 정책에 대한 파일럿 프로젝트 수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두 번째는 올해 1월 바르셀로나 광역행정청의 건물 에너지 효율성 모범 사례 및 정책을 학습하고 한국의 사례와 비교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지원받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외 무상 협력 사업을 전담하여 실시하는 기관으로 1991년 4월에 설립되었으며 한국과 개발도상국의 우호 협력 관계 및 상호 교류를 증진하고 이들 국가들의 경제 사회 발전을 지원함으로써 국제 협력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KOICA를 통해 SDGs 이행을 선도하는 사업을 진행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사업은 바이든 시대에 더욱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현 정부의 뉴딜 정책의 근저에는 친환경, 재생 등이 모두 관련되어 있기에, 시티넷 업무 분야와 결부된 일들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궁극적으로 북한과 관련된 현안들을 시티넷과 같은 다자기구를 통해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 시티넷 도시들의 경우, 시장이 중앙정부에 의해 임명된 곳과 민선으로 시장을 선출하는 곳을 나눌 수 있다. 우리 기구 내 능동적으로 활동하는 도시들의 경우에도 대부분 민선으로 시장을 선출하는 도시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시장을 임명하는 곳은 중앙정부의 의지에 따라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결국 ‘탑다운’이냐 ‘바텀업’이냐의 문제라고 본다. 시티넷은 정치색이 투영되지 않은 도시 외교를 하는 기관으로 바텀업이 적합한 기구라고 할 수 있다. 바텀업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지역 차원의 도시 협력은 정치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고, 이러한 이유로 상대 국가의 정치 체계와 무관하게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개인적으로 바라는 소망은 북한 도시와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도시가 가지고 있는 환경, 교통, 상하수도, 대기오염 등의 문제점에 집중해 도시 간 외교를 통해 협력을 이끌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정치적인 타결을 보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대북정책의 일부라고 판단한다. 예컨대 서울시가 대동강 수질 개선에 있어서 기술 협력을 이끌어내고 북한은 대한민국의 이행 경험을 적용하는 등의 사업이 연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남북 관계에 유용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임근형 시티넷 대표

●외무부 입부(1981.12, 제 15회 외무고시)
●외무부 장관 표창(1991), 대통령 표창(1995)
●전 유럽 국장(2007.1)
●전 주덴마크 특명전권대사(2008.5)
●전 국회의장 외교고문(2011.3), 덴마크 공로 훈장(2011)
●전 평가담당대사(2013.4), 전 주헝가리
●특명전권대사(2014.11)
●헝가리 공로 훈장(2017)
●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2018.10)
●홍조 근정 훈장(2020)
●현 시티넷 대표(2020.1~)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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