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탐방]라비에벨CC 듄스 코스,18홀 끝날 즈음, 모래언덕이 또 불렀다

[임윤희의 골프픽]한번에 정복할 수 없는 매력적인 코스…예치금 서비스도 ‘손길’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1.07.08 11:45
편집자주골프 열정 넘치는 초보 플레이어의 골프장 탐방기다. 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주말 골퍼들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편집자주>
▲라비에벨CC 듄스 코스/사진=임윤희 기자
‘그린스피드 3.2’

올 시즌을 통틀어서 가장 빠른 그린 스피드였다. 그린스피드란 퍼팅 시 공이 얼마나 멀리 나가느냐를 말한다. 잔디 상태와 날씨 등의 영향을 받는데 일정 지점에서 공을 굴려 측정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난해 가을 레이크사이드 서코스에서 경험한 그린스피드 3.2 이후 처음이다. 심지어 지난 5월 KLPGA E1 채리티 오픈 대회를 일주일 앞둔 사우스스프링스에 찾았을 때 그린스피드가 3.0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빠른 편이다.

춘천에 위치한 라비에벨CC는 관리가 잘되는 골프장으로 인기가 높다. 빠른 그린스피드와 페어웨이에 빽빽한 잔디는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듄스(모래언덕)를 찾는 마니아들은 독특한 분위기와 난이도 있는 구성 역시 재미 요소로 꼽는다.

해외에서 역시 ‘듄스’ 스타일의 골프 코스가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파크랜드 코스(공원을 만드는 것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꾼 골프 코스)가 대부분이라 접근성이 높지 않다. 우연한 기회에 라비에벨CC 듄스 라운딩이 잡히자 호기심이 발동한다.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형 듄스 코스의 인기 비결을 알아봤다.

‘듄스’라는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낯선 분위기는 경치 좋은 산속에서 치는 힐링 골프를 선호하는 기자로선 바로 와 닿지 않는다. 좁은 페어웨이에 사방이 열려 있어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왠지 어색하다. 18홀 라운딩을 하면서 다른 플레이어와 마주치지 않는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좋은 골프장으로 꼽는 국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라비에벨CC 듄스 코스/사진출처=라비에벨CC 홈페이지

그러나 듄스 코스 18홀 라운딩을 마칠 즈음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5만원을 예치하면 가입일로부터 1년간 라운딩 시 그린피에서 2만원씩 할인해주는 예치금 서비스에 선뜻 가입했다. 단조로워 보이지만 한 번에 제대로 정복할 수 없는 코스와 수준 높은 잔디 관리 상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또 원조 스코틀랜드식 다이내믹 코스를 표방하는 듄스 코스는 해안지대 모래 언덕의 황량함 대신 ‘숲 속의 듄스 코스’로 자연 그대로의 특별함을 즐길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듄스 코스를 설계한 송호 골프디자인 대표는 “프로들에게는 난이도가 있는 코스, 보기 플레이어에게는 편안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조성하고 싶었다. 핀의 위치와 티 마커의 위치가 달라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 코스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1시간, 남춘천IC에서 5분 정도 거리로 접근성 역시 뛰어나다.



숲 속의 듄스 18홀 코스



“골프의 오리진, 스코틀랜드를 재해석하고 현대화한 라비에벨 듄스 코스는 국내 최초 숲 속의 듄스 코스로 잊을 수 없는 모험과 도전,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듄스 코스는 한국 최고의 순수 골프 데스티네이션으로 모든 골퍼가 한 번은 꼭 라운드하고 싶은, 버킷 리스트가 될 것입니다.”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에 위치한 라비에벨(La Vie est Belle) 듄스 코스는 곳곳에 도사린 벙커와 거친 러프, 그리고 원조 스코틀랜드식에 근접한 코스다. IN코스 9홀과 OUT 코스 9홀, 총 파 72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장은 7352yds로 전장이 길지 않은 편이다. 특히 레이디 우대가 좋은 편이라 여성골퍼들이 스코어를 내기 유리하다.
 
▲라비에벨CC 듄스 코스/사진출처=라비에벨CC 홈페이지
듄스 코스가 강조하는 것은 골프의 정통성이다. 골프의 발상지이자 성지인 스코틀랜드 분위기에 충실했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벙커와 거친 러프가 위협적인 게 특징이다. 보기 좋은 조경수 등 인공미를 제거하고 자연 그대로와의 교감을 중시하고 있다. 곳곳에 위치한 거친 바위 역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어우러져 있다.

듄스 코스의 또 다른 특징은 다소 거칠어 보이는 하드웨어를 보완해주는 소프트웨어다. 다양한 카트 색상은 황량한 페어웨이에 포인트를 준다. 페어웨이 잔디는 중지, 러프는 페스큐류, 그린은 벤타그라스를 식재했다.



Challenge Hall, IN코스 4번,



해저드 건너 또 해저드

IN코스 4번 홀은 굽이굽이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 풍경이 서려 있는 파5홀이다. 화이트티에서 482m, 레이디 티에서 386m로 길지 않은 파5홀이다.
 
환상적인 뷰와는 상반되게 티샷 지점에서부터 생각이 많아진다. 공이 떨어지는 지점이 개미허리처럼 좁은 데다가 우측은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다.

우측 해저드까지는 거리가 있지만 세컨드 샷이 해저드를 가로질러 넘겨야 하기 때문에 티샷을 좌측 카트길 쪽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컨드샷을 잘했더라도 서드샷에서 또 해저드를 넘겨야 하는 홀이다. 지략과 목표방향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 도사리고 있는 두 개의 해저드로 도전의식을 가지게 하는 홀이다.

기자는 티샷을 잘해놓고 세컨드샷에서 해저드의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약간의 내리막에 위치했던 볼을 정확하게 컨택하지 못해서 한 개의 공을 해저드로 보냈다. 다행스럽게 서드샷을 정확히 그린에 올려보기로 마무리했다. 동반자 중 한 명은 이 홀에서 쿼트러플을 다른 한 명은 더블과 보기를 기록했을 만큼 난이도가 있다.

숲 속의 듄스 코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측에 위치한 산과 어우러진 모습이 기억에 남는 홀이다.



골프 tip, 듄스 러프=페스큐에서는…



링크스 스타일의 코스는 대다수가 페어웨이 주변에 전통적인 러프 대신 페스큐, 즉 잡초로 러프를 조성해놓고 있다. 보기에는 예쁘지만 이러한 무성한 잡초에서 성공적으로 샷을 하기는 어렵다. 특히 듄스의 러프는 맨땅에 듬성듬성 올라와 있어 더욱 난해하다.

골퍼들을 위해 라비에벨 듄스 코스에는 미리 알고 가면 좋은 로컬룰이 있다. 러프에 돌이 많아서 들어가면 안전을 위해서 벌타 없이 주변 러프 잔디에 옮겨놓고 칠 수 있다. 눈치 볼 것 없이 살짝 옮겨놓고 무조건 레이아웃하는 것이 최선이다.
▲듄스 코스에 러프는 페스큐류라는 품종이다. 모레자갈 위로 듬성듬성 올라와 있다./사진=임윤희 기자



82, 물오른 컨디션



티샷과 세컨드샷 모두 정확하지 않으면 페스큐라는 사막형 러프에서 무조건 한두 타는 늘어난다. 최대한 힘을 빼고 60%의 힘으로만 샷을 하자라는 생각으로 라운딩에 임했다. 듄스는 총장이 짧은 대신 러프와 빠르고 어려운 그린으로 난이도 조절을 해놓은 구성이라 정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초반 몸이 덜 풀린 탓에 두 번의 아이언 생크로 더블을 기록했다. 오랜만의 생크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린이 빠른 편이어서 평소보다 퍼팅 라인을 더 봐야 한다.

백스윙을 고쳐보려고 했다가 고전했던 제주에서의 경험 때문에 연습량을 늘린 덕분인지 방향성이 좋아졌다. 종종 조금씩 당겨지는 샷은 있었지만 온 그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특히 거리가 짧은 구장이라 티샷 이후엔 거의 숏 아이언이나 어프로치 거리가 남아 정확하게 핀을 공략하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다만 그린이 빠른 곳은 그린의 경도도 단단한 편이어서 한 클럽 짧게 잡고 최대한 핀에 근접하게 보내도록 집중했다. 빠른 그린에서는 최대한 손의 움직임을 줄이고 어깨 추운동으로만 과감하게 퍼팅을 시도했다.

최종 82타를 기록했다. 초반 실수 몇 개만 줄였으면 싱글을 달성하는 건데… 아쉬움이 남았다. 최근 80대 초반 스코어를 기록하는 날이 많아졌다. 스코어 앞자리에 7자를 그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을 품어본다. 싱글을 기록하고 나면 다음엔 어떤 도전을 할지 기분 좋은 계획을 세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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