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선심공약 경쟁, ‘고무신 선거’ 안 되려면…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2.02.01 10:17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공약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임기 중 공급할 주택 물량, 각종 산업단지 조성과 철도 지하화 등 장밋빛 토건공약이 상당수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월 23일 “현 정부의 공급계획에 105만호를 추가, 전국에 총 311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후보는 서울 지하철 1·2·4호선과 경의선, 중앙선 지하화도 언급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월 21일 충청권을 방문해 제2대덕연구단지와 충청내륙철도 건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앞서 이 후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방문해 영종도 항공산업 특화단지 조성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을 발표했습니다. 윤 후보는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GTX 건설을 통한 부울경 30분 생활권 조성, 경부선 철도 지하화 등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대규모 인프라 공약은 엄청난 재정 부담을 초래합니다. 대선과 총선 등을 앞두고 발표됐던 각종 개발공약들이 선거 이후 흐지부지되거나, 실행되더라도 효용성이 없어 국가적 애물단지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거에서 선심성 공약 경쟁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표에만 눈이 어두워 공약을 남발하면 후유증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됩니다. 불길한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내놓는 ‘인프라 발언’에 따라 수도권 일부 지역은 벌써부터 집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공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두 후보가 서로 판박이처럼 닮은 공약을 내놓기도 합니다. “병사 월급 200만원,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500% 상향”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놓은 쌍둥이 공약입니다. 2030세대와 재건축 단지 주민들의 표심을 의식한 약속들입니다. 

이대로 실행된다면 군 간부 월급은 얼마나 올려야 할지, 용적률 500% 아파트의 주거환경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등 만만찮은 문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유력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발표가 권위주의 시절 막걸리·고무신 선거와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극심한 진영대결 구도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박빙의 승부로 결판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사회가 공감하는 시대정신에 가까운 후보가 누구인지,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는 정책은 무엇인지 더 꼼꼼히 살펴봐야겠습니다.

sdw70@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