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광주비엔날레 39일 여정 성료…8만 5,000여 명 관람객·참여작가 다층적 상호 작용한 축제의 장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정면 기자 입력 : 2021.05.11 11:21
▲광주극장전시 전경./사진=제13회광주비엔날레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위적인 현대미술 축제인 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39일 간 여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인류 공동체의 공동 생존과 삶의 양상을 탐구하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 주제전과 광주정신을 다층적으로 맥락화한 GB커미션, 국내외 미술기관을 매개하는 파빌리온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중첩되어지면서 개최지 광주 만의 담론을 발신하고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위기 상황 속에서 두 차례 전시를 연기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방역 지침을 지키며, 시민사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수준 높은 전시로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높은 성과를 일궜다.



안전한 관람 환경, 고품격 전시 구현 성과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는 지난 4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비롯해서 외부 전시장 포함 총 8만 5,0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9일 저녁 6시 기준 잠정 집계 됐다.

총 전시 기간은 39일 이지만, 방역 조치로 전시관이 월요일 휴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34일 동안 방문한 관람객 수치이다.

(재)광주비엔날레는 전시 기간 동안 일일 관람객 수 제한 및 시간별 회차를 적용하는 등 방역 수칙에 따라 전시관을 운영했으며, 전시관 입구에서 QR 코드 인증, 발열체크, 손 소독에 이어 각 전시실 마다 손 소독과 발열체크가 지속되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장 방역 모습./사진=(재)광주비엔날레

이처럼 만전의 준비로 안전한 환경 속에서 관람객들은 차분하게 전시를 관람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예술로 승화하고자 태동한 광주비엔날레 창설 취지에 맞춰 1전시실이 광주비엔날레 역사상 최초로 무료로 개방되었다. 무료개방 결과 가족단위 관람객과 인근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자연스레 일상 속에서 현대미술과 조우하기도 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주제전에는 40여 개국 69작가(명/팀)가 참여해 40점의 커미션 신작 등 450여 작품을 선보이며, 동시대 작가의 작품과 샤머니즘박물관 및 가회민화박물관의 부적, 제의적 회화 등 유물들이 긴밀하게 연계되면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공명하는 다층적인 탈맥락화된 시각예술의 현장이 연출되었다.

관람객들은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인간과 환경, 과거와 현재 등 다양한 형태의 연대와 만나고, 인류가 축적해놓은 다채로운 사고의 틀을 사유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전시장 전경./사진=(재)광주비엔날레

외신 뉴욕타임즈에서도 이번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광주비엔날레는 미술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정설로 여겨지는 역사 이야기를 다시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 참여 작가는 서로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을지 몰라도, 저마다의 작품을 통해 다층적인 상호 작용이 풍성하게 일어나는 비엔날레를 탄생시켰다.”고 평을했다.

이외에 아트 인 아메리카(Art in America), 아트 아시아 퍼시픽(Art Asia Pacific) 등에서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개최 소식을 알리면서 광주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을 재확인케 했다.

국내 문화예술 기관 및 비엔날레 관계자 등 미술계의 방문도 행사 기간 꾸준히 이어지며, 국립현대미술관장, 국립중앙박물관장, 부산시립미술관장, 대구시립미술관장, 제주도립미술관장,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다녀갔으며, 부산비엔날레,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수묵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관계자들의 벤치마킹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주한 네덜란드 대사,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 주한 스페인 대사, 주한 스위스 대사, 주한 노르웨이 대사 등 각국 대사들이 방문해 제13회 광주비엔날레를 꼼꼼하게 감상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전시 및 서비스 새 지평


(재)광주비엔날레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사회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전시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고 광주비엔날레를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를 선보이면서 호응을 이끌어냈다.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된 온라인 전시는 총 16만5,000여 명이 관람하면서 제13회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다. 광주비엔날레 행사 기간 순차적으로 업로드된 온라인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1전시실부터 5전시실을 비롯해서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극장,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등 외부 전시 공간까지 영상으로 담아내면서 코로나19로 전시관 방문이 어려운 이들에게 관람 기회를 제공하면서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다.

또, 이번 행사에서는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차별화된 콘텐츠의 오디오 가이드로 관람객의 질 높은 전시 관람을 도왔으며, 관람객들은 각자 전시음성해설 어플을 다운받아 전시를 차분하게 감상했다.

이와 함께 가이드북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전시의 이해를 최대한 도왔다고, AI방역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타 문화예술 행사 및 기관들에게 철저한 방역 모범 사례가 되기도 했다.



작가 워크숍 및 교육 프로그램 등 소통 지속


▲구 국군광주병원에 전시된 GB커미션 이불 작가<오바드 V>./사진=(재)광주비엔날레

동시대 첨예한 시각예술 현장인 광주비엔날레는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한 고품격 교육 프로그램 등을 행사 기간 마련하면서 문화예술 교육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했다.

GKL사회공헌재단 후원의 ‘(재)광주비엔날레-GKL 아트 어라운드 GB 아트스쿨’은 지난 4월 3일 시작으로 매주 주말 전시 투어 및 현장 답사가 총 11회 진행됐다.

매일유업 후원으로 진행된 문화예술 관련 대학(원)생 대상의 ‘광주비엔날레 작가 워크숍’도 전시 투어와 문경원 작가(이화여대 교수), 조현택 사진작가, 민정기 작가와의 워크숍을 마쳤다.

이와 함께 GKL사회공헌재단 후원으로 다문화가정과 학교 밖 청소년 등 문화 소외 계층 대상 맞춤형 투어 프로그램 ‘예술&동행’도 지난 4월 13일 첫 투어를 시작으로 총 10회 진행되었으며, 4월 1일부터 5월 5일까지 마련된 #GKL과함께하는광주비엔날레 인스타그램 이벤트에는 600여 명이 참여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구 국군광주병원 장소성 광주정신 발신


▲구 국군광주병원《MaytoDay》《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 전시 전경 》./사진=(재)광주비엔날레

한편, 2018년 태동한 광주비엔날레커미션과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MaytoDay》(메이투데이)가 구 국군광주병원에서 사전 예약제로 개최되어 연일 만원을 기록하는 등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작년에 출범한 다국적 프로젝트 《MaytoDay》는 올해 광주 지역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한 전시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Between the Seen and the Spoken)를 선보이며 그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12명의 작가, 강운, 김설아, 문선희, 박화연, 송필용, 이세현, 이연숙, 이인성, 임남진, 정선휘, 정정주, 최기창이 참여했으며, 1980년 5월의 광주를 다시 조망하고 사유하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과 보이지만 애써 외면하려 했던 것, 말할 수 있는 것과 차마 소리 내어 말하지 못한 침묵 사이의 간극과 연결성에 주목했다.

특히, 구 국군광주병원의 장소성(space)을 주목하고, 재해석한 신작들을 공개하였으며, 무엇보다 현재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5・18민주화운동의 상흔을 바라보고 치유하면서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예술적 소통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언론과 대중의 열렬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문선희 작가의 <묻지 못한 이야기 – 목소리>에 사용된 데이지는 광주교육청이 진행하는 ‘5・18 치유와 희망의 화단 만들기’에 기증되어 광주 시내 학교 20여 곳에서 새롭게 뿌리를 내리고 그 의미를 확장해나가게 되었다.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전경./사진=(재)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 특별전과 함께 광주비엔날레커미션 일부 작품도 구 국군광주병원에서 전시되면서 반향을 일으켰다. 이불 작가의 조각난 거울에 의해 쪼개져 재구성된 모습으로 보이는 <태양의 도시> 시리즈(2015/2021)와 DMZ의 Guard Post (GP)가 2018년 폭파된 후 남겨진 철재로 만든 <오바드 V>(2019), 배영환 작가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차용한 작품 <유행가: 임을 위한 행진곡> (1997~2021)이 선보여졌다.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민주평화기념관에서 전시되었던 임민욱 작가의 <채의진과 천 개의 지팡이>(2014~2020), 구 국군광주병원 본관 내 작은 성당에 짙게 배인 시간의 흔적과 공명하는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 <신의 언어>(2020), 트라우마를 대하는 문화적 차이와 ‘치유’의 개념을 다룬 카데르 아티아의 3채널 영상작품 <이동하는 경계들>(2018)과 구 국군광주병원에 남겨진 거울로 교회(국광교회)라는 공간 그 자체와 그 의미를 재해석한 마이클 넬슨의 <거울의 울림(장소의 맹점, 다른 이를 위한 표식)>(2018) 등이 다시 한번 전시되면서 구 국군광주병원을 더욱 다층적으로 맥락화하고 광주정신이 동시대 미술과 공명하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GB커미션 장소인 시민사회 중심이자 역사와 삶이 공존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문화재단을 비롯해서 파빌리온프로젝트가 펼쳐졌던 은암미술관 등지에서도 관람객이 꾸준히 다녀가면서 코로나19 여파에도 문화도시 광주에 문화적 활력을 일으키는 장이 되었다.
choi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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