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난개발' 수준 집값 공약…실현은 가능하고?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1.02.02 13:48
길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터널의 끝이 보이는 걸까요. 지난 1월 11일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한달여 만에 400명대로 떨어진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몹쓸 바이러스이기에 마음 놓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감염증의 위세 속에서도 '정치의 시간'은 어김없이 흐릅니다.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 치러진 지난해 4·15 총선 이후 1년여 만에 열리는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치권은 또 한 번 국민 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민심은 지난 총선에서 집권여당 견제보다는 야당 심판을 택했습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정부의 대처가 호평을 받은 것도 여당 압승의 주된 요인이 됐습니다.

세계가 극찬한 K-방역이 지난 1년간 정부·여당에 큰 힘이 됐지만 이번 재보선의 화두는 부동산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 주식 투자)’ 광풍으로 '돈의 선거'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자산, 즉 돈을 둘러싼 이슈가 전면에 부상할 것이란 얘깁니다. 지난 한해 치솟은 집값·전셋값은 방역의 성과(?)를 허물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값은 5.36% 올라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셋값은 4.61% 올라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새해 들어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심판론'이 '개혁완수론'을 앞서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정부 여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졌고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습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첫 공식 사과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사과는 정부 출범 이후 24차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집값 문제가 선거판의 핵심 어젠다로 작용하면서 후보들 역시 부동산 공약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진보·보수 후보를 막론하고 부동산 민심을 파고듭니다.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지만 규제 위주의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며 수십만 가구의 공급 대책을 쏟아냅니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공약도 있고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라는 뜻에서 '한시적 양도소득세 완화'를 꺼내는 후보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선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집값 안정화' 명분으로 내놓는 후보들의 공약과 대책들이 기존 정책과 또 다시 충돌한다며 시장에 혼선만 가중될 것입니다. 관건은 이들 공약과 대책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입니다. 서울시장 잔여임기는 1년에 불과합니다. 적어도 수년이 걸리는 부동산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누가 당선이 되든 임기내에는 첫 삽을 뜨기도 어렵습니다. 최근의 부동산 폭등은 저금리와 유동성이 낳은 결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진단입니다. 앞다퉈 나오는 서울시장 후보돌의 공약이 본질을 외면한 '난개발 공약'이 아닌지 꼼꼼히 살펴봐야겠습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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