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 단풍’ 따라 가을이 저만치 가네

[전국축제자랑] 비밀의 숲 이야기 듣고, 낙엽 밟으며, 모노레일 타고 만추 여행

머니투데이 더리더 이하정 기자 입력 : 2022.11.02 09:40
편집자주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거리두기가 시작됐고,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철저한 방역으로 단기간에 끝나기를 기대했지만 쉽지 않았다. 많은 것들이 ‘비대면’으로 대체됐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즐기던 축제는 몇 차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몇 번의 정점을 지나 감염자 수가 점차 줄었고, 감염병 단계도 내려왔다. 공식 엔데믹 선언은 없었지만,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다. 전국의 다양한 축제도 조심스레 재개되고 있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더할 전국의 크고 작은 축제, 더리더가 소개한다.
▲ 화담숲

전국 곳곳을 곱게 수놓은 단풍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다. 여느 해보다 반가운 단풍이었다. 함께 흥을 돋울 축제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동네마다 골목골목 마을 축제가 열려 오랜만의 북적임을 맛봤다. 겨울로 가는 길목, 가을을 보내기가 아쉽다면 단풍이 아직 남아 있는 명소로 발길을 돌려보자.


3년 만에 돌아온 태안 ‘천리포수목원’ 가을 축제


▲ 천리포수목원./사진=천리포수목원


충청남도 태안반도 서북쪽 천리포 해안에 자리한 천리포수목원은 국내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다. 설립자 故 민병갈(Carl Ferris Miller) 박사가 6.25 전쟁 후 사재를 들여 매입한 천리포 해안 토지에 1만60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식물을 심고 평생을 들여 관리했다. 동백나무, 무궁화, 단풍 등이 곳곳에서 자태를 뽐낸다. 특히 설립자인 민병갈 박사는 수목원에 목련과 토종 호랑가시나무 등을 전국에서 모아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수목원 측은 밝히고 있다.

수목원은 해마다 단풍 시즌에 맞춰 가을 축제를 개최했다. 코로나 사태로 3년 동안 축제가 열리지 못했고, 그래서 이번 축제는 더 반갑다. 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 기간에는 평소 방문객 출입이 통제되는 6곳 비공개 구역 중 ‘종합원’과 ‘침엽수원’ 2곳이 개방된다. 평소에는 2009년부터 일반에 공개된 대표정원 ‘밀러가든’만 관람이 가능하다.

가을 축제에 맞춰 해설 프로그램 4개가 운영 중이다. ‘가드너와 함께 걷는 비밀의 숲 해설’은 비공개 구역인 침엽수원과 종합원을 모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주3회(금·토·일) 진행되고, 둘러보는 데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김건호 수목원 원장과 최창호 부원장이 가드너 역할을 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밀러가든 이야기’는 축제 기간 딱 4번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프로그램이 3일에 진행된다. 핑크뮬리, 팜파스그라스 등 그라스 식물과 가드닝 팁을 알려주는 ‘그라스(grass) 전문 해설’은 2일에 열린다.

자유롭게 산책하듯 수목원의 마지막 가을을 만끽할 수도 있다. 주3회(화·수·목) 진행되는 ‘비밀의 숲 자유트레킹’에 참여하면 후박나무집, 분꽃나무원, 목련집, 단풍나무원, 산정목력원 등 비공개 구역인 종합원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

해설 프로그램은 각 회마다 정원 20명씩 사전 예약을 받고, 유료로 운영되며 비가 와도 진행된다.



1년에 22일만 열리는 ‘단풍낙엽산책길’ 세종 베어트리파크 단풍 축제


▲ 베어트리파크/사진=베어트리파크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 송성리에 자리한 베어트리파크는 10만여 평 대지 위에 100여 마리의 반달곰과 불곰, 공작, 꽃사슴이 뛰논다. 또, 1000여 종, 40만여 점에 이르는 꽃과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보기 드문 ‘동물원과 수목원’이다. 베어트리파크는 설립자 이재연 씨가 젊은 시절부터 주말이면 달려가 보살피고 가꿔온 정원을 2009년 수목원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달 15일 개막한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단풍 축제는 6일까지 이어진다. 수목원은 단풍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등 2만여 그루가 붉은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설립자의 호를 딴 ‘송파원’에서는 수백 년 수령의 고목을, ‘분재원’에서는 단풍분재도 만날 수 있다.

베이트리파크는 축제 기간 ‘단풍낙엽산책길’이 개방된다. 평소에는 숲 보호를 위해 출입을 제한하는 곳이다. 1년에 단 22일만 개방되는 비밀의 숲길인 셈.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이루는 숲속을 낙엽을 밟으며 천천히 둘러보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한국관광 100선’ 단풍 명소, 화담숲 단풍 축제


▲ 화담숲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 위치한 화담숲은 13일까지 ‘2022년 가을 단풍축제’를 개최한다.

화담숲은 LG그룹 구본무 전 회장이 만든 숲으로, 구 전 회장의 아호인 화담(和談)을 따서 이름 지어졌다. 2006년 약 5만 평으로 조성돼 2013년 정식 개원하면서 일반인에게 개방되기 시작했다. 17개의 테마원과 국내 자생식물과 해외식물 4000여 종이 전시된 대규모 생태공원으로, 관람시설이기 전에 멸종위기 동식물을 자연 속에 자리 잡게 하기 위한 ‘생태계 복원을 위한’ 현장 연구시설이기도 하다.

화담숲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2회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장단풍, 애기단풍, 산단풍, 고로쇠, 복자기 등 400여 품종의 단풍이 다채로운 색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구불구불한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면 가을의 정취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 화담숲

모노레일도 이용할 수 있다. 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모노레일은 단풍 숲을 통과해 지나가는 만큼 알록달록 단풍을 위에서 조망하고 싶다면 모노레일 단풍뷰를 추천한다. 모노레일 탑승권은 입장권과 별도다.

단풍 축제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예매 전쟁’이 시작된다. 화담숲 측은 여유롭고 안전한 관람을 위해 입장 정원제를 실시한다. 홈페이지에서 시간별로 사전 예약을 받는데, 주말 입장의 경우 예약창이 열리면 몇 분 지나지 않아 마감되기 일쑤다.

화담숲 측은 축제 진행을 기념해 ‘붉게 물든 화담숲의 가을 정취’를 주제로 하는 사진과 영상 공모전도 개최한다. 단풍 절정기인 13일까지 진행되며 형형색색의 빛을 뽐내는 화담숲의 단풍을 자유롭게 찍어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hj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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