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별빛 아래 수라상 체험, 창덕궁 달빛 받으며 시간여행

[지자체 축제뉴스! 전국 축제자랑]경복궁 별빛야행·창덕궁 달빛기행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3.10.05 09:40
편집자주코로나바이러스로 멈췄던 지역축제가 재개됐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전국 축제자랑’ 코너를 통해 가볼 만한 지역축제를 자세히 소개한다.
▲경복궁 향원정의 취향교를 건너는 관람객/사진=한국문화재재단 제공
햇살이 내리쬐는 낮의 궁궐과 또 다른 매력이다. 유려한 곡선이 담긴 지붕선과 화려한 단청을 갖춘 한옥의 멋이 달빛에 담긴다. 평소에는 금지된 ‘밤의 고궁’이 문이 열렸다. 경복궁과 창덕궁의 ‘야행(夜行)’이 시작됐다.

2023 하반기 ‘경복궁 별빛야행’과 ‘창덕궁 달빛기행’ 행사가 각각 지난 9월 8일과 7일 개막했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오는 10월 8일까지 매주 수~일요일에 열린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오는 10월 22일까지 매주 목~일요일 진행된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국악공연과 함께 궁중음식(도슭 수라상)을 체험하고 전문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경복궁의 숨은 야경을 탐방하는 궁궐 문화 복합 체험 프로그램이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은은한 달빛 아래 길을 밝히는 청사초롱을 들고 창덕궁 후원을 거닐며 고궁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는 고품격 야간 궁궐행사다.

행사의 인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2016년 시작된 이래로 관람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프로그램은 문화재 보호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예약을 진행하는데, ‘광클릭’을 빗대 ‘궁클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지난해까지 선착순으로 응모하는 방식이었다가 올해 ‘추첨제’로 변경됐다. 한국문화재재단 관계자는 “보다 공정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첨방식을 도입했다”며 “올해도 예매 전쟁 수준으로 1차 예매분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고 말했다.
▲창덕궁 주합루와 부용지/사진=한국문화재재단 제공



◇달빛이 내려앉은 경복궁…“조선시대로 떠나보세요”


경복궁은 조선왕조 5대 궁궐(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중 최초로 건립됐다.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세운 뒤 고려의 도읍지 개경에서 한양(서울)으로 천도하고 지은 조선왕조의 새로운 법궁이다. 경복궁은 위치가 북쪽에 있어 ‘북궐’이라고 불렸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바로 안쪽의 ‘흥례문’으로 들어가면 돌짐승이 다리를 지키는 영제교가 나온다. 영제교에는 백악산에서 흘러나온 물이 흐른다. 경복궁의 중심 건물인 근정전, 왕이 신하들과 정치를 논하던 보물 사정전, 왕실 주요 연회가 열리던 국보인 경회루, 수정전 등을 지나면 경복궁 별빛야행의 백미인 취향교와 향원정이 나온다.
취향교는 별빛야행 관람객에게만 건너는 것이 허락된다. 건청궁과 향원정을 잇는 다리인 취향교는 향원정 북쪽에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파괴돼 1953년 관람 편의를 위해 향원정 남쪽에 재건됐다. 이번에 원위치를 찾으면서 형태는 돌기둥에 나무 판재를 얹은 평평한 다리에서 아치형 나무다리로 바뀌었다.

‘향기가 멀리 퍼져나간다’는 뜻의 향원정. 향원정은 고종 4년(1867)부터 고종10년 사이 지어진 것으로 왕과 가족의 휴식처였다. 취향교에 서서 향원정을 바라보면 어두운 물에 반사된 향원정의 모습이 어우러져 멋스러운 밤 정취를 만들어낸다. 연못 북쪽에서 정자로 이어지는 취향교를 지나 별빛이 쏟아지는 연못의 풍광이다.
평소 일반 관람이 어려웠던 집옥재와 팔우정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집옥재 내부 관람에서는 왕이 앉았던 의자인 용교의에 직접 앉아보거나 대한제국 국새(제고지보)를 찍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경복궁 별빛야행에서 도슭수라상과 함께 전통예술 공연을 즐기는 관람객/사진=한국문화재재단



◇청사초롱 들고 창덕궁 후원 거닐면…가을정취 물씬


창덕궁 달빛기행은 올해로 14년째를 맞는다. 은은한 달빛 아래 길을 밝히는 청사초롱을 들고 창덕궁 후원을 거닐며 고궁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창덕궁은 500여 년 조선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임금이 거처한 궁궐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세계문화유산 궁궐이다. 창덕궁은 1405년 경복궁의 이궁으로 지어졌다가 임진왜란 때 전소된 후에 광해군 때 다시 재건됐다. 이후 역대 왕들은 창덕궁에서 주로 정무를 봤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원형이 잘 보존돼 있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배치, 한국인의 정서가 가장 잘 녹아 있는 궁”이라고 설명했다.

돈화문을 지나 국보인 인정전이 나온다. 인정전 내부에는 옥좌와 일월오봉도, 근대에 설치된 서양식 조명 등을 볼 수 있다. 지희정당은 왕의 비공식적인 집무실로 쓰였다. 1917년 화재로 소실돼 1920년 새로 지었다. 희정당을 지나면 낙선재로 들어가게 된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인 덕혜옹주는 일제 해방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 창덕궁 낙선재에서 지냈다. 1989년 4월 21일 77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했다. 낙선재에서는 만원문을 감상할 수 있다.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은 상량전도 체험할 수 있다.

상량전은 낙선재 후원이다. 상량전에 오르면 아름다운 대금연주와 함께 창덕궁의 고즈넉한 야경 그리고 서울 시내에 있는 야경까지 같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후원으로 들어서면 부용지 야경이 펼쳐진다. 규장각 앞에서 관람객들은 인증사진을 찍으며 ‘고궁여행’을 기록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