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군 장병 주소이전 허용' 찬반 팽팽

[지자체NOW]"교부세 증가" vs. "지출 더 커져"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1.03.17 14:15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군 장병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복무하고 있는 군인 15만 6000명이 '강원도민'으로 주민등록 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주민등록법 개정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강원도의회는 인구수를 기본지수로 하는 보통교부세가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해 찬성의 입장을 밝힌 반면, 접경 지역인 화순군에서는 인구 증가에 따른 재정수입 증가보다 지출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 시군에서 복무 중인 군 장병의 주민등록 허용을 위한 주민등록법 개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강원도의 화천과 철원, 인제, 양구, 고성 등 접경지역에서 복무하는 군인은 15만 6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지역 인구를 모두 합친 14만9554명보다 많은 수다. 여기서 복무하는 군인들은 현행 주민등록법 때문에 주소를 강원도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주민등록법은 '영내에 기거하는 군인은 그가 속한 세대의 거주지에서 본인이나 세대주의 신고에 따라 등록하여야 한다'라고 규정, 군인의 영내 주소 이전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

강원도의회는 인구수를 기본지수로 하는 보통교부세를 산정할 때 도내에 살고 있는 군인이 강원도민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불이익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의회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도내에 많은 군인이 군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강원도로 돼 있지 않아 인구수가 기본지수가 되는 지방교부세에서 강원도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군부대 주둔지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경제의 낙후가 지속돼 왔다”고 했다.

도의회는 접경지역 군인이 강원도민이 되면 보통교부세가 716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도의회는 “군부대가 있는 지역에 군인들의 주민등록이 이뤄질 때 주민 삶의 질이 향상되고, 지자체도 군부대에 지방비를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상생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요비용 감안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화천군은 낙후지역으로 분류돼 연간 219억원의 교부세가 지원되지만 접경지역 군인이 주민등록을 이전하면 이 교부세를 받을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2만 5000명 수준이던 화천군의 인구가 군인 주민등록 이전으로 5만 명 안팎으로 늘어나면 행정수요 처리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천군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복무지 주소이전의 문제점과 대안은 단순하지 않은 만큼 다각도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인구증가에 따른 갖가지 소요비용을 감안하면 화천군이 느끼는 실질적 교부세 증가 효과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며 “실제 지난 2015년 화천에서 군인 등 3000여명이 주소를 이전한 바 있으나, 이로 인해 상서면 지역이 낙후지역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했었다”고 설명했다.

화천군은 주둔 장병에 대한 보통교부세 산정 시 군인 수에 적용하는 보정계수 상향이 더 현실성 있고 부작용 없는 합리적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국가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장병들의 의견을 먼저 반영하고, 주소이전에 따른 지방재정 검토 등 다른 측면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김병주‧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영내 군인의 주소 이전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개정안은 다음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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