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②]김영춘·박형준 모두 ‘YS와 인연’, 정치생명 건 한판 대결

부산, ‘영남권 심장’은 누구의 열정을 원할까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1.04.02 09:57
▲더불어민주당 김영춘(왼쪽)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3월 22일 부산 해운대구 KNN 방송국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승자가 부산시정을 책임지는 기간은 1년 2개월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전임 시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단순한 선거로 인식하는 사람은 없다. 선거 결과가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영남권의 심장 부산 민심이 어느 당으로 향하는지에 따라 다음 선거의 판세가 좌우된다. 부산이 선택하는 후보가 그동안의 대선 고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 치러진 18대 대선 때 부산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59.8%를, 문재인 대통령은 39.9%를 얻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 대통령이 38.7%, 홍준표 후보가 32%, 안철수 후보가 16.8%를 기록했다. 부산은 경기와 서울 다음으로 인구 수가 많은 지역이다. 이번 보궐선거 주자로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영춘 후보가,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후보가 선출됐다. 김영춘과 박형준, 둘 다 부산이 품은 정치 맹주다. 차기 정치 명운이 달린 이번 선거는 누구도 양보할 수 없다.

◇김영춘의 키워드-상도동계·3선 의원·해수부 장관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무릎을 꿇었다. 지난 3월 8일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김 후보는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초가량 엎드린 채 있었다. 김 후보는 “민주당 출신 시장의 잘못으로 인한 보궐선거 발생과 당시 피해자 및 부산 여성들에게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후보는 무릎을 꿇을 만큼 절박하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에게 쉽지 않다. 부산이 ‘파란’으로 물들었던 20대 총선과 제7회 지방선거와는 다르다. 2016년 20대 총선서 민주당은 보수정당 텃밭이라고 분류되는 부산에서 지역구 18곳 중 5곳서 승리했다. 2018년 열린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부산시의회 등 기초의회마저 민주당이 장악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그러나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여당에 각종 악재가 겹치자 민심은 등을 돌렸다. 지난해 열린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3석 얻는 데 그쳤다. 여기다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혐의를 받아 자진사퇴해 열리는, 불명예스러운 재보궐 선거다.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유치 등 정책을 밀어붙이지만 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쉽게 오르지 않고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월 25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서면교차로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YS 총애 받으며 정치 입문…선거 전적은 6전 3승

김 후보는 1962년 부산 진구에서 태어났다. 부산의 성지초, 개성중, 개성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입학해 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운동에 몸담았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등 신군부에 맞서기 위해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주축이 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 합류하면서 YS와 인연을 맺었다. 그 뒤로 YS의 총애를 받아 ‘상도동계 막내’로 불리며 문민정부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김 후보가 정계에 몸담은 지는 30년이 넘었지만 승리한 것은 세 번 뿐이다. 어려운 길만 택하는 그의 성격 탓에 야인 생활이 깊어진 것도 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서울 광진 갑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 이후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다시 도전해 당선됐다. 김 후보는 2003년 한나라당이 대선 불복을 시사하자 개혁이 되지 않겠다고 판단,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 후보와 같이 당적을 옮긴 김부겸·안영근·이부영·이우재 전 의원을 일컬어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렀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서울 광진 갑에서 당선돼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후보는 열린우리당에서 마지막 사무총장을 맡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권유로 정계에 복귀해 민주당 험지이면서 자신의 고향인 부산진 갑에 출마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김 후보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다시 부산진 갑에 출마했고 49.5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난해 열렸던 21대 총선거에서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과 맞붙어 3.5%p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이후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다가 문재인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발탁돼 2019년까지 장관직을 역임했다.
김 후보는 2014년 민선 6기·2018년 민선 7기 부산시장 선거에서 오거돈 전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3수 끝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김 후보는 부산 민심을 다시 돌려야 한다.

◇제1호 공약, 가덕도 신공항

김 후보는 집권 여당인 점을 강조한다. 제1호 공약도 여당이 강하게 밀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으로 정했다. 김 후보는 최소한 내년부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첫 삽을 뜨겠다고 내걸었다. 또 신공항을 기반으로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가덕신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통 인프라 구축 계획도 세웠다. 동부산권 29분, 부전역 19분에 가덕신공항에 갈 수 있는 ‘준고속철도망’을 구축하고 가덕신공항 접근 교통망과 부·울·경 광역교통망을 통합적으로 만들어 국토 남부권의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가덕신공항 건설로 부산을 물류 허브로 완성한 뒤, 울산·경남과의 경제공동체화 ‘부울경 메가시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또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광역교통 기반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부산 도심 재창조 △표준보육료 및 입학준비금 지급 △공공형 보육시설과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아빠에게 육아휴직장려금·1개월 육아휴직 의무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5년간 중견·대기업 20개 이상 유치 △일자리 130만 개 창출 △30년짜리 청년 반값주택 등도 약속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3월 25일 오전 부산 중구 광복사거리에서 연설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보수 정당 ‘자존심’…부산 잡아야 ‘집토끼’ 사수한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이번에 ‘집토끼’를 사수해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2016년 열렸던 20대 총선부터 19대 대통령선거, 제7회 지방선거, 21대 총선까지 ‘4연패’했다. 보수정당 텃밭인 영남에서 지지율이 떨어진 탓이 크다. 민주당이 2016년 20대 총선 때 5석을 가져갔고 2017년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광역단체장을 모두 차지했다. 특히 부산에서는 바닥 민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의회(시의회, 민주당 41명·한국당 6명)까지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부산 의석 15석을 차지하면서 다시 민심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이 영남권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부산을 사수해야 다음 대선 등 보수정당의 가도가 탄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 비위 사건으로 자진사퇴한 이후 최근까지만 해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하지만 박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등 논란이 일자 부산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형준의 키워드, 동아대 교수·정무수석·보수 논객

박 후보는 1960년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 서울로 올라와 숭덕초등학교,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중학교, 대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8년 고려대학교 문과대 사회학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에 몸담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중앙일보에 입사해 1년 6개월 동안 기자생활을 했다. 그러다 1986년 고려대 사회학 석사를, 1992년에는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1991년부터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에 임용됐다.

박 후보는 1990년 노동정당을 표방한 민중당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당시 민중당에는 이재오, 김문수, 이우재 전 의원 등이 속했다. 그러나 1992년 14대 총선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하자 당은 해산됐다. YS의 눈에 든 박 후보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문민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당시 세계화, 정보화, 금융개혁 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실무 작업을 맡았다고 알려졌다.

박 후보의 선거 전적은 3전 2패다. 2004년 17대 총선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부산 수영에 출마해 당선됐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 내에서 대표적인 개혁·소장파로 활동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등이 속한 ‘수요모임’ 대표를 맡기도 했다. 2008년 18대 총선서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박 후보는 무소속 친박 후보였던 유재중 전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후 MB정부가 출범되고 난 이후 대통령 비서실 홍보기획관에 임명되면서 청와대에 몸담으며 대표적인 ‘친이계’로 분류됐다. 2009년 9월에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 룰에 반발, 무소속으로 부산 수영구에 출마했지만 29.59%의 득표율을 얻으며 낙선했다. 2014년부터 2년 동안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그 뒤로부터는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JTBC <썰전>을, 2019년부터 2020년까지 KBS <정치합시다>를, 2019년에는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보수의 방향을 제시했다.
2020년 오 전 시장이 사퇴하고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확정되면서 박 후보는 야당 시장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3월 열린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는 54.40%로 최종후보로 선출됐다.

◇1호 공약, 어반루프

박 후보의 1호 공약은 도심형 초고속철도인 ‘어반루프’다. 어반루프는 초음속 진공을 활용해 이동하는 하이퍼루프 기술이다. 어반루프가 구축되면 가덕신공항에서 북항을 거쳐 기장이 있는 동부산까지 15분 만에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2030년까지 어반루프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부산의 균형발전 3대 전략인 △입체연결 전략 △균형발전 전략 △압축발전 전략 등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만덕~센텀 대심도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면서 노포동~북항재개발을 연결하는 새로운 남북축 대심도 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계획된 대저대교, 엄궁대교, 장낙대교와 함께 김해 봉림동에서 감전동을 잇는 가칭 ‘사상스마트시티 대교’ 건설을 추진해 서부산 접근의 편의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권역발전 전략으로는 부산 전역을 6대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 특성에 맞게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거점 개발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 외에도 박 후보는 △수돗물 개선 △부산 맞춤형 주거 사다리 정책 △1조2000억원 창업펀드 조성 △산학협력 도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구역 잡아야 선거 이긴다



부산에서 투표인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동래구다. 지난해 열린 21대 총선 기준 동래구의 선거인 수는 23만2000명이었다. 통합당 김희곤 의원이 8만1000표(51%)를 얻으며 민주당 박성현 후보(42%)를 꺾고 당선됐다. 두 번째로 투표인 수가 많은 곳은 북구강서구을(21만2000명)이다. 통합당 김도읍 의원이 7만6000표(52%)를 얻어 민주당 최지은 후보(43%)보다 앞섰다. 세 번째 지역은 금정구다. 금정구 지역 선거인 수는 21만 명으로, 지난 총선서 통합당 백종헌 의원이 7만7000표를 얻어 5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상대 후보였던 민주당 박무성 후보는 5만 7000표(40%)를 얻었다.

지난 총선에서 3%p 미만의 초접전을 펼친 지역은 사하구갑, 북구강서구갑, 남구을이다. 사하구갑에서는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50%(3만9875표)를, 미래통합당 김척수 후보가 49.13%(3만9178표)를 얻었다. 둘의 득표율은 단 0.87%p(697표)로 박빙의 승부를 기록했다. 북구 강서구갑에서는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50.58%(4만8000표)를, 통합당 박민식 후보가 48.57%(4만6000표)를 얻어 승부가 갈렸다. 남구을의 경우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50.50%(4만1000표), 통합당 이언주 후보가 48.74%(3만9000표)로 단 1.76%p차이였다.



우리도 있어요! 거대양당 맞서는 군소정당 후보들



거대양당 후보에 맞서는 군소정당 후보들도 있다. 미래당 손상우 후보, 민생당 배준현 후보, 자유민주당 정규재 후보,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나선다.

청년주도의 정당 미래당 손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백지화'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손 후보는 현수막에 '절차도 검증도 없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백지화'라고 쓰며 홍보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통합하며 창당된 정당인 민생당 배 후보는 정무부시장 폐지와 실버·청년·여성·장애인 부시장 신설, 부산시장 직속 시민 암행어사제 등을 공약했다.

자유민주당 정규제 후보는 부산을 대개조한다는 슬로건을 달고 부산특별자유시, 해수 담수화 설비 재가동, 김해공항 아시아 MRO허브 육성 등을 내걸었다.

진보당 노정현 후보는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전 시민 재난지원금 10만원 지원, 해고와 불평등 비정규직이 없는 도시, 성평등·돌봄 평등 도시 등이 공약이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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