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시 카운트다운]'100만 대군' 앞세워 권리 찾기 잰걸음

시장님은 지금 '특례시민 모시기' 연습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편승민 기자 입력 : 2021.11.02 09:35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경기 수원시(118만 명), 고양시(108만 명), 용인시(108만 명)와 경남 창원시(103만 명) 등 인구 100만 이상 4개 도시가 특례시로 승격된다. 특례시는 기초자치단체의 법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에 준하는 행·재정적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는 지방행정체계의 새로운 모델이다. 특례시로 출범하면 그동안 기초자치단체로 분류돼 복지혜택 등에서 불리하게 적용돼온 중소도시 기준에서 벗어나게 된다. 특례시 출범을 3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이들 4개 도시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허성무 창원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양승환 고양시 평화미래정책관 등 전국 특례시 시장·시의회 의장이 7월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450만 특례시 시민을 역차별하는 ‘사회복지 급여 기본 재산액 구간 고시’ 개정을 촉구하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시, 광역 수준 행정권한 확보 주력…고양시는 ‘분동’ 확정


◇수원시
수원시는 2002년 인구 100만 명을 넘겼다. 올해 9월 기준 인구 118만 명에 달한다. 울산광역시(112만 명)에 비하면 6만 명 더 많다. 기준은 광역시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기초자치단체에 머물러 있다. 예산 규모는 수원시가 2조8262억원인 반면, 울산시는 3조8590억원이다. 공무원 수 역시 수원시는 3556명인 반면, 울산시는 7044명이다.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의 가장 큰 차이는 행정권한이다. 기초자치단체는 도시계획과 관련해 제한적인 행정권한만 부여돼 있다. 광역 수준으로 규모가 커진 수원시가 여전히 기조자치단체에 머물러 있다. 100만 명 이상의 도시지만 인구 3만 명의 군단위와 같은 행정권한을 부여받는 것이다. 도시 규모와 지역 실정과 무관한 획일적 재정 운영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곧 시민 행정서비스 저하로 이어진다. 특례시는 시민이 받던 불편과 차별을 해소하고 자치분권 확대로 시민 편익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원시는 현재 광역자치단체에만 부여하고 있는 도시계획 권한 몇 가지만 이양받아도 개발계획에 도시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항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염 시장은 지난달 5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 “광역자치단체가 결정할 수 있는 많은 것을 우리는 직접 결정하지 못한다”며 “다음 단계로 또 넘겨야 하는데 경기도라고 하는 광역자치단체의 승인이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수준이 못 미치면 그렇게 해도 되는데 이미 수준은 그보다 넘었는데도 이런 식의 행정적 낭비와 비효율이 상당 부분 존재했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특례시로 전환될 때 사회복지 분야의 권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복지시설의 설치 요건이나 제공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 종류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같은 금액의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광역시 등에 거주할 경우에는 공제되는 기본 재산이 많다. 그만큼 각종 복지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반면 100만 인구의 특례시들은 중소도시 기준이 적용돼 공제 기본재산이 적고, 그만큼 복지급여 혜택을 덜 받는다.

또 복지급여를 산정할 때 중소도시의 기준을 적용받아 인구 및 사회경제적 규모가 비슷한 광역시에 비해 기초연금과 국민기초수급 등에서 훨씬 적은 혜택을 받고 있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예비 특례시 시장과 시 의장들은 사회복지급여 기본재산액 고시 기준을 대도시와 동일하게 조정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례시에 적용되는 사회복지급여 기본재산액 공제기준을 현 중소도시 기준에서 대도시 기준으로 상향 조정해 특례시민들이 받아왔던 사회복지급여 역차별을 해소해달라는 게 핵심이다.

한편 시는 수원특례시추진단을 구성해 421건의 단위 사무를 발굴했다. 인구 규모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무,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는 기반이 될 사무,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시민의 편익을 높이는 사무 등이 포함돼 분석과 검토와 협의를 거치고 있다.

또 내년 특례시 승격을 맞아 특례시 출범을 앞두고 20년 넘게 사용한 CI(대표 상징물)를 변경하기로 했다. 현재 시의 CI는 1999년 지역을 대표하는 수원화성 형태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형태가 다소 복잡해 다양한 매체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는 사용한 지 22년 된 CI를 변경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디자인 개선 용역을 추진한다. 또 시민 설문을 통해 수렴한 의견도 반영할 계획이다.
▲허성무 창원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양승환 고양시 평화미래정책관 등 전국 특례시 시장·시의회 의장이 7월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450만 특례시 시민을 역차별하는 ‘사회복지 급여 기본 재산액 구간 고시’ 개정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고양시

고양시는 특례시 지위를 얻게 되는 내년 1월부터 행정동 5개를 추가 신설하기로 했다. 고양시의회는 지난 9월 관련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켜 분동을 최종 확정했다. 내년부터 5개의 행정동을 신설, 44개 동을 운영한다. 이번 행정구역 개편은 특례시 행정규모에 맞는 행정구역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추진된 분동 관련 조례 개정안이 지난 9일 통과되며 고양시 행정구역 분동이 최종 확정됐다.

신설되는 동은 연말까지 임시청사 조성과 관련 자치법규 정비 등을 거쳐 내년 1월 3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행정구역 조정 대상 동은 덕양구 흥도·삼송·행신3동, 일산동구 중산동, 일산서구 탄현·송산동이다. 흥도동과 삼송동은 세 개 동(흥도·삼송1·삼송2동)으로 조정·신설된다. 행신3동은 행신3동과 행신4동, 중산동은 중산1동과 중산2동, 탄현동은 탄현1동과 탄현2동, 송산동은 덕이동과 가좌동으로 각각 분동된다.

또 고양시는 ‘특례시 대학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고양시는 지역의 교육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특례시에 대학 설립의 권한이 확보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양시에는 현재 △한국항공대 △농협대 △중부대 고양캠퍼스 △동국대 바이오메디캠퍼스 등이 있다. 특례시로 함께 출발하는 경기 수원시와 경남 창원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 수가 적은 편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제7조는 과밀억제권역에서의 대학 신설을 금지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3조에서는 학교의 설립을 국가 및 광역시급의 권한으로만 한정하고 있다는 게 고양시 측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특례시에 대학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권한이 이양되면 고양시에서도 시립대학 등 대학을 설립하고 유치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고양시에서는 경기고양방송영상밸리, 고양일산테크노밸리, CJ라이브시티, IP융복합콘텐츠클러스터 등과 연계된 지역 특성에 맞는 양질의 맞춤형 대학을 설립할 수 있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대학 연구개발(R&D) 분야의 설립 및 특성화 전략을 통한 산학협력 체계 구축도 가능해진다. 이들 방송영상 산단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지역인재들의 취업 통로가 형성돼 있다는 주장이다.




용인·창원시, 실질적 복지 혜택 제공하는 시민 맞춤형 사업 추진



◇용인시
용인시는 지난 8월 말 기준 인구 109만6046명을 돌파했다. 1996년 용인군에서 용인시로 승격한 지 25년 만에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인구를 보유하게 됐다.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통과된 가운데 2020년 12월 10일 경기도 용인시청에 환영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사진=뉴시스
 
백군기 용인시장은 특례시 출범을 앞두고 ‘특례권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시장은 “지방자치 30여 년 만에 인구 100만 명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것은 일대 혁신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름이 바뀐다고 실제가 바뀌지는 않는다”며 “특례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책임이 주어져야만 비로소 완전한 지방분권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시는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내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에서 내년 특례시 격상에 따라 시민들이 실질적인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맞춤형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강화하고 청년 월세 지원사업, 다가구자녀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등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백 시장은 “용인시는 타 광역시보다 주거비용이 높은 상황”이라며 “기본재산액이 광역시 수준으로 개정된다면, 어르신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1인당 16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최대 28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 시장은 “새로 선정되거나 급여 증가가 예상되는 대상자는 약 5600명”이라며 “무엇보다 내년 상승한 공시가격이 반영돼 수급자 탈락 및 급여 감소가 예상되는 7600여 명 시민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의회 역시 특례시 권한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김기준 용인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4개 특례시의회 의장들로 구성된 전국 특례시의회 의장협의회는 지난달 19일 행정안전부 본관 대회의실에서 고규창 행정안전부 차관과 임상규 자치분권정책관 등을 만나 특례시의회 의견을 반영한 지방자치법개정안 등 관계법령 개정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날 김기준 의장, 조석환 수원시의회 의장, 이치우 창원시의회 의장은 광역 수준의 인구와 복잡 다양한 의정 수요 대응 사무 처리, 광역과 기초 의회의 이분법적인 기준 적용으로 인한 특례시민의 상대적 역차별 문제 해결, 의회의 전문성 및 기능 강화를 통해 증가하는 의정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례시의 권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하고,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사항의 주요 내용은 △특례시 행정권·재정권·자치권 보장 △특례시의회 규모에 적합한 의회사무기구 조직·직급·정원 확대 △특례시의회의 기능 확대 등이다. 김 의장은 “전국 특례시의회 의장협의회의는 ‘허울뿐인 특례시’가 되지 않도록 지방분권 확립과 450만 특례시민의 역차별 해소를 희망하는 목소리를 중앙정부를 비롯한 각지에 강력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특례시 도입을 공약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3일 창원시 유세 당시 “광역시는 어렵지만, 창원시를 특례시로 지정해 더 많은 자율권과 자치권을 갖도록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인구 100만’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정부 원안이 지켜지면서 비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경남 인구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창원시(104만)가 내년 1월 13일 창원특례시로 공식 출범하게 됐다.
 
창원시는 지난달 19일 2021년 하반기 창원시 지방자치분권협의회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허성무 창원시장과 최충경 위원장 등은 2021년 자치분권과 특례시 관련 주요 추진사항과 정부 동향을 공유했다. 허 시장은 이날 “대한민국 최초로 출범하는 특례시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 펼쳐질 지방자치 2.0 시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창원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지방자치분권협의회가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창원시는 지리적으로 수도권 3개 특례시와 달리 3개의 항만(마산항·진해항·신항)을 갖고 있다. 허 시장은 이런 지역 특수성을 부각할 수 있는 항만 관리 권한을 이양받으면 정부의 ‘해양강국 실현’을 창원이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7월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450만 특례시 시민을 역차별하는 ‘사회복지 급여 기본 재산액 구간 고시’ 개정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허 시장은 “현재 신항(68%)과 진해신항(100%)은 대부분 창원시 관할이지만 기초자치단체라는 이유로 항만정책심의회에 직접 참여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해양항만 특례로 시가 항만관리권을 이양받으면 항만 배후단지 개발 등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과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례시가 되면 실질적 재정 이양으로 광역급 행정수요에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시는 정부의 차등적 재정 분권 추진으로 자치재정력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국세·지방세 비율을 8 대 2에서 7대 3으로 조정해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확대, 지방교부세율 확대와 국고보조금 합리적 개편, 지역 정착성이 강한 국세의 지방세 전환, 중앙정부 기능 이관으로 재정을 이양하는 것 등이다.
 
또한, 시민 맞춤형·지역 특성화 사업과 시민복지사업 등의 신속한 정책추진이 가능하다. 시는 청년 창업·일자리 창출·지역뿌리산업 육성·복지정책·재난안전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청년 창업지원주택 조성사업(630억원), 진해서부노인복지관 건립(81억원), 마산서항 재해위험 정비사업(456억원), 성산구 다목적체육관 건립(99억원) 등 자치재정력 증가로 대규모 도시 인프라·사회복지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창원시는 이와 함께 중앙정부와 직접 행정업무 조정·교섭이 가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직접 교섭으로 국가자원 선점과 도시경쟁력 강화, 지역발전 가속화로 국책사업·국가기관, 국제행사 유치 등이 용이해지고 도시개발 촉진·교육환경 개선·문화예술 진흥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달 1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박완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수 의원(경남 창원시 의창구)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특례시에 걸맞은 행정적·재정적 권한 부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여러 어려운 과정을 거쳐 특례시가 3개월 후면 공식 출범하게 된 만큼, 특례시 명칭에 걸맞게 행정적, 재정적으로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전 장관은 “부처 내에 지원단을 만들어 특례시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일괄지방이양법에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특례시 권한 추가발굴에 대한 노력을 더욱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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