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과 무뎌진 신체

[명의칼럼]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입력 : 2022.05.10 09:39
▲허동범 연세스타병원장
가정의 달 5월은 봄의 마지막 달이다. 쾌적한 날씨와 선선한 바람에 철쭉, 장미, 백합 등 늦봄에 피는 꽃들이 개화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는 코로나19의 방역이 해제돼 나들이객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움직임이 적었던 분들은 일상을 다시 시작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2년 동안 약해진 근력, 관절운동 범위, 늘어난 체중 등으로 인해 신체의 건강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왕년에는 등산코스를 4시간 만에 주파했어~”라는 당당함은 당분간 접어둬야 한다. 과거처럼 왕성한 일상을 보내지 못한 2년의 시간은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쉽게 약화돼 있기 때문이다.

◇약해진 근력의 문제점

약해진 근력은 대표적으로 무릎에 무리를 많이 준다. 무릎 관절은 연골, 슬개건과 더불어 대퇴사두근이 체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허벅지 앞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이 약화돼 있다면, 무릎 연골에 체중 부하가 더 많이 집중되기 때문에 손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릎 질환의 대표적인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의 퇴화나 노화로 인해 닳아서 생긴다. 근력이 약화돼 있다면 관절과 관절 사이의 연골이 더 빠르게 닳을 수 있다. 최근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도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대퇴사두근이 발달돼 있는 분들은 관절염이 있어도 통증을 잘 느끼지 않기도 한다. 대퇴사두근의 근력 강화가 중요한 이유다.

연골을 지탱해주는 연골판도 손상될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이라 불리는 연골판은 체중 전달, 관절 연골 보호 등의 중요한 기능을 한다. 외상에 의한 손상이 가장 많고, 급격한 체중 증가 상태에서 계단을 내려가거나 하산 시에 손상이 된다. 반월상연골판 또한 근력을 키우면 체중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관절운동의 중요성

관절운동 범위는 목, 어깨, 허리, 팔, 무릎 등 각각 다르다. 하지만 운동이나 나들이할 때 많이 사용하는 관절은 스트레칭으로 강화시켜두면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했던 국민체조를 떠올리면 관절 강화 운동이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어깨 돌리기, 팔 돌리기’는 굳어진 어깨 근육을 늘려주면서 강화시킬 수 있고, ‘무릎굽혀 펴기’는 무릎 근육을, ‘목돌리기, 몸 옆으로 굽히기, 몸통 옆으로 돌기’는 목과 허리의 척추관절을 강화시킬 수 있다. 전신 스트레칭인 국민체조를 운동 전에 하면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늘어난 체중의 문제점

늘어난 체중은 만병의 원인이다. 다소 말랐던 사람들에게는 축복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성인병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근골격계 질환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체중 증가 시 제일 먼저 알 수 있는 부분이 복부 비만이다. 잘 분해되지 않는 내장지방이 증가했다면 살을 빼기도 힘들다. 또한 늘어난 뱃살은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배를 앞으로 내민 상태로 서 있게 되면 척추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또한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목이 앞으로 나오게 되고, 이는 거북목·일자목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허리디스크, 척추관 협착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앞서 기술한 대로 체중 증가는 무릎에도 큰 부담을 주고, 발목, 발에도 큰 부담을 준다. 예전보다 덜 걸었는데 발바닥이 아프다면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는지도 체크해봐야 한다.

체중 감소를 위해서는 식단관리,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식사를 하지 않고 체중을 감소시키려는 분들도 있지만, 절대 해서는 안 될 선택이다. 영양실조부터 시작해서 일부 신체기능 정지 등 엄청난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점은 같은 시간에 먹는 균형 있는 세 끼의 식단을 통해 영양분 제공시간과 양을 신체에 명확히 알리고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영양 결핍 상태에서는 체중이 감소하지 않고 근감소증, 무기력함 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먹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를 추천한다.

◇무리 없는 운동법

무뎌진 신체를 재활성화시키려면 천천히 신체의 능력을 끌어올려야 무리가 안 생긴다. 소위 알이 밸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은 젊은 층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년층 이상이라면 알이 밸 정도의 운동량은 비추천한다. 특히 운동을 한동안 하지 않은 몸이라면 더더욱 무리해서는 안 된다.

중년층이라면 일주일간 20분 걷기, 다음 일주일간 30분 걷기, 다음 일주일간 10분 뛰기 등 천천히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한다. 이 정도로 운동이 되나 할 정도로 시작은 미약하게 해야 한다. 평지 걷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과 같은 관절에 부담을 덜 주는 운동방식도 있다.

아무리 가벼운 운동이라도 통증이 있다면 운동을 멈춰야 한다. 참고 계속하면 더 큰 병을 유발할 수 있다. 등산이나 트레킹을 할 때도 발바닥이 아프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걷는 것이 좋다. 휴식을 취했지만 여전히 아프다면 등산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운동도 건강해지기 위함이다. 건강의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는 것도 역시 건강해지기 위함이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대한정형통증의학회 정회원
前 중국 청도시립병원 한중사랑관절전문센터 의료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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