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국정감사 즐기기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3.10.04 10:04
여의도 정가는 9월도 어수선했습니다. 제1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통과, 현직 검사 첫 탄핵소추 등 헌정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들이 줄줄이 쏟아졌습니다. '정쟁 이슈'들이 정국을 빨아들이면서 내년 총선 전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일정도 차질을 빚었습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 표결을 위한 본회의는 무산됐습니다. 당초 여야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9월 25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키로 협의했으나 야당 원내지도부가 사퇴하면서 표결도 해보지 못한 채 대법원장 공백이 현실화됐습니다.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뒀던 민생 법안 80여건의 처리도 기약 없이 밀렸습니다. 주요 민생 법안 처리에 줄줄이 제동이 걸리면서 민생은 또 뒷전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제1야당의 내홍과 여야의 극한 대치에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국정감사가 제대로 진행될 지 걱정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10월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는 21대 국회에서 열리는 마지막 감사가 될 예정입니다. 이번 국감에선 △오염수 처리 문제 △홍범도장군 흉상 이전 논란 △가짜뉴스 근절방안 △잼버리 파행 △아파트 부실시행 등이 상임위별 주요 이슈로 꼽힙니다.

매년 국감이 끝날 즈음이면 '무용론'이 고개를 들곤 합니다. 주마간산 식 감사, 보여주기식 깜짝쇼, 피감기관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호통, 정부를 감싸고 도는 여당 의원들의 엄호성 발언 등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의원들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의미있는 문제제기를 해 정부와 사회가 해결책을 궁리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깊이 있는 질의를 통해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현안 해결에 기여하는 등 '정책감사'에 충실한 의원들도 눈에 띄곤 합니다.

국정감사는 입법활동, 예·결산 심사와 더불어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입니다. 의원들의 자질과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정책평가의 장이기도 합니다. 국감이 끝나면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옵니다. 정책과 비전에서 우위에 있는 후보가 누구일지 따져보는 것, 이번 국감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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