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징 레터]‘용산 대통령시대’ 성공의 조건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2.04.01 09:31
대통령직 인수 과정을 놓고 신구 권력의 갈등이 점입가경입니다. 한국은행 총재와 감사원 감사위원, 선관위 상임위원 등 주요 공직 인사권을 둘러싼 양측의 샅바싸움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김오수 검찰총장의 거취 문제가 더해지며 대선 과정에서 보였던 극심한 진영적 편가름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문제는 국민의 의문과 불안감을 증폭시킵니다. 집무실 이전이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긴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약속한 것은 용산이 아닌 ‘광화문 시대’였습니다. ‘광화문 대통령’ 공약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용산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면, 먼저 공약 파기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마땅한 수순입니다. 청와대를 돌려받아 등산하는 것을 1순위 국가 어젠다로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윤 당선인 측근이 제기한 김오수 검찰총장 자진사퇴 압박 역시 부적절합니다. 검찰총장 임기를 법에 규정한 취지는 권력의 입맛에 따라 함부로 해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윤 당선인 본인이 문재인정부와 각을 세우며 검찰총장 임기를 끝까지 지키려 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정권 이양기 공직 인사는 언제나 삐걱거렸고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임기가 끝나는 공직을 두고 신구 권력은 종종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갈등은 2007년 이명박 당선인이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인수받을 때와 비슷하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당시 청와대 기록물 이관을 둘러싼 신경전에서 비롯된 갈등은 양측 간 질긴 ‘악연’의 발단이 됐습니다. 광우병 사태에 따른 민심 이반과 전 정권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라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신구세력 간 첨예한 대립은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국정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당장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 등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역대 최소 표차에 담긴 유권자들의 뜻은 명확합니다.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여야 모두에 경고를 보냄으로써 여야 간 협치를 명령했습니다.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윤 당선자의 당선 일성, 이러한 초심을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가슴에 새기며 실천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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