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서초동으로 향하는 여의도정치, 부메랑인줄 모르나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2.09.30 12:05
윤석열 대통령의 간발 승리로 끝난 지난 3.9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불렸습니다.

당시 “아무리 생각해도 찍을 후보가 없다”는 냉소에 "제도의 절대선은 없고 선거를 통해 진화할 뿐"이라는 궁색한 논리로 위안을 삼았지만, 새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는 정치권 정쟁은 오직 생존만을 위한 '정치전쟁'과 다를 바 없습니다.

대통령 탄핵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대선 이후 얼마간 허니문이 존재했고 얼굴을 붉히던 경쟁자들은 상대방에 제기했던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화합과 협치의 기반이 되는 최소한의 양보와 절제가 존재했습니다.

5년 만에 집권당이 된 국민의힘은 새정부 출범 석달여 만에 내분을 거듭하다 두번이나 비대위를 꾸리게 됐습니다.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과 이를 둘러싼 당내 인사들의 갈등은 당 운영이 법원 결정에 좌우되는 초라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재명 대표의 검찰 기소와 그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한 것을 보면,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 여의도 정치에 또 다시 검찰을 끌어들이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수사가 하나 하나 진행될 때마다 정치권이 연일 극한 투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법원과 검찰로 향하는 벼랑끝 대결은 정책실종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9월 19일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정기국회가 본격 가동됐지만 여야 모두 민생 보다는 정쟁에 몰두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고환율, 고물가 등 민생정치에 대한 관심은 찾을 수 없고 각각 ‘이재명 리스크’, ‘김건희 특검법’ 부각과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네 탓 공방만 벌이는 모습입니다.

정치의 사법화는 갈등 해소가 아니라 또 다른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걸핏하면 수사기관에 상대를 고소·고발하고 수사 착수를 압박하는 것은 정치권의 직무유기이자 정치의 퇴행입니다.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선거법 위반 등 수사기관이 엄단해야 할 불공정·부패 사건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이 정략적, 정파적 차원에서 사법의 영역을 기웃거릴 경우 결국 부메랑으로 되돌아갔던 사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민생을 팽개친 정치전쟁··· 국민이 얼마나 매섭게 심판했는지 정치권은 잊지 않길 바랍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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