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위한 무릎건강 관리

[명의칼럼]

연세스타병원 허동범 병원장 입력 : 2022.10.24 14:02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국민들이 미래에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퇴행성관절염

추석이 지나고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가을. 노릇노릇 익어가는 산으로 등산을 가거나 골프나 야외활동을 즐기기에도 딱 좋은 날씨다. 하지만 무릎 관절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한 번의 나들이라도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이 심하면 발을 땅에 대고 움직이는 순간부터 밀려오는 통증에 매사가 조심스러워 한번 앉으면 도통 일어나기가 힘들다. 무릎이 아프니, 일상생활에 자신이 없고 야외활동은 더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무기력한 시간이 이어져 우울감이나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퇴행성 무릎관절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1위는 암, 그 다음으로 관절염이 두 번째로 꼽혔다. 암처럼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무릎 연골의 2가지 특징. 혈관이 없어 스스로 재생하지 못하고 손상 시 통증을 못 느낀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도 노화가 진행된다. 지우개를 많이 쓰면 쓸수록 닳아 없어지는 것처럼 퇴행성 무릎관절염도 무릎 연골이 점점 닳고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한번 발병되면 완치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그 이유는 발병의 주원인인 무릎 연골이 가진 2가지 특징 때문이다.

첫 번째 우리 몸은 외상으로 인해 부딪혀 다치거나 상처를 입으면 아픔을 느낀다. 통증 세포가 있기 때문인데 연골에는 통증 세포가 없어서 손상되어도 자각하기 힘든 특징이 있다. 하지만 연골이 둘러싸고 있는 뼈는 손상이 되면 즉시 아픔을 느낀다. 그래서 연골이 닳고 없어져 뼈끼리 부딪치고 나면 뼈에 멍이 들기도 하고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연골의 두 번째 특징. 우리 몸은 베이거나 다치면 피가 나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샌가 새살이 돋아 있다. 우리 몸에서 항시 흐르는 혈액 속에는 치유 인자가 있기 때문인데 연골에는 혈관이 없다. 그래서 손상이 되어도 스스로 새 연골을 재생하지 못해 연골이 닳기 시작하면 점점 더 범위가 커지고 넓어질 뿐이다.

손상되어도 자각하기 힘들고 스스로 회복도 하지 않는 연골의 두 가지 특징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은 일방도로를 타고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

◇퇴행성관절염이 이미 시작됐다면 Stop은 안 돼도 Slow…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증상의 진행 상태에 따라 크게 초기, 중기, 말기 3단계로 구분되고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초기는 비교적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단계로 무릎이 아프다가 안 아프다가를 반복하는 간헐적 통증과 계단이나 비탈길을 내려오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뻐근하고 통증을 느끼는 것부터 시작된다. 초기 치료는 보존적 치료로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물리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연골 손상이 더욱 광범위해지는 중기에는 통증의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횟수가 빈번해지면서 무릎을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통증은 줄어들지만, 일상생활 속 대부분에서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말기로 갈수록 무릎 안쪽 연골이 닳아 없어지기 때문에 점점 다리가 O자형 다리로 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때에는 O자형 다리를 곧게 펴줌으로써 무릎 안쪽에 실렸던 하중을 바깥쪽으로 분산시키고 무릎뼈를 교정하여 통증을 감소하는 치료법으로 휜 다리 교정술과 손상된 연골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연골 재생을 돕는 연골 재생술을 함께 시행하면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말기에는 무릎 연골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뼈와 뼈끼리 맞부딪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때에는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아픈 것은 물론 휴식 시에도 통증이 심하고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을 호소한다.
퇴행성 무릎관절염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공관절 수술이라고 두렵고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많은데 통증이 심해 활동량이 줄어들고 통증에 의한 스트레스와 삶의 질이 떨어진다면 근력의 손실과 함께 무너지는 몸의 균형이 노화를 가속화하고 다른 질환에 대한 위험도를 높이기 때문에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것처럼 인공관절 수술법도 발달하여 3D 프린트를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법까지 개발되었다.

3D 맞춤형 인공관절이란 기존 인공관절의 단점을 보완한 수술법으로 수술 전 환자의 무릎을 MRI나 CT로 정밀하게 촬영한 후 컴퓨터 3차원 시뮬레이션 가상 수술을 통해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 계획을 세운 뒤 환자의 무릎 모양 그대로 맞춤형 수술 도구를 제작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보다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절개 범위와 출혈이 줄어들어 감염의 위험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빨라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수술법이다.

특히 50대 이후의 여성이라면 무릎 건강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 수술하지 않고 평생 내 무릎으로 사는 것이 제일 좋지만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실력 좋은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통해 무릎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현명하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이 발병률이 2배 높고 특히 50대 이후 폐경기를 겪은 여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50~60대 여성이라면 주기적인 정기검진을 통해 무릎을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자신이 평균보다 과체중이라면 체중 관리는 필수이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무릎이 받는 하중이 늘어남으로써 연골 손상의 속도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평소 무릎에 좋지 않은 비만, 좌식 생활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무릎 주변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여 무릎 건강관리에 힘쓰는 것이 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한 준비라는 것을 기억하자.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대한정형통증의학회 정회원
前 중국 청도시립병원 한중사랑관절전문센터 의료진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PDF 지면보기