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특수 누린 넷플릭스, 무임승차 제동?

[법으로 보는 세상]‘인터넷망 무임승차 방지법’ 통과 여부 관심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1.11.04 09:12

<오징어 게임>/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만든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블룸버그 통신이 넷플릭스의 내부 문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제작비 2140만 달러(한화 약 253억원)를 투자해 총 8억9110만 달러(1조 546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BTS에 이어 한류 열풍을 더욱 가속화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새로운 논쟁에 불을 지폈다. 바로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에 망 사용료로 내는 돈은 없다. 특히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를 둘러싼 갈등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감에서도 해외 콘텐츠 제공업자가 인터넷망 사용 비중이 높은데도 사용료를 내지 않는 데 대해 국내 기업들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와 정부는 망 사용료 부과를 위한 법 개정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의 ‘망 사용료’가 대체 뭐길래?


인터넷 사용주체는 크게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와 콘텐츠 제공자(CP, Contents Provider), 이용자로 구분된다. ISP는 SK브로드밴드, KT, LG U+ 등과 같이 네트워크 망을 구축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말한다. CP는 인터넷에서 이용자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말한다. 구글, 네이버, 카카오, 넷플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망 사용료는 이런 CP들이 콘텐츠를 서비스할 때 ISP가 구축해놓은 인터넷 망을 이용하면서 내는 사용료를 말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의 플랫폼을 이용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CP들은 국내 통신사에서 엄청난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있다.

앞서 2019년 SK브로드밴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한 바 있지만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 지난해 4월 넷플릭스는 서울중앙지법에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하면서 법정 다툼이 있었다. 1심에서 법원은 SK브로드밴드 손을 들어줬고, 넷플릭스는 곧이어 항소했다.



넷플릭스의 ‘무임승차’ 논란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김상희 부의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CP 6개사가 국내 일평균 트래픽 발생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5%에 달했던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 4개사의 비중은 21.4%에 불과했다.

현재 국내 CP는 국내 ISP에 연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네이버는 연 700억원, 카카오는 300억원을 망 사용료로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난달 진행된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플랫폼 업계의 공정경쟁 이슈가 집중 조명됐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10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과방위 종합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역차별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우리가 망 비용을 낸다면 우리보다 (트래픽)을 훨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야 공정한 경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글로벌 서비스 업체와 통신사 간 관계와 계약 형태를 알기 어려워 의견을 내기는 어렵다”면서도 “국회에서 공정한 인터넷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전했다.

디즈니+ 한국 론칭 공식 키아트(key art)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한편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14일 온라인 미디어 행사에서 망 사용료에 대해 “우리는 선량한 기업”이라며 망 사용료에 대해 다양한 파트너사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플러스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할 예정이다. 디즈니플러스가 CDN 사업자와 계약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면, CDN 사업자는 국내 통신사에 직접 망을 연결해 전용회선료인 망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 “오픈 커넥트 설치해 망 사용료 지불할 필요 없어”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트래픽을 분산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술을 적용해 오픈 커넥트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통신사들이 요구하는 형태의 망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이미 이용자가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한 만큼 통신사가 CP에 망 이용 대가를 청구하는 것은 이중부과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달 5일 국회 과방위 국감에 참석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은 “재판이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통신 3사와 합의해 망 사용료를 납부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 “오픈 커넥트가 윈윈 솔루션이자 상생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10년간 1.2조원을 투자했다”고 답했다.



‘인터넷망 무임승차 방지법’ 통과될까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시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월 일부 대형 CP의 국내 인터넷망 이용 관련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 망 이용대가 지불 의무’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사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경우 망의 구성, 트래픽 발생량 등을 고려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망 연결을 제공받거나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국내 망 이용환경의 정당한 질서를 바로잡고, 중소 CP와 이용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악순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의원은 “글로벌 사업자가 트래픽 유발 규모에 상응하는 망 이용 대가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 결국 이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다른 중소 CP와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국내 ISP 인프라 고도화 유인이 저하되고 인터넷망 유지·보수에도 지장이 발생해 결국 전체적인 정보통신기술 환경이 황폐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면서 국내에서는 대가 지급을 거부하는 역차별 행위는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과기부 임혜숙 장관은 지난달 1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망 사용료는 사업자 간 자율 협상이 우선이지만,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10월 5일 국감 현장에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들이 망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있다”면서 관련 법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文 “<오징어 게임> 흥행 계기, 합리적 망 사용료 필요”


<오징어 게임>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제공

지난 10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오징어 게임> 인기를 화두로 얘기하면서 글로벌 플랫폼과 통신사 간의 망 사용료 갈등 문제, 글로벌 플랫폼과 국내 콘텐츠 제작사와의 불공정 지식재산(IP) 계약 우려를 짚고 해결을 당부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영화, 케이팝에 이어 최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흥행으로 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와함께 각계에서 콘텐츠 수익의 글로벌 플랫폼 집중 등 콘텐츠 산업의 역량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총리께서 챙겨봐달라”고 당부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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