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희망은 소처럼 다가온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1.01.08 16:09
한겨울 추위에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1년 신축년 새해는 어김없이 밝아옵니다. 흰 소띠의 해인 신축년은 하얀색에 해당하는 천간 ‘신(辛)’과 소에 해당하는 지지 ‘축(丑)’이 만나는 상서로운 해가 된다고 합니다. 흰소는 강인함과 부지런함을 상징하며 신성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새해의 띠와 색깔로 덕담을 나누곤 하지만 2020년 한해가 유례없이 힘든 시기였기에 그 의미와 풀이에 더욱 눈길이 갑니다. 끝 모를 바이러스의 공포는 여전히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인파가 몰리던 시내 중심가는 사람 보기 어려운 음울한 밤거리로 변했고 연말·연초의 들뜬 분위기는 이제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고, 가족과 여행길을 나서던 흔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코로나19가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2020년은 감염병의 공포 말고도 속절없이 뛰는 집값·전셋값을 체감해야 했습니다. 

추미애-윤석열의 싸움은 1년 내내 정치·사회 이슈를 빨아들이며 진영논리와 권력투쟁이 난무하는 끝장대치를 연출했습니다. 추-윤 갈등 속에 정책 어젠다는 실종됐고 논리의 힘이 아닌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희망의 조짐도 보입니다. 

백신 소식이 그렇고 우리 경제가 기지개 켤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코로나 백신이 100% 확신할 수준은 아니지만 "국민 절반 정도가 백신을 접종하면 급속하게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는 정부 당국의 설명을 믿고 수급 계획과 접종 일정을 차분히 기다려야겠습니다. 

일부 언론에선 백신 수급에 문제를 제기하지만 외국의 접종사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나서 우리 국민들에게 접종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잘못된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코로나 충격으로 두 분기 연속 뒷걸음치던 한국 경제는 2020년 3분기에 2% 넘게 반등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이 기간 부진을 면치 못하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설비 투자 등이 늘어난 덕분입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 변수지만 백신 효과를 통한 세계경제 회복과 맞물리면 경제가 V자형으로 급회복하며 정상궤도도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마 쏟아지는 확진자를 보면서도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것은 코로나사태 이후 정상화된 경제를 앞당겨 상상하기 때문일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하게 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도 저는 희망의 요소를 보고 싶습니다. 공수처가 정권의 '안위기관'으로 변질 된다거나 또 다른 '괴물 수사기관'으로 작동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검찰권 견제라는 분권의 기능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고 하지요. 2021년은 희망을 이루는 도전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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