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의 더(the) 밀리터리]북한, 핵잠수함·극초음속무기 만들 수 있나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1.02.05 09:48
북한이 지난 1월 진행한 열병식 모습 / 사진 = 뉴스1
북한이 새해 들어 핵 잠수함 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공식화하고 극초음속무기 개발을 시사하는 등 ‘전략무기’에 대한 과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이 열린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열병식을 개최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탄도미사일 개량형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진 제8차 노동당 대회와 14일 열린 야간 열병식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군비 증강계획을 공언했다. 노동당대회는 북한의 주요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최대 정치행사다.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은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한편으로는 ‘핵병진 노선’을 재확인했으며 국방력의 질적 강화 의지를 다졌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의 군비증강 계획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언급된 북한군 무기체계 발전방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전력 현대화를 통해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등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고 앞으로 더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잠수함·극초음속무기 만들 수 있을까 = 북한의 군비증강 계획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핵잠수함과 극초음속무기다.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핵잠수함은 동력원을 원자로 추진체로 사용하는 핵추진 잠수함이 아니라 핵탄두 미사일까지 장착한 잠수함을 뜻한다. 핵탄두를 얹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발사 능력을 갖춘 잠수함이라는 얘기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잠수함 건조능력과 원자로 기술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이 같은 핵잠수함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민간 안보기관 관계자는 “북한이 90여 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잠수함 강국이지만 잠수함 추진체로 사용할 정도의 소형 원자로 기술은 갖추지 못했을 것이며, 핵탄두 장착 SLBM 체계 역시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잠수함 말고도 “가까운 기간 내 극초음속 활공비행 탄두를 개발해 도입하는 과업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해당 계획은 시험 제작 단계라고 밝혔는데 이는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에 착수할 계획임을 내비친 것이다. 극초음속미사일은 극초음속활공미사일(HGV)과 극초음속순항미사일(HCM) 두 종류로 나뉜다. HGV는 초기엔 탄도미사일처럼 초고속으로 상승했다가 일정 고도에서 활공체(글러이더)가 추진체와 분리돼 활강하는 방식이다. 

HCM은 고체연료 또는 스크램제트(SCram-Jet)라고 불리는 초음속 엔진을 달아 빠른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한다. 북한이 언급한 ‘극초음속 활공 비행탄두’는 HGV에 해당하는 극초음속미사일로 분석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탄두 내열(耐熱) 기술과 정밀 유도 기술만 확보하면 HGV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극초음속미사일은 기존 탄도미사일과 달리 일정한 궤적을 따르지 않으며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원하는 방향으로 기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존 요격체계로 방어하기가 어렵다. 

북한이 지난 1월 진행한 열병식 모습 / 사진 = 뉴스1
◇북한 재래식 전력, 어디까지 왔나 = 북한이 핵잠수함이나 극초음속 미사일 같은 ‘전력무기’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과의 경쟁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남북의 재래식 전력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북한은 핵과 전략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에 집중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북한 재래식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 재래식 전력은 우리 군이 발간하는 국방백서와 각국 군사력 평가기관 보고서 등에 있지만 체제의 폐쇄성으로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외 안보기관과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공군력은 ‘처참’하고 해군력은 ‘미지수’이며 육군력은 ‘무시못할’ 수준으로 요약된다. 한국군 전력과 비교할 때 그렇다는 얘기다. 지난해 3월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 파이어파워(GFP)’는 2020년 국가별 군사력 순위에서 한국은 집계 대상 국가 139개국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반면 북한은 2019년 18위에서 7계단 내려간 25위였다. GFP는 재래식 무기로 육·해·공군의 잠재적 전쟁능력을 분석한다. 가용 자원과 경제력 등 50여 가지 지표로 파워지수를 산출한다. 이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전력이 강하다는 의미인데 한국은 0.1509, 북한은 0.3718로 평가됐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는 한국과 비슷한 400여 대에 달하지만 최신예 전투기는 4세대급인 MIG-29 30여 대에 불과하다. MIG-29를 제외면 MIG-21, MIG-19 등 3세대 이하 전투기가 대부분이다. 북한이 한국을 앞선 분야는 병력수와 잠수함 등 소수에 국한된다. 북한은 정규군 약 128만 명, 잠수함 9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병력은 한국군의 2배가 넘고 잠수함은 약 4배 많다. 

한국군의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 모습 / 사진 = 뉴스1
◇북한 전략무기, 한국군 대응 전략은 =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잠수함과 극초음 무기를 실제로 배치할 경우 이를 완벽하게 방어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유사 무기체계로 억지력을 강화하면서 압도적 타격수단으로 이들 무기가 사용되기 전에 불능상태로 만드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군도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해군은 장보고 III급(배수량 3000톤급)의 뒤를 이어 건조할 예정인 4000톤급 잠수함을 핵추진 잠수함으로 만들 수 있다. 선체건조기술, 원자로 기술 등은 이미 갖춰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리 군은 극초음속미사일 개발도 공식화한 상태다. 군 당국은 2018년부터 지상 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비행 시험을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SLBM의 경우 이미 지상 사출시험(발사)을 지난해 마무리하고 올해는 수중 사출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군은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인 ‘현무-2B’를 기반으로 SLBM을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 수중 사출 시험을 성공하면 3000톤급 이상 잠수함에 탑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 해군에 인도되는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은 SLBM을 쏠 수 있는 콜드런치(Cold launch, 수직으로 발사된 미사일이 공중에서 점화·비행하는 것) 방식의 수직발사대를 6개 갖추고 있다. 도산 안창호함에 이은 두 번째 3000톤급 잠수함인 안무함 역시 수직발사대 6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군의 3000톤급 잠수함인 안무함 진수식 모습 / 사진 = 뉴스1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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