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NOW]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전쟁…인천시 '발생지 처리 원칙' 실현될까?

박남춘, '인천에코랜드' 조성 발표 VS 오세훈, "매립지 사용 연장해야" 입장차 여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송민수 기자 입력 : 2021.06.08 16:43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에서 쓰레기 운반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 DB
인천시의 현재 가장 큰 이슈는 쓰레기 매립 문제다. 지난 2015년 인천시와 환경부·서울·경기 등 매립지 4자 협의체는 수도권매립지 2025년 폐쇄에 동의했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가 4년 앞으로 다가왔다. 4자 협의체는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공동매립지를 찾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해 10월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2017년 우리 시와 서울시, 경기도가 용역을 진행했지만 주민 수용성 우려로 결국 대체 매립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발생지 처리 원칙'이라는 환경 정의를 따라야 한다"며 각자의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자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체 매립지를 찾지못한 결과로 쓰레기매립지 사용을 두고 수도권 광역자치단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인천시는 2025년 사용을 끝낸다는 입장이고, 서울시와 경기도는 대안이 없다면 더 쓰는게 맞다는 입장이다.

◇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 마감 한달 앞, 신청 지자체는 '0곳'

수도권 대체매립지 후보지 선정 공모 마감(7월 9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6일 환경부·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0일부터 현재까지 공모 참여 의사를 밝힌 지자체는 하나도 없었다.

올해 초 환경부는 수도권 대체매립지 입지 후보지 공모를 한 차례 한적 있지만, 응모한 지자체가 없어 공모가 불발되면서 최근 2차 공모를 추진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수도권 매립지인 인천 서구 3-1 매립지에 매립되고 있다. 환경부는 현 매립지는 2027년 이후에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매립 여유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매립지 재공모 외에 플랜B는 없다고 한 상태로 현재로써는 현 매립지를 연장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취임 한 달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자 간 협의 내용대로만 하면 된다"며 대체 부지를 마련할 때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한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처럼 서울시는 현재 반입되는 쓰레기양을 줄여 매립지 포화 시기를 늦추면서 대체 매립지를 찾자며 환경부와 입장을 함께하고 있고, 인천시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하며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등 지자체 간 갈등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 인천시장이 서울 구청장들에 편지쓴 까닭은?

박 시장은 지난달 초 자신과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 구청장 24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쓰레기 산의 대명사로도 기억됐던 난지도의 조성 방식에서 그다지 진일보하지 않은 수도권매립지가 바로 인천에 있다"며 "우리나라 쓰레기 정책 기본은 '발생지 처리 원칙'인데 30년 넘게 수도권의 모든 쓰레기를 인천이 끌어안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이 먼저 발생지 처리 원칙을 바로 세우고, 친환경적인 처리방식을 도입하자고 나섰다"며 "소각과 재활용 극대화, 직매립 금지, 중소규모의 지하 매립 방식 전환 등을 통해 '친환경 자원순환'의 길로 나아가자고 외쳤고 먼저 그 여정에 올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서울과 인천 간 정치 대결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자칫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과 인천의 정치적 대결 구도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친환경 자원순환 의제는 지방정부를 이끄는 우리 모두의 정책 의지와 현실적 대안을 모아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영흥도에 현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를 만들어 수도권매립지가 폐쇄되면 이곳에서 인천에서 나오는 쓰레기만 매립할 계획이다. 지난 달 사업부지를 매입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밟고 있어 2024년 말 에코랜드 준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다만 4자 협의체 합의에는 수도권 매립지 3-1공구 사용 종료 때까지 대체 매립지를 구하지 못할 경우 현 매립지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부속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인천시의 매립지 사용 종료 계획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 박남춘 시장, 에코랜드 발표 후 '영흥 주민과의 만남' 추진

박남춘 인천시장이 3월 4일 오전 인천시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옹진군 영흥도를 '인천 에코랜드'(자체 매립지)최종 후보지로 확정 발표했다./사진=뉴스1
박 시장은 올해 3월 초 인천시 자체매립지 '인천에코랜드' 입지를 발표하고 난 후,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옹진군 영흥도를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박 시장은 옹진군 영흥면 늘푸른 회의실에서 지역 주민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영흥쓰레기매립장건설 반대투쟁위원회 관계자, 이장단, 노인회, 부녀회 회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장정민 옹진구수, 인천시의회와 옹진군의회 의원들도 자리했다.

지난 3월 4일 시가 영흥도를 인천에코랜드 조성사업 대상지로 발표한 직후부터 주민들은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해 반발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인천이 친환경 자원순환 선도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지는 영흥도 주민들께서 인천에코랜드를 품어주는 것에 달려있다'며 "오늘을 시작으로 틈날 때마다 영흥도에 들러 대화하고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에코랜드 조성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면 '발생지 처리 원칙'에 입각해 서울시와 경기도가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써야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인천시의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제2영흥대교'(가칭) 건설 등을 포함한 '영흥 발전 종합계획' 수립 용역비 12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5월 12일 오후 수도권매립지 현안 논의를 위해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환경부 제공
한편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환경부의 중재 아래 수도권 3개 시도 단체장들은 6년만에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수도권 매립지 종료'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박 시장과, 현 매립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오 시장의 팽팽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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