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싸움의 품격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2.08.01 10:20
21대 후반기 국회가 7월 22일 원 구성 협상을 가까스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여야는 국민의힘 몫 7개, 더불어민주당 몫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면서 후반기 국회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지난 5월 30일 전반기 임기가 끝나고 국회 공백상태가 된 지 무려 53일 만입니다.

경제불안과 코로나19 재확산 등 민생위기에 속히 대응하라는 여론에 끌려 국회 문을 연 것은 다행스럽습니다. 하지만 대선 이후 ‘합의’ ‘협치’가 실종되면서 계속된 장기간의 국회파행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여야 간, 당내 인사 간 권력다툼은 “정권은 바뀌어도 정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재생산합니다. 출범 석 달째인 새 정부는 벌써부터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지율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좌우하는 지표입니다. 지지율 하락은 민심에 귀 기울이라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국민의힘의 ‘이준석 징계’ 사태는 여당 지지율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동시에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의혹의 쟁점은 별개로, 그의 징계는 향후 당 주도권과 2024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다툼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측근)을 중심으로 한 여당 내 주요 인사들이 당권이라는 권력 앞에 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권력다툼을 정치조직이 갖는 필연적 속성이라고 인정하더라도 너무 이른 시기에 분열이 가시화되면 정부 여당의 응집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내 갈등이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이념과 정책노선 차이로 인한 것이라면 정치발전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 권력이나 유력 정치인과의 친소관계를 기반으로 할 경우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이익공동체’와 다를 바 없습니다.

갈등에도 수준과 품격이 있습니다.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놓고 벌이는 다툼은 생산적입니다. 대의와 명분, 명확한 정책 어젠다가 아닌, 자파의 이익과 패권만을 위한 싸움이라면 유권자들은 외면합니다. 치열한 토론을 통한 건강한 정책 경쟁으로 집권당의 정파가 분화하기를 기대합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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