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발법'을 움직이는 힘…류성걸 "'의료 민영화'는 이해 부족"

[300티타임]류성걸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겸 경제재정소위원장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이원광 기자 입력 : 2021.03.09 15:16
▲류성걸 기획재정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겸 경제재정소위원장/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의료 민영화는) 이해 부족입니다. 더 강하게 표현하면 오해입니다.”

‘촌철살인’이 오가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파행 없는 상임위원회로 이끈 주인공이 있다. 정부 재정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도 고성과 막말은 삼간다. 기획재정부 차관과 예산실장 출신의 정책 질의에 재정당국은 고개를 숙인다.

이번엔 10년여 묵힌 입법인 서비스발전특별법(서발법) 처리에 앞장선다.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해 한 걸음 나아가는 한편 의료 분야를 과감히 제외하며 소모적 논쟁에도 종지부를 찍는다. 정치에서 조정과 조화의 가치를 역설하는 기재위 야당 간사이자 경제재정소위원장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갑·재선)을 만나봤다.



"타협과 조정, 다 필요 없다면 독재"


류성걸 의원은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정치, 경제와 관련해 최선의 결과를 혼자만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이라고 밝혔다.

제약된 조건 하에서 최선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한데 정치에선 타협과 조정이 이같은 역할을 한다는 게 류 의원의 소신이다. 류 의원은 “‘The best’(최선)는 지향해야할 가치이자 이상향이나 현실 사회에선 ‘Second best’(차선)이 중요하다”며 “최선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들이 100가지가 있다고 하면 이것들을 전부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치에서 타협과 조정이, 경제에선 제약된 범위에서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며 “이것들이 다 필요 없다고 하면 독재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념·정치 논리?…10년간 '제자리' 서발법


류 의원이 지난해 11월 제안한 서발법 제정안이 대표적이다. ‘류성걸 안’은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 등 별도 기루를 통해 관련 산업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면서 의료법, 약사법, 국민건강보험법 등 3개 법이 규정한 사항은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의료 민영화’ 논란으로 입법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현실을 고려해서다. 의사단체 등은 지난 10년여간 서비스산업 발전 명목으로 의료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8대 국회 막판 정부 제안 이후 다른 내용의 서발법이 수차례 발의됐으나 번번이 해당 우려에 부딪혔다. 반면 병원단체 등은 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의료 분야를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계 논쟁으로 정작 우리 경제를 위한 서비스산업 발전 논의 전체가 공전을 거듭했다.

류 의원은 의료 민영화 우려를 두고 “이해 부족”이라며 “더 강하게 표현하면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이념적 또는 정치적 논리가 들어가기도 했는데 (이 법안은) 의료 민영화하고 관계 없다”고 했다.



"투자개방형 병원, 서발법으로 불가능"


의료계가 우려하는 투자개방형 병원 역시 서발법 제정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투자개방형 병원은 회사를 만들고 자회사 등 여러 형태로 병원을 만들었을 때 그곳에서 수익이 생기면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은 이것이 불가능하다”며 “다른 개별법이 규정하지 않는다면 그렇다. 더욱이 서발법은 (의료 민영화 등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영리병원이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무력화 등 정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제외하면 (입법이) 가능하다”며 “거듭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데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이 기재위 야당 간사와 경제재정소위원장이라는 점에서 그의 관점에 의미가 더해진다. 서발법이 소관 상임위인 기재위 문턱을 넘으려면 법안을 심사하는 경제재정소위는 물론 기재위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발언하는 류성걸 의원/사진=뉴스1




"타인과 같이 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정치"


기재위가 논의를 앞둔 사회적경제기본법(사경법)을 두고서도 류 의원은 타협과 조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사회적 가치 하나하나는 모두 바람직한 가치이나 이것을 다 담아 하나의 법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사경법을 크게 할 게 아니라 협의 가능한 범위를 좁히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서 문제 되는 부분을 보완하는 것 중심으로 점점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류 의원은 전국 단위 사회적 조직을 두고 정치권에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류 의원은 “행정조직이 지방정부가 있고 지방자치단체 밑에 행정조직들이 있는데 이와 별개로 사회적 경제 차원에서 조직이 구성되고 거대한 전국 조직이 되면 정치에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대나 협력 차원의 순수한 의미에선 타협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 의원은 “결국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며 “타인과 같이 가는 정치, 미래 세대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자정야(政者正也), 무릇 정치는 바르게 해야 한다. 저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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