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이 그리는 'K-가축방역' 설계도

[열린정책 소통합시다]"선제 예방만이 전염병 조기 종식…‘다니고 싶은 직장’ 만들 터"

머니투데이 더리더 대담 서동욱 편집장 정리 홍세미 기자 입력 : 2023.11.01 09:26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막아야 사는 사람들”

가축 전염병 방역 최일선에 있는 가축위생지원본부(이하 방역본부) 직원들을 두고 부르는 말이다. 가축 방역과 수입축산물 검역 등 축산물 위생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방역본부 직원들은 우리 식탁까지 안전한 축산물이 생산되고 유통될 수 있도록 ‘먹거리 안전 파수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육류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가축 방역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970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2kg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59.3kg을 기록, 10배 이상 늘었다. 특히 육류소비량이 1인당 쌀소비량(56.7kg)을 앞지르기도 했다.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은 10월 25일 세종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육류 소비가 늘수록 가축의 대량·밀집 사육이 이뤄지고,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해외유입과 맞물리면 가축전염병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가축 전염병은 농가를 얼어붙게 한다. 나아가 축산물 수출·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확산되고 있다. 10월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진사례가 나왔고, 확진농가가 추가적으로 발생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확진 사례는 10월 29일까지 총 61건으로 집계됐다. 위 본부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가축방역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됐고, 축산업 및 축산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염병이 확산되면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업계는 축산업계다. 위 본부장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가축을 소유하고 있는 축산농가가 타격을 입고 수요와 공급이 무너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국민 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축산물 수출·수입과도 직결되는 등 국가 위상·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을 끼친다”고 했다. 축산업계, 축산농가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가축방역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방역본부는 가축방역과 축산물 위생관리를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1999년 돼지콜레라 방역을 위한 ‘돼지콜레라박멸비상대책본부’가 발족된 게 시초다. 당시에는 민간방역본부였고, 2003년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근거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로 설립됐다. 2007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본부에서는 ‘사전 예방적 방역체계’를 구축해 전염병 확산을 예방하고 있다.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시도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초동방역팀 투입을 요청하고, 2인 1조로 구성된 초동방역팀은 신속하게 1시간 이내 현장으로 출동한다. 방역팀은 기초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출입자와 가축의 이동을 통제한다. 시도 방역기간 및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병성감정을 의뢰하고, 검사결과 통보까지 해당 농장 입구에 상주한다. 

양성 판정이 나오면 질병별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초동방역 임무를 수행한다. 모든 조치가 완료된 후에는 해당 시·군에 방역상황을 인계하고 철수한다. 발생지역은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전화예찰과 ‘자가 진단형 예찰(알림톡)’을 진행한다. 자가 진단형 예찰(알림톡)은 과거 발생이력이 있거나, 발생 우려가 높은 지역 농가를 예측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의 농장주가 스스로 방역상황을 진단하는 것이다.

위 본부장은 “가축전염병은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본부 직원들은 사전 예방 활동을 진행하고, 확산 방지와 조기 종식을 목표로 현장에서 임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축전염병으로부터 축산농가를 지켜내고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게 우리 본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 보건 향상과 나아가 국가 가축전염병 청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매년 동절기(10월~이듬해 2월)에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겨울철 발생 위험이 높은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방역본부는 특별방역대책기간에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고가 접수되고 초동방역팀 투입이 요청되면 1시간 이내에 투입해 농가 진·출입을 통제한다. 위 본부장은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기 위해 가금농가와 야생조류의 분변시료를 채취해 상시 예찰하고 있다”며 “ 특별방역대책 기간에는 더 많은 양의 시료 채취를 위해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열악한 처우 개선해 ‘다니고 싶은 직장’ 만들 것”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맡는 단체지만 위 본부장은 직원들의 처우가 열악하다고 전했다. 2023년 10월 기준 본부는 128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무기계약직이 1234명이다. 전체의 95.8%에 달하는 것이다. 위 본부장은 “처음 민간방역본부로 시작해 조직 체계가 바로잡혀 있지 않았다”며 “공공기관으로 이전하면서 공무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기형적인 조직구조”라고 했다.

위 본부장은 행정인력을 줄이고 현장인력을 늘리기 위해 지난 2월 ‘2실2처8부’ 체계에서 ‘3실1처4부’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위 본부장은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것”이라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사명감으로 방역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 직원들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힘썼다”며 “건전하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다니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역본부는 조직개편을 진행하면서 새롭게 핵심가치를 ‘안전, 소통, 책임, 신뢰’로 정했다. 위 본부장은 “가축방역의 전문기관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네 가지의 핵심가치를 설정했다”라며 “가축전염병의 유입과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인 예방 활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드론으로 야생 멧돼지 남하 차단…디지털 방역’ 발돋움


축산업이 4차산업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축산’으로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기본적인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방역본부도 전염병을 차단하는 데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방역본부는 소독드론, 예찰드론, 열화상드론을 이용해 방역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농가 주위를 촬영, 입체적(3D 매핑) 영상 정보를 유관기관에 제공해 질병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열화상드론을 이용해 아프리카돼지열병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 남하를 차단하기도 했다. 위 본부장은 “야생 멧돼지는 야행성과 산림 깊숙이 서식하는 특성으로 포획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열화상 드론을 활용해 야생 멧돼지 집중포획 사업을 벌였고, 포획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위치한 방역본부 건물 옥상에는 양봉장이 설치돼 있다. ESG경영의 일환으로 꿀벌 사육을 올해부터 시작한 것이다. 세종시 공공기관 중에서는 최초의 시도다. 위 본부장은 “급감하는 꿀벌의 생태계 회복을 위해 생각했다”며 “꿀벌 사육으로 얻어지는 꿀을 주민과 나눠 주민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본부는 내년에는 ESG공공협의체 등을 통해 도시양봉의 노하우를 전수하여 꿀벌의 생태계 복원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다음은 위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가축 전염병 예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육류 소비가 크게 늘었다. 가축의 대량·밀집 사육이 이뤄졌고, 가축전염병이 다양해졌다. 또 해외 유입도 늘어나면서 가축전염병 발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축산업계, 축산농가는 어떤 피해를 입게 되나
▶국내에는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질병은 축산농가와 업계에 많은 피해를 끼친다. 축산농가가 피해를 입으면 수요와 공급이 무너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민 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축산물 수출·수입과도 직결된다. 국가 위상·경제에도 막대한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축산업계, 축산농가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가축방역 조치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대응 체계가 어떻게 되나

▶전염병이 퍼지기 전에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리 본부에서는 ‘사전 예방적 방역체계’로 진행해 대응하고 있다. 만약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시도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초동방역팀 투입을 요청한다. 2인 1조로 구성된 초동방역팀은 신속하게 1시간 이내 현장으로 출동해 해당 농장 입구에서 상주, 농장을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초기 차단방역 업무를 수행한다. 또 기초 역학조사를 진행한 후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병성감정을 의뢰한다. 발생지역은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전화예찰과 자가 진단형 예찰(알림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유지되는 ‘특별방역대책기간’ 동안 본부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

▶특별방역대책기간에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해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1시간 이내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한다. 농가 진·출입 통제 등 차단방역 활동을 통한 질병 확산 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겨울철에 발생 위험이 높은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기 위해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시료를 채취하고, 철새 도래지·하천 등에서의 야생조류 분변 시료를 채취한다. 포획하거나 폐사한 야생조류 대상으로도 상시 예찰하고 있다. 특별방역대책 기간에는 더 많은 양의 시료 채취를 위해 더 많은 농가와 철새 도래지를 방문하고 있다.

-방역활동 외에 ‘가축산물위생 및 검역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사업인지

▶육류는 사육, 도축, 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 중 도축과정은 가축이 육류가 되는 최초단계다. 본부에서는 이 단계에서 부적정한 육류가 소비자에게 유통되는 것을 사전 차단한다. 도축검사원이 가축이 도축되는 과정 중 내장 및 지육, 각종 림프절의 이상 등을 검사한다. 수입식용축산물에 대한 검역·검사 기능 강화로 위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며 해외가축전염병 및 인수공통전염병의 유입 방지 역할을 맡고 있다.

-방역지원본부가 내년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기관의 역사를 설명해준다면

▶1999년 민간방역기구인 ‘돼지콜레라박멸비상대책본부’로 시작했다. 2003년 가축전염병예방법 제9조 제2항에 근거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로 설립됐고, 2007년에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비영리 공공기관으로서 효율적인 가축방역과 수입축산물 검역, 그리고 축산물 위생관리를 통해 축산물의 위생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늘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양축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임하고 있다.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사진=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지난 2월 조직개편을 실시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본부는 직원 1286명 중 공무직(무기계약직)이 1234명인 기형적인 조직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기관 정상화를 위해 행정인력을 확보하고 직원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직 개편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졌다. 조직과 인력의 합리적인 운영을 통한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을 하면서 ‘안전, 소통, 책임, 신뢰’를 핵심가치로 선정했다

▶새로운 가축방역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선정한 것이다. ‘체계적인 가축방역과 전문적인 축산물 위생관리로 축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미션과 함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현장에서 노력할 것이다. 가축전염병의 유입과 발생을 최소화하는 선제적인 예방 활동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전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지난해 목표는 ‘음주운전 ZERO’였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메신저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경각심을 줘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는 ‘갑질·직장 내 괴롭힘 ZERO'로 정했다.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근절을 목표로 두고, 전직원 대상 갑질 등 비위행위 예방 교육을 진행하며 특별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본부를 이끌 예정인지

▶취임 이후 기관 안정화를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직원들을 위한 복지 개선, 예산증액 등 노력했다. 특히 건전한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다니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게 목표다. 강점을 살리고 발전해 ‘K-가축방역’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기관이 되고자 한다. 또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해 사람과 가축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가축방역 전문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 공공기관 임직원으로서 맡은 바 업무와 책임을 다하고 국민의 소리를 늘 경청하고 존중하여 소통하면서 축산농가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

가축위생연구소(現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사
수의과학연구소(現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
농림축산검역본부 과장(연구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 부장(연구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본부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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