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전문성, 인공지능(AI)으로 보완하자

박선춘의 여의도 빅데이터

씨지인사이드 박선춘 대표 입력 : 2022.09.16 09:55
▲박선춘 씨지인사이드 대표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작동하고 있는 가장 심오한 것 중 하나이다.”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의 말이다. 인공지능이 바둑으로 인간을 이긴 ‘알파고 쇼크’ 이후, 인공지능에 의한 파괴적 혁신은 모든 영역에서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이 불러온 혁신의 패러다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표적으로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에서 “21세기 인본주의 시대가 지나고 미래에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우리 삶을 지배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스티븐 호킹도 사후 출간된 에서 “인공지능은 인류를 멸종으로 내몰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치 영역에도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의원의 정보분석업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노라(Nora)’를 2015년부터 도입했고, 2020년에는 ‘한스(Hans)’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활용해 회의록을 자동으로 작성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8년 4월 AI(인공지능) 후보를 자처한 마츠다 미치히토(44)라는 정치인이 도쿄도(東京都) 타마시(多摩市) 시장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이 있다. 

그는 시장에 당선되면 인공지능에 주요 정책을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일종의 인공지능을 위한 ‘대리 출마’인 셈이다. 미국에선 이미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법안 데이터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법안 통과 여부 등을 예측하는 ‘피스컬노트’라는 회사가 지난 8월 1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우리 국회도 각 의원실에 ‘AI 인턴’이라는 별칭으로 지능형 의정 지원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올해는 지방의회의 위상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1월 13일 시행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됐고, 정책지원 전문인력도 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둘 수 있게 됐다. 1991년 지방의원 선거를 처음으로 실시한 이후 괄목할 만한 변화임에도, 의원 개인별로 보좌관을 지원해야 한다는 볼멘소리는 여전히 높다. 

국회의원은 10명의 유급보좌진이 지원되므로 지방의원에게도 최소 1명의 유급보좌진이 지원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방의원 유급보좌관제도와 관련해선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게 사실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대목이다. 무엇보다 지방의회에 대한 높은 수준의 신뢰도가 쌓여야 한다.

유급보좌관을 놓고 마냥 논쟁만 할 수는 없다. 외국이나 우리 국회처럼 지방의회도 인공지능을 의정활동에 접목해야 한다. 지방의원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AI 보좌관’을 개발해야 한다. 지방의원의 일정 관리, 의정자료 분석, 회의기록, 유권자와의 소통과 같이 광범위한 분야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2021년 5월 스페인 IE 대학의 혁신 거버넌스 센터(Center for the Governance of Change)가 11개국 시민 2769명을 대상으로 ‘AI 기술의 정치 적용 가능성’을 묻는 조사에서 인공지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51%가 정치 부문에의 적용 확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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