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전쟁의 교훈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3.11.01 09:16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 본토를 기습 폭격하면서 중동이 또한번 전쟁의 격랑에 빠져들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이스라엘이 전면적 지상전 수순을 밟으면서 인근 아랍국가가 개입하는 확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속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느 한쪽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도, 조기 종전 가능성도 낮아 보입니다. 지구촌을 뒤흔드는 두 가지 전쟁을 보면 세계가 다시 전쟁상태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프로이센의 군인이며 군사 이론가였던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라고 그가 쓴 전쟁론에서 정의했습니다. 정치와 전쟁의 연관성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주변국의 정세 변화와 정치지도자의 성향이 전쟁발발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하마스의 기습침공 배후에는 이스라엘 내에서 최근 불거진 정치적 혼란과 분열이 있다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지난 8월 네타냐후 정권이 대법원 등 사법부 권한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강행 처리하자 이스라엘에선 연일 거센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고의 첩보기관으로 불리던 모사드 뿐만 아니라 군과 경찰의 고위 관리들이 대거 정부에 반기를 들었고 고위 당국자들이 옷을 벗었습니다. 정치적 분열이 정보에 벽을 만들었는데 현지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유대인 5명 중 4명은 하마스 공격의 책임이 네타냐후에게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사례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으킵니다. 국가안보마저 이념과 진영의 정쟁으로 전락할 경우 북한 위협에 대한 대비는 더욱 취약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안보 관련 여야 상임위는 사안마다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9·19 군사합의·신임 국방장관 임명 등의 문제 등으로 부딪쳤습니다.

중동정세 불안은 강 건너 불구경할 문제가 아닙니다. 동북아 외교안보 정세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 미칠 영향을 대비해야 합니다. 정부는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다방면의 대비책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치 문제로 안보가 뚫릴 수 있다"는 교훈을 정치권은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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