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열풍, 호남에도 불까…잇따른 행정통합 실패

[심층리포트- 묶거나 쪼개거나…대한민국 ‘지각변동’ 예고 ⑤]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현승 기자 입력 : 2024.07.02 11:07
편집자주대한민국 지도를 새로 그리는 행정구역 개편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인구감소·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 중이다. 소멸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메가시티’ 논의가 더해지며 중앙과 지방정부 차원의 개편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 움직임을 짚어본다.
▲2023년 1월 17일 완주-전주 통합 추진연합회 관계자들이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장에서 ‘제22대 총선 완주 단일 선거구 획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호남권에도 메가시티가 조성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호남권에서 다양한 행정구역 통합안이 나왔으나 진전이 없다. 현재 호남을 둘러싼 충청권과 대구·경북의 통합, 부·울·경 메가시티가 재추진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라권이 행정통합이나 광역 교통망 구축 등 현안에 대해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해묵은 현안 전주-완주 통합…이번엔 될까

전주시-완주군 행정구역 통합은 1997년과 2009년, 2013년 총 3번에 걸쳐 시도했으나 완주군의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지난 1월 우범기 전주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10대 역점 전략 사업 중 하나로 전주·완주 통합을 첫 번째로 언급하면서 다시 한번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은 전북특별자치도 입장에서도 중요한 문제다. 전북도에는 광역시도 없고 전주시 특례시 지정도 실패했다. 전북도는 거점도시가 없어 국가 예산과 공모사업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만일 두 지자체가 통합되면 인구는 64만 명에서 74만 명으로 늘어난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도 지난 6월 18일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 “통합은 전북특자도 전체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언급하며 통합에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전주·완주 통합 찬반투표가 올해 안에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완주군의 통합 반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월에 실시된 전북도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주·완주 통합에 찬성이 70%, 반대가 19%로 찬성이 크게 앞섰다. 전주시민은 찬성이 86%, 반대가 11%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완주군민은 찬성이 42%, 반대가 55%로 반대의견이 더 많았다. 지난 6월 5일 완주군의회는 행정구역 통합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으며, 6월 21일에는 완주 관내에서 ‘완도-전주 통합 반대 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통합반대대책위원회는 △완주군의 자치권 훼손 우려 △완주군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음 △통합 이후 행정적 효율성 불투명함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 우려 등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새만금 인프라 관할권 두고 지자체 간 갈등…메가시티 불투명

새만금 메가시티도 유관 지자체 간의 갈등으로 출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에 인접한 3개 지자체 군산시·김제시·부안군을 중심으로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를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 관할권을 놓고 시작된 군산시와 김제시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새만금특별자체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군산시와 김제시의 갈등은 2012년 방조제 관할권 문제에서 시작됐다. 3·4호 방조제는 대법원까지 갔으며 1·2호 방조제는 대법원을 넘어 헌법소원 청구까지 갔다. 관할권 결정은 2021년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이후로도 군산시와 김제시는 새만금 내 산업단지와 용지, 도로, 항만 등의 관할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 문승우 전북도의원은 지난해 도정질의에서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앞으로도 부지와 기반시설이 완공될 때마다 어김없이 분쟁이 예고된 셈”이라며 “아직도 남은 부지가 많다. 분쟁과 분열로 지역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는데 전북도가 왜 분쟁조정에 나서지 않느냐”고 말하며 전북도에 두 지자체 간 갈등 해결을 위한 도의 역할을 촉구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김제시의회에서는 중재 요청이 없었고 오히려 새만금 관할권에 대해서는 전북도가 관여하지 말고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중분위)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결정해달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군산시의회는 전북도가 적극 개입해 중분위 심의를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보류해달라는 입장이었다”며 “이와 같이 양쪽 주장이 첨예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단체장과 의장을 비롯한 의원과의 면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재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실무적으로는 군산, 김제 등 부단체장, 담당 부서장과도 면담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12월 17일 강기정 광주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전남 나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광주 군·민간 공항 이전 시·도지사 회담을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동상이몽 광주·전남, 2022년 이후 논의 없어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통합의 첫걸음인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는 2022년 7월 이후 2년째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처음 언급했다. 자치권과 예산 확보는 물론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대책이었다. 하지만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경제통합이 우선이라며 통합 움직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광주전남연구원에 행정통합 연구를 한차례 의뢰했을 뿐, 이후 통합 논의는 중단됐다.

지난 5월 18일 김 지사는 제22대 전남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가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전남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자치권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지난 6월 13일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시·도 통합과 별개로 전남특별자치도를 설치하는 특별법을 발의했다.

반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5월 21일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구·경북을 시범지역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며 행정구역 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며 대조를 이뤘다. 강 시장은 “행정구역 통합에 동의한다”며 교통과 경제 분야의 선제적 통합, 장기적 행정구역 통합 소신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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