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절대강자의 책임감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4.05.03 10:00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총선 참패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꼽힙니다. 선거전 초반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불거지며 선거 구도는 국민의힘에 유리한 듯 돌아갔고, 정부의 의사증원 2000명 증원 카드는 국민의 많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의대 정원이 여당의 호재로 작용한 시간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황상무·이종섭·대파 등의 대형 악재가 터지며 이번 총선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의 압도적 과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선거 직전 정부 여당의 헛발질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키운 상황이 됐습니다.

결국 유권자들은 윤 정부의 집권 2년 국정원영에 대해 냉혹한 중간 평가를 내렸고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여소야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헌정사상 첫 대통령이 됐습니다. 국정과제로서 입법이 수반돼야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과제에 대한 야당의 협조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 됐습니다. 의대 정원을 골자로 추진하던 의료개혁은 코앞에 놓인 과제입니다.

선거 이후 민심 수용과 국정 쇄신을 약속한 대통령의 방향 설정은 다행스럽습니다. 대통령은 총선 결과가 확정된 후 첫 메시지에서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선대위 해단식에서 "정치권 모두가 민생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며 정부여당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또한번 의회권력의 절대강자가 된 민주당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승리가 아닌 국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규정한 것처럼 민주당이 잘해서 선거에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8년간 제1야당의 위상을 갖게 된 민주당은 막강한 국회권력을 쥔 만큼 국정에 대한 동반책임의 의무가 주어집니다. 의석수를 믿고 대여 강경 일변도에 몰두하며 민생을 외면할 경우 국민은 여지없이 회초리를 듭니다.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DJ 정부부터 10년 주기 정권교체설이 힘을 얻었습니다. 특정 정당이 정권을 잡으면 2회까지는 집권연장에 성공하는 패턴이었는데 문재인 정부는 집권 5년 만에 쓴맛을 봤습니다. 민주당이 총선 승리에 취하지 않고 진정한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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